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대선 바로미터, 야권 국면에 거물들 승패 초점

4월 총선에서 서울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지역•세대•이념이 혼재된 특성에다 유권자 구성 등이 12월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가장 잘 대변하기 때문이다. 서울 총선이 대선의 바로미터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여야 정당이 서울 승부에 사활을 걸고, 거물들이 대거 출마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나라당은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48개 선거구 중 40곳에서 당선자를 배출하며 압승했다. 당시 통합민주당은 7곳, 창조한국당은 1곳에서 이겼을 뿐이다.

그러나 10•26 서울시장선거에서 민심은 180도 바뀌었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박원순 시장보다 높은 지지율을 얻은 선거구는 강남 3구의 6곳과 용산구 1곳 등 7곳에 불과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었다.

그로부터 2개월여가 지난 현재 야권에 유리한 국면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역 교체론’이 우세하고, 여권을 강타한 ‘안철수 바람’의 위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위기’는 특히 초선 의원 지역이 더 심하다.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의원 37명 중 21명이 초선으로 이들 상당수는 민주당 현역을 물리치고 국회에 입성했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더구나 친이계가 대부분인 이들은 친박계가 당권을 장악한 상황에서 안팎의 위협을 받고 있다.

한편 ‘서울 탈환’에 나서는 야권은 민주통합당을 출범시켜 전열을 정비하고 있지만 당과 시민세력, 노동계가 결합한 터라 공천 잡음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야권의 한 축인 통합진보당과의 총선 연대 여부도 관건이다.

거물들 승패, 리턴매치 관전포인트

서울 지역구 중엔 우선 종로가 주목된다. 이 지역에서 세 번 당선된 한나라당 박진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데다 야권 잠룡 중 한 명인 민주통합당 의원이 호남 기득권을 포기하고 종로에 출마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여권에선 ‘정치1번지’라는 총선의 상징성에다 의원이라는 거물에 맞서기 위해서는 중량급 후보가 출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당 안팎에선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과 정운찬 전 총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특히 임 전 실장은 자신을 세 번이나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켜 준 경기 성남 분당을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적고 종로에 출마한 뒤 정치 상황에 따라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와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은 “출마설은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며 선을 긋고 있다.

정세균
민주통합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3선을 지낸 의원(전남 담양ㆍ곡성ㆍ구례)은 서울 강서 을(김성태 한나라당 의원) 출마를 선언해 신선한 충격과 함께 총선 결과가 주목된다.

친이계 좌장이자 ‘왕의 남자’로 통하는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의 지역구인 은평 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최측근인 전 홍보수석의 출마가 점쳐져 현실화 될 경우 ‘이명박-노무현 대리전’이 펼쳐진다.

여권의 잠룡인 정몽준 전 대표 지역구인 동작 을은 지난 총선에서 정동영 민주통합당 의원이 대결해 패배한 곳으로 이 지역엔 현대자동차 사장과 현대카드 회장을 역임한 전 의원이 출마할 것으로 알려져 전현직 ‘현대가(家)’ 사람들의 격돌이 주목된다. 지역에서는 중앙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허동준 민주통합당 동작을 지역위원장이 표밭을 다지고 있다.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 지역구인 동대문 을에서는 문화일보 정치부장 출신인 민병두 전 의원이 18대에 이어 재도전에 나선다. 최근 홍 전 대표의 ‘부산 출마설’이 불거졌지만 본인이 부인해 민 전 의원과의 2차전이 유력하다.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 초선 의원이 민주당 현역 의원을 꺽은 지역구는 ‘탈환전’이 눈길을 끈다. 성동 갑과 을에서는 최재천• 전 의원이 진수희•김동성 의원을 상대로 설욕전을 벼르고 있다.

김효석
민주당 전직 의원인 노원 을의 우원식, 마포갑의 노웅래, 구로갑의 이인영 전 의원 등은 각각 한나라당 권영진•강승규•이범래 의원을 상대로 리턴매치를 준비하고 있다. 양천 을의 김낙순 전 의원과 금천의 이목희 전 의원도 한나라당 김용태 의원과 안형환 의원을 상대로 재대결을 선언한 상태다. ,

중랑 갑과 을에서는 중진인 이상수•김덕규 전 의원이 각각 초선인 유정현•진성호 의원을 상대하며, 도봉 을에서는 유인태 전 의원과 김선동 의원과의 재대결 여부가 주목된다. 서대문 갑에서는 연세대 총학생회장 선후배인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과 민주통합당 전 의원간의 네 번째 대결이 예상된다.

‘사고지역’ 주인은 누구

현역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했거나 불출마 선언, 탈당 등으로 인한 이른바 ‘사고 지역’은 후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은 공성진 한나라당 전 의원 지역구인 강남 을에는 같은 당 비례대표 의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나성린•배은희•원희목•이두아•이정선•정옥임• 의원 등이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전 청와대 언론특보, 정운찬 전 총리, 맹정주 전 강남구청장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노철래 미래희망연대 비례대표도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계안
‘골프장 로비’로 의원직을 상실한 한나라당 현경병 전 의원 지역구인 노원 갑에도 비례대표 의원들이 눈독을 들이는 가운데 함승희 전 의원과 정하균 미래희망연대 비례대표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 한나라당 장광근(동대문 갑•정치자금법 위반), 김충환(강동 갑•배우자 선거법 위반), 윤석용(강동 을•주민투표법 위반과 횡령 의혹) 의원 등이 재판을 받았거나 고발을 당한 상태라 그 결과에 따라 출마 예상자들의 폭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동대문 갑에는 민주통합당 전 청년위원장이, 강동 갑과 강동 을에는 각각 한나라당 비례대표인 임동규 의원, 윤석용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양천 갑에도 배은희•정옥임• 의원이 후보군으로 올라있고, 민주통합당에서는 차영 전 대변인이 출마를 준비하는 중이다. 홍정욱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노원 병에도 비례대표 의원들이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통합진보당 대변인인 전 의원이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고, 민주통합당 서종표 의원도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한나라당에서 탈당한 정태근 의원 지역구인 성북 갑에는 유승희 민주통합당 전 의원이 도전장을 냈고, 김성식 의원 지역구인 관악 을은 유기홍 민주통합당 전 의원과의 리턴매치가 예상된다.

성희롱 파문으로 한나라당에서 제명당한 강용석 의원 지역구인 마포 을은 민주통합당 정정래 전 의원이 설욕을 벼르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비례대표인 김성동•김소남 의원이 출마를 검토 중이고, 민주통합당 김유정 의원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윤선
한편 민주통합당 의원 지역구에는 타당 전현직 의원들이 도전에 나서고 있다. 긴성순 의원 직역(송파 병)에는 이계경 전 한나라당 의원과 김을동 미래희망연대 비례대표가 출마를 준비 중이고, 박영선 의원 지역(구로 을)은 고경화 전 의원이 설욕전을 벼르고 있다.

이밖에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한나라당 김효재 의원 지역구(성북 을)에는 민주통합당 3선의 신계륜 전 의원이 나서고, 통합진보당 의원은 관악 을(김희철 민주통합당 의원)에 출마할 예정이다.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은 얼마전 출판기념회를 갖고 강남 을에 도전장을 냈다.

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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