'역시 빌딩이다. 짭짤한 임대 수익에다 운 좋으면 평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스포츠스타 박찬호가 지난 2003년 강남 소재 대형 빌딩을 매입한 후 스포츠스타와 연예 스타들의 '빌딩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스타들이 소유한 몇몇 빌딩은 적게는 45억에서 많게는 330억(추정 시세)을 호가한다. 일부 연예인은 빌딩을 매입한 후 20~30억 상당의 차익을 낸 경우도 있다.

연예인 소유 빌딩은 그 실체가 자세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부동산업자의증언을 토대로 서울 강남 일대를 탐문해보면 스타들이 주로 신사ㆍ논현ㆍ청담ㆍ압구정동 등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예인 소유의 빌딩으로는 청담동 S빌딩(신동엽 빌딩), 테티스(고소영 빌딩), 논현동 정빌딩(서태지 빌딩), 신사동 피에스그룹빌딩(박찬호 빌딩) 등이 대표적이다. 강남북에 산재한 16곳의 연예인 소유 빌딩을 더듬어봤다.

지난 19일 서울 청담동 MUE 골목에 위치하고 있는 4층 건물로 들어섰다. 손꼽히는 잉꼬 스타인 손지창-오연수 부부의 빌딩. 골목 안쪽에 위치한 건물이라 찾기가 쉽지는 않았을 터인데, 1층 레스토랑에는 식사를 하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이미 점심시간이 지났음에도 레스토랑에서 퍼져나오는 피자 냄새는 군침을 돌게 만들었다.

손지창-오연수 부부의 빌딩에서 조금 걸어가면 MC 신동엽의 빌딩을 만날 수 있다. 지하 1층에 지상 6층 규모. 지하에는 바가, 3층에는 기획사 사무실이 입주한 다목적 빌딩이다. 인적이 드문 골목에 있지만 가장 큰 건물이라 쉽게 눈에 띈다.

장근석 청담동 빌딩
고소영 빌딩 건축대상 수상

인근에 위치한 SK갤러리아 주유소에서 길을 건너 대로를 따라 걷다 보면 청담동 명품 매장 거리로 이어진다. 고소영의 빌딩인 '테티스'는 여기에 있다. 이 건물은 2008년 한국건축대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언뜻 보면 미술관으로 착각할 정도다. 1층에는 한 아웃렛 매장이, 4층에는 남편인 장동건과 고소영의 소속사인 'AM엔터테인먼트'가 들어있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테티스'는 외관이 주변 건물과 달라 디자인 업체가 임대를 원한다고 한다.

군에 입대한 가수 비의 건물은, 빌딩이라고 하기엔 작은 규모. 지상 2층 규모다. 쥬얼리 가게가 입주해 있는데 현재는 문을 닫은 상태다. 이곳은 유동 인구가 많고 마치 꽃집처럼 꾸며놓은 음식점 덕분에 시세가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근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JYP 건물(박진영 빌딩)이다. 많은 아이돌의 소속사이다 보니 바로 앞 프렌차이즈 까페 앞에는 늘 소녀 팬들이 모여 있다. 이들이 매일 장사진을 치고 있어 주변에서는 너무 소란스럽다는 민원이 제기된다.

JYP 빌딩을 지나쳐 영동대교 남단을 끼고 길을 따라 걸어 내려오면 골목에서 차인표-신애라 부부의 빌딩을 만날 수 있다. 유치원이 입주해 있어 나름 주변에 잘 알려진 건물이다. 때마침 유치원이 끝나는 시간대라 아이를 데리러 온 부모들의 모습이 다정스럽다. 이 빌딩은 대지가 무려 774㎡(234평)여서 시가가 200억 원을 호가한다.

박찬호 신사동 빌딩
주변 부동산업자들에 따르면 차인표-신애라 부부는 이 건물 임대로 인한 수익이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애라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방식의 교육을 시도하기 위해 이 건물을 지었다. 차인표는 "아내가 중요시하는 비전을 돕는 일"이라며 지난 15년간 모은 돈을 이 건물을 짓는데 모두 투자했다. 그는 "돈을 버는 것보다 '행복'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남겨 '역시 차인표'라는 소리를 들었다.

장근석, 서세원 빌딩 매입

차인표-신애라 부부의 빌딩 바로 앞에는 이재룡-유호정 부부의 빌딩이다. 원래는 주차장이었는데, 건물을 올려 두 사람의 이름을 따 '리유 빌딩'이라고 명명했다. 짙은 색깔의 빌딩이 연예인 부부의 건물답게 특이한 느낌을 준다.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

청담역 대로변에는 김승우-김남주 부부의 건물이 있다. 청담역 8번 출구로 나와 걷다 보면 웨딩숍 거리로 이어지는데, 그 거리 한가운데에 이들의 건물이 있다. 지하 1층 지상 6층의 규모로, 외국 가구업체가 입점해 있다.

여기서 영동고등학교 부근으로 걸어가면 한류스타 장근석의 빌딩이 나온다. 원래는 서세원 소유의 빌딩이었는데, 지난 4월 장근석이 공동 투자자 명의로 매입했다.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라, 의류 매장에 손님이 적지 않았는데, 장근석의 일본 팬들이 와서 기념 사진을 찍는 곳이다.

신승훈 신사동 빌딩
강남을지병원 대각선에 있는 큰 건물이 소위 '박찬호 빌딩'이다. 전체적으로 세련된 느낌의 이 빌딩의 명칭은 'PSG(Park's Sports Group의 약자)빌딩'이다. 지하 4층 지상 13층의 건물로 들어서면 각층마다 보안장치가 완벽해 아무나 쉽게 들어갈 수 없는 구조다. 1,2층은 수입차 매장이고, 나머지 층은 자동차 관련업체, 투자사 업체 등이다. 이 곳 근무자는 "박찬호가 시즌이 끝나면 연말에 가끔 건물에 들른다"며 "기자회견을 이 곳에서 할 때도 있다"고 전했다.

서태지 빌딩 시가 250억

서태지 빌딩은 차병원 부근에 있다. 아버지와 공동 명의로 된 이 빌딩은 논현동 중심가에 있다. 스타들의 소유의 빌딩 중 시세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 의류매장 위로 병원과 약국 간판이 빌딩을 뒤덮고 있다. 박찬호 빌딩에 비해 건물 규모는 작지만 대지가 722.5㎡로 3배가 넓다. 땅값만 해도 150억 원 이상, 건물을 포함하면 대략 250억 원에 달한다. 이 건물은 한때 '이지아와의 결혼'으로 인해 수많은 기자들이 찾은 곳이다.

서태지 빌딩에서 삼릉공원 방향으로 한 골목 안에 위치한 이승철의 빌딩. 골목 안쪽에 있지만 동네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 깔끔하게 흰색으로 된 건물에는'루이 엔터테인먼트'라는 글씨가 크게 쓰여 있다. 이승철이 평소에 음악 작업을 하는 곳이다.

이승엽 빌딩 강북에 위치

서태지 논현동 빌딩
삼성역 인근에 위치한 한류스타 류시원의 빌딩은 그가 미술을 전공한 탓인지, 주변 건물들과 다른 아름다운 외관을 과시한다. 2009년 강남구 선정 아름다운 건축물에 뽑히기도 했다. 빌딩 이름은 'abnormal 106'. 106은 류시원의 생일인 10월 6일에서 따왔다. 류시원의 한국 매니저먼트사인 '알스컴퍼니'(R's Company)도 이 지하 1,2층에 입주해 있다. 특이하게 5층은 도예공방이고, 6층은 카레이서'팀 106'의 사무실이다. 장근석 빌딩과 마찬가지로 가끔 일본 관광객들이 사진도 찍어가는 명소다.

곧 국내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진 이승엽의 '에스콰이아' 빌딩은 특이하게도 강북에 있다. 뚝섬역 2번 출구로 나오면 한눈에 보이는 커다란 건물이다. "2012년에 지하철 선릉-분당선이 연장되면 이 역세권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게 부동산업체들의 이야기다. 그가 강남보다 강북에 자리를 잡은 이유다. 현재는 은행과 재향군인회에서 사용 중이다.

이외에도 스타들의 빌딩은 더 많다. 자신이 직접 소유하는 게 아니라 가족과 공동으로 소유하는 경우도 많다. 스타들은 사생활을 보호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자신의 소유'라는 사실을 감추고 싶어한다. 한 연예 관계자는 "땅에 이어서 빌딩이 스타들의 재테크 수단이 된 지는 오래다"면서 "자칫 투기로 비난을 받을까 염려돼 좀처럼 드러내지 않아 그 실체를 찾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출처] 연예인 장근석▶서세원 빌딩 85억 빌딩매입(빌딩박사 박종복)| 작성자 빌딩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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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삼성동 빌딩

고소영 청담동 빌딩
이재룡-유호정 청담동 빌딩
류시원 대치동 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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