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지'의 주인공 유방(劉邦)은 한고조(漢高祖)로 알려진 인물이다. 기원전 247년 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국시대를 통일한 진시황(秦始皇)과 동시대의 인물이지만 고위층 출신이 아닌 농부의 집안에서 태어났다. 한량인데다 병법에 밝다거나 무예실력이 낫진 않았지만 도량이 크고 여유로운 면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초한지'는 묘사한다.

훗날 유방과 천하를 겨루게 되는 항우는 유방과 정반대의 인물이다. 진시황에게 정복된 전통의 강국 초(楚)나라의 명문가 출신이다. 무예가 뛰어나고 군사를 부리는 능력도 타고나 당대의 일급 지휘관이었다. '힘은 산을 뽑고 기운은 세상을 덮는다(力拔山氣蓋世)'는 말은 아직까지도 항우를 묘사하는 중국인들의 표현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능력이 너무 출중하다 보니 부하들을 쉽게 믿지 못하는 단점을 가졌다.

먼저 천하를 잡는 것은 항우다. 그는 진시황이 사망한 후 숙부인 항량을 모시고 진나라 타도를 외치며 양쯔강 이남에서 군사를 이끌고 일어난다. 나라의 법을 어겨 도적떼의 수장으로 전락했던 유방도 군사를 이끌고 항량과 항우의 휘하로 들어가 진나라를 멸망시키는데 큰 공을 세운다. 하지만 힘이 부족했던 유방은 항우로부터 당시의 변방이었던 한중(현재의 쓰촨성 북부)의 왕으로 임명되는데 그쳤다. 말이 왕이지 실질적인 좌천이었다. 유방을 멀찍이 쫓아낸 항우는 스스로 패왕(覇王)을 자처하며 천하 제후들의 패자가 된다. 그는 당시 천하의 중심이던 관중에 머물지 않고 중국의 동부인 고향 팽성으로 돌아가버렸다.

'초한지'의 묘미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전세를 끝내 역전시킨 유방의 힘이다. 유방이 결국 천하를 잡게 되는 힘은 인재 기용에 있었다. 그는 항우의 부하였으나 버려진 한신(韓信)을 부하들의 거센 반대에도 대장군에 앉히는 강수를 뒀다. 항우는 일개 하급 무관에 불과했던 한신의 능력을 알아보지 못하고 중용하지 않았었다. 유방으로부터 군사를 부릴 전권을 얻은 한신은 이후 곳곳에서 항우의 세력권을 장악하며 유방에게 최후의 승리를 안겼다.

항우는 전투에선 이겼으나 전쟁에선 승리하지 못했다. 그는 스스로 지휘하는 전투에서 절대 패하지 않았지만, 혼자 모든 전선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속속 무너지는 전선을 좌충우돌하다 결국 고립된다. 유방과 항우의 마지막 전투는 전장의 이름을 따 해하전투로 불린다. 여기서 한신은 매복 부대를 끊임없이 심어놓는 '십면매복의 계'로 항우 군을 괴롭힌 끝에 항우는 양자강 어귀에서 스스로 자결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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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엽기자 klimt@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