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의대 '닥터 헬기'
하늘을 나는 응급실 '닥터 헬기'가 등장했다.

서해권응급의료센터인 가천의대길병원은 지난해부터 응급의료 전용 헬리콥터 '에어 엠블런스'를 활용해 중증 응급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가천의대길병원 운항통제실. "긴급 환자입니다. 빨리 와주세요." 공장에서 걸려온 구조 요청 전화는 심각했다. 환자는 26세 남성으로 몸이 팔부터 가슴까지 기계에 말려들어갔다. 당진백병원에서 응급 처치를 받았지만 출혈이 심한 환자에게 수혈할 혈액조차 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닥터 헬기의 진가는 이때 드러났다.

환자는 팔과 갈비뼈가 부러진데다 어깨가 탈구된 상태였다. 게다가 쇄골을 지나는 동맥이 파열됐고, 폐가 짓눌려 내상까지 입었다. 수혈을 위해 인근 서산중앙병원에서 옮기는 동안 길병원 닥터 헬기가 서산으로 날았다. 서해안고속도로 행담도 휴게소에 도착한 닥터 헬기는 환자를 태운 지 15분 만에 길병원에 도착했다.

닥터 헬기가 없었다면 이동에만 최소한 1시간 30분이 걸린다. 고속도로에서 끊어질뻔한 생명을 닥터 헬기가 구한 셈이다. 중증환자에게 닥터 헬기는 하늘을 나는 응급실이자 구세주인 셈이다.

하늘을 나는 응급실 '에어 엠블런스'는 지난해 9월 23일부터 본격적으로 중증환자를 이송했다. 보건복지부는 응급의료 전용 헬기 2대를 배치하면서 가천의대길병원과 목포한국병원을 대상 기관으로 선정했다.

의사 출신인 가천대 이길여 총장은 "50년대 후반 영종도에 살던 한 산모가 위급하다는 연락을 받고 서둘러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갔는데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고 말했다. 돌아오는 길에 눈물을 흘렸다는 이 총장은 응급의료 전용헬기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응급의료 전용헬기는 섬과 산악 지역 등 의료시설이 취약한 곳에 사는 응급환자를 신속하게 이송한다. 가천의대길병원은 중증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의사가 탑승한 닥터 헬기를 5분 이내로 환자에게 보낸다. 의사 없이 환자만 수송하는 소방헬기와 달리 의사와 구조사가 응급 처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닥터 헬기에는 인공호흡기는 물론이고 자동심폐소생기, 심장초음파기와 수술 도구까지 갖추고 있다.

닥터 헬기는 취항 4개월 만에 중증 응급환자 30여 명을 이송했다.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과 서해 도서지역은 119 구급차로 환자를 수송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도로가 막히면 생명이 위험해지기 때문. 이런 까닭에 닥터 헬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닥터 헬기는 지난해 11월부터 수도권을 지나는 고속도로에도 진출했다.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대형 교통사고 환자도 닥터 헬기를 이용해 신속하게 병원으로 후송될 수 있다. 서해안고속도로ㆍ영동고속도로ㆍ중부고속도로 등 수도권 고속도로에는 닥터 헬기 인계점이 100군데 이상 마련됐다.

가천의대길병원은 닥터 헬기 도입으로 완벽한 응급환자 이송 체계를 갖췄다고 자부한다. 길병원은 2001년 국내 최초로 독립 응급센터를 마련했고, 해마다 약 8만명 이상의 응급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길병원 응급의료센터는 9년 연속 최우수 권역별응급의료센터로 자리매김했다.

길병원 응급환자 이송 체계가 한국 최고로 손꼽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닥터 헬기가 병원 옥상에서 이착륙하고 중환자실ㆍ수술실ㆍ응급실ㆍ검사실이 한 건물에 배치돼 중증 응급환자를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다. 소아 전용 응급실까지 갖췄다는 사실도 눈에 띈다. 길병원은 지난해 6월에는 응급 환자를 전담하는 외상외과를 신설했다.

인천시는 닥터 헬기를 이용할 수 있게 옹진군 내 섬 일곱 군데에 착률장을 신설ㆍ증설하고 있다. 닥터 헬기를 이용할 수 있으면 도서 지역 응급환자라도 서울시민 못지 않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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