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백건우가 연주차 고국을 방문했을때 마산의 문신 아뜰리에를 들른 뒤 문신과 통영으로 여행하던 중 아내 윤정희와 함께 찍은 것이다.
조각가 문신(1923~1995)은 백건우-윤정희 부부에게 부모와 같은 존재다. 문신은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부친과 일본 미술학교에서 동문수학했으며 백건우의 프랑스 유학, 백건우-윤정희의 결혼, 그리고 이들의 파리 정착 생활에 기둥이 되어준 작가다.

백건우가 프랑스로 유학을 간 것은 70년대 초로 파리에서 만난 문신은 이미 세계적 조각가로 유명세를 타고 있었고, 교민 사회에서 가장 잘 알려진 한국인 작가였다.

특히 문신과 교분이 깊은 윤이상의 오페라 '심청'의 세계 초연이 1972년 뮌헨에서 열렸을 때 문신을 따라간 백건우는 윤정희(1972년 뮌헨올림픽 문화축제 때 상영된 한국영화 '효녀 심청'의 주연으로 참석)를 만났고, 연애 끝에 결혼에 이르렀다.

문신은 결혼식 때 윤정희의 아버지 역할을 대신주었으며 이후에도 두 사람이 파리에 정착해 생활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작품 활동으로 바쁜 중에도 두 부부의 집을 들러 관심과 사랑을 배풀었으며 첫 아이를 낳았을 때는 마치 친손자를 얻은 것처럼 기뻐하였다.

문신이 1979년 말 한국에 정착한 후엔 백건우가 연주차 고국을 방문할 때마다 부부는 문신을 찾아 인사를 하였다. 문신이 타계했을 때는 부모를 잃은 것처럼 마음이 아팠다고 술회한다.

사진은 1990년 연주차 고국을 방문했을 때 마산의 문신 아뜰리에를 들른 뒤 문신과 통영으로 여행하던 중 백건우-윤정희 부부와 함께 찍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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