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건국한 태조의 건원릉.
조선 개국 초 동방의 소국 조선을 얕보고 입국한 명나라 사신이 태조 건원릉을 찾았다. 참례를 마친 사신이 산세를 살펴보고 깜짝 놀랐다. 동행한 자국 사신에게 나직이 말했다.

"앞으로 조선국은 5백년 사직이 이어질 것이오."

사신은 귀국하여 이 사실을 명 황제에게 아뢰었다.

건원릉은 경기도 구리시 동구릉에 있는 아홉 기의 왕릉 중 하나로 무학대사가 터를 잡은 천하길지 대명당이다.

경기도 여주군 능서면에 위치한 영릉은 조선 최고의 성군으로 추앙받는 세종대왕과 소헌왕후의 합장릉이다. 생전에 세종은 아버지 태종이 잠든 헌릉 서쪽에 묻히려 했으나 그곳은 물(水)이 나는 흉지라 해 승하 후 예종 1년(1469) 현 위치에 안치됐다. 풍수로 볼 때 영릉은 북성산의 기운을 받아 북현무ㆍ남주작ㆍ좌청룡ㆍ우백호ㆍ안산ㆍ조산이 모두 자리잡고 있어 인위적으로 배치하려고 해도 못 만들 천혜 명당이다. 역사가들은 '영릉가백년(英陵加百年)'이라 하여 세종대왕을 영릉에 모신 이후 조선왕조의 운세가 100여 년이나 연장됐다고 말한다.

반면 서자로 태어나 15년을 용상에 있다가 조카 인조에게 쫓겨난 광해군의 묘는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한다. 경기도 남양주시 영락교회 공원묘지 내 비탈진 산기슭에 있는 그의 묘는 용맥은 커녕 급한 언덕배기에 자리하고 있고 석물조차 보잘것없다.

신간 <조선왕릉실록>은 이렇듯 조선의 왕릉을 통해 역사와 풍수를 한데 풀어냈다. 저자는 조선을 개국한 태조의 건원릉부터 조선왕조 마지막 왕세손 이구의 묘(회인원)까지 남한에 있는 40기의 모든 왕릉과 역사의 중요한 맥을 이어주고 있지만 소홀하기 쉬운 주변 왕족의 무덤 7기를 일일이 답사하고 이야기를 입혔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조선의 왕릉 관련 책들이 소홀히 하거나 풀어내지 못한 왕릉 풍수를 풀어냈다는 것이다. 조선 개국 때부터 과거시험 과목의 음양과에 포함되었던 풍수는 조선역사의 향방을 거머쥔 중요한 열쇠였고, 왕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왕릉은 왕의 업적과 그 권력의 향배를 알려주는 바로미터인 관계로 왕릉 주인공들의 일생을 다룬 이 책은 단순한 왕릉기행서가 아닌 또 다른 조선의 역사서라고 할 수 있다. 책은 5백년 사직의 영욕을 통해 현재와 미래의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이규원 지음. 글로세움. 2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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