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 풍자를 앞세운 KBS 2TV 개그콘서트가 일요일 예능 최강자로 떠올랐다.

개그콘서트는 10월 30일 시청률 20.6%(TNmS 기준)를 기록했다. '1박2일'을 앞세운 KBS 2TV 해피선데이(16.1%)와 '나는 가수다'를 내세운 MBC 우리들의 일밤(13.3%)과의 격차를 꽤 벌렸다.

개그콘서트는 지난해 풍자 개그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을 통해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KBS 김인규 사장에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자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은 슬그머니 폐지됐다. 이 때문에 풍자 개그에 대한 정치권 외압설이 돌았다. 이밖에 이명박 대통령을 성대모사한 안윤상은 조기 하차했고, 박영진의 풍자 개그 '뿌레땅 뿌르국'도 폐지됐다.

한차례 홍역을 치른 듯 보였던 개그콘서트는 1년 만에 세태 풍자 개그로 또다시 시청자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마귀 유치원'과 '비상대책위원회'는 시청률을 끌어올린 일등 공신. 최효종은 '사마귀 유치원'에서 결혼을 잘하는 법, 국회의원이 되는 법 등을 개그 소재로 삼아 시청자를 요절복통하게 한다. 김원효와 김준현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각각 경찰 간부와 군 장성으로 출연해 온갖 변명만 늘어놓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다.

최효종이 속삭이는 '어렵지 않아요'와 김원효가 외치는 '안돼'는 정치와 사회 문제에 실망했던 국민에게 시원하게 웃을 기회를 선물했다. 이런 까닭에 개그콘서트 시청률이 높아진 시기는 정부와 여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커진 시기와 일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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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기자 j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