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파산 전망대
로키의 겨울은 두 얼굴을 지녔다. 애잔하면서도 스펙터클하다. 무릎까지 쌓이는 눈이 내리면 로키에 기대 사는 것들은 모두 몸을 낮춘다.

한겨울 로키에서는 전나무 숲을 거니는 뿔이 멋진 엘크 무리를 만나거나, 이른 새벽 오두막 정문 앞에서 선한 눈의 사슴과 마주칠 수도 있다. 뒷골목에서 만난 캐나다 로키의 겨울 풍경은 눈이 시릴 정도로 쓸쓸한데, 그 한 편에서는 흥미진진한 또 하나의 광경이 펼쳐진다.

캐나다 로키는 겨울 호흡이 숨가쁘다. 로키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밴프 국립공원 일대는 눈이 내리면 설원 위를 질주하려는 젊은이들로 채워진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지닌 밴프 국립공원에 스키 리조트만 3곳. 해발 2500m가 넘는 정상에서의 스키 런을 즐기려면 일주일도 부족하다.

설경으로 단장된 레이크 루이스

밴프 일대의 대표 스키리조트는 단연 레이크 루이스 마운틴 리조트다.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맑은 날, 이곳 눈길 위에 올라선다면 굳이 라이딩을 즐기지 않아도 좋다. 슬로프에 서서 설산 아래 둥지를 튼 레이크 루이스 호수의 절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턱 막힌다. 혹 여름이나 가을 레이크 루이스 곤돌라를 타고 정상에서 호수를 바라본 적이 있다면 겨울 풍경은 그 감동의 열 배쯤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캐나다 로키 산맥을 관통하는 도로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휘슬러가 캐나다의 대표 스키장으로 명성을 굳히며 상업화 됐지만 밴프의 스키장에서 느끼는 매력은 색다른 것이다. 규모나 설질 면에서 결코 뒤처지지 않으면서도 로키가 전해주는 화려한 풍광을 즐기며 한적한 ‘대통령 스키’를 즐길 수 있다.

밴프 스키장은 습기 없이 보드라운 ‘샴페인 파우더’로 파우더 스노우 중에서도 최상의 설질을 자랑한다. 레이크 루이스 마운틴 리조트의 최고봉은 화이트호른으로 높이가 무려 2637m나 된다. 그 최고봉을 기준으로 4개의 산봉우리에 113개의 슬로프가 뻗어 있다.

밴프 타운에서 승용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선샤인 빌리지는 메인 리조트까지 곤돌라를 타고 20여분 올라가야 설원이 시작된다. 이곳 선샤인 리조트는 이름 그대로 시야를 가로막는 산이 없어 태양 가까이에서 빛난다는 이유로 선샤인 빌리지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꼭대기에서 발원한 눈 녹은 물은 큰 계곡을 형성하며 태평양, 대서양, 북해로 흘러 들어간다. 그 계곡을 따라 초보자들도 주차장까지 이르는 8km 코스에서 쉼없이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선샤인 빌리지 어디에 보드를 내려 놓던 해발 2000m 이상인 곳에서 날렵할 질주가 가능하다. 보더가 첫 라이딩을 한 길이 새로운 슬로프가 되고 그 자욱 짙은 슬로프 위로 다른 보더들이 뒤따르는 짜릿한 형국이다. 물론 국내 보드 마니아들에게 설원에서 필요한 몇 가지가 선샤인 빌리지에는 없다. 밤늦게까지 운행되는 야간 리프트, 기분을 업 시키는 신나는 음악 등. 하지만 한해 평균 적설량 923cm인 룩아웃 마운틴에서 시작되는 광활한 설원을 체험했다면 이곳의 ‘고요한 룰’이 가슴에 와 닿을 것이다.

이 밖에도 밴프 노퀘이 리조트는 규모는 다소 작지만 1926년 첫 코스를 개장한 선구자격 스키장으로 밴프 타운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했다. 밴프 타운에서 슬로프가 보일 정도다.

레이크 루이스 마운틴의 슬로프
온천과 전나무 산책로에서의 휴식

밴프에서의 스키는 4,5월까지 이어진다. 국내에서 스키 시즌이 끝나는 2월말이면 오히려 이곳 스키장은 축제의 절정에 접어든다. 밴프의 스키 리조트를 즐길 때 명심 할 것 한가지는 반드시 슬로프 지도를 지녀야 한다는 것. 눈 앞에 보이는 코스가 전부가 아니며 봉우리만 넘어서면 뜻밖의 새로운 코스가 펼쳐져 국내 스키장 서너 개를 한꺼번에 섭렵하는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다.

스키나 보드의 달인이 아니더라도 밴프로 향하는 길을 주저할 필요는 없다. 밴프 타운 일대의 겨울 놀거리는 한적하고도 풍요롭다. 밴프 핫 스프링스 온천은 에프터 스키족들을 위해 연중 쉼 없이 문을 연다. 이곳에서 걸어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설퍼산으로 오르는 밴프 곤돌라가 위치해 있다. 설퍼산은 반드시 문을 여는 오전 10시쯤 일찍 올라 본다. 전나무 아래로 상고대가 핀 모습과 광활한 로키의 광경을 아무 방해 없이 고요하게 음미할 수 있다. 전망대 라운지에서 그윽하게 커피한 잔 마시면 금상첨화다. 레이크 루이스 인근에서 개나 말이 끌어주는 눈썰매를 타거나 겨울 눈밭 트레킹을 즐기는 것으로 밴프의 겨울을 색다르게 즐겨도 좋다. 세계에서 가장 멋진 산악 경관을 자랑하는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만 질주해도 로키의 겨울 감동은 폭설처럼 밀려든다. 글·사진=서영진 여행 칼럼니스트

여행 메모

가는 길=밴쿠버를 경유해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한항공, 에어캐나다 등이 밴쿠버까지 운행하며 밴쿠버에서 캘거리행 국내선은 1~2시간 단위로 있다. 캘거리에서 밴프타운까지 승용차로 1시간 30분 소요된다.

스키 정보=현지에서 '트라이 에리어 리프트권'을 구입하면 리프트와 교통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밴프의 빅3 스키장의 리프트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호텔과 스키장, 선샤인 빌리지와 레이크 루이스를 연결해 주는 셔틀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알버타 관광청(www.travelalberta.com) 을 통해 각 스키장에 대한 숙소 슬로프 정보를 자세하게 얻을 수 있다.

레스토랑=밴프타운에서는 쇼핑 외에도 그윽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로 긴 겨울밤을 보낼 수 있다. '발칸 그릭'레스토랑에서는 전통 그리스 음식을 맛볼수 있고 '메이플 리프 그릴 & 스프릿'은 알버타 전통 스테이크로 명성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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