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기
최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에 스타일리스트 가 출연했다. 는 고소영을 15년지기 친구로 소개했다. 실제 는 고소영의 스타일리스트를 약 15년간 맡아왔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고소영이 결혼한 후 장동건과 친분을 쌓게 돼 장동건의 스타일링까지 맡게 됐다"고 밝혔다. 고소영과 쌓은 믿음으로 또 다른 톱스타를 고객으로 확보한 셈이다.

스타일리스트. 코디네이터(coordinator)를 이르는 또 다른 말이다. 의상 헤어스타일 액세서리 메이크업 등 촬영 의도에 맞게 출연자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사람을 이른다. 의 경우처럼 스타일리스트는 연예인과 지속적으로 호흡을 맞추며 관계를 이어가는 경우가 있다. 신뢰를 통해 끈끈하게 묶인 경우다. 스타를 만드는 스타일리스트들의 연예계 인맥을 짚어봤다.

# '김혜수 엣지' 완성

는 TV를 통해 자주 접할 수 있는 스타일리스트들 중 한 명이다. 케이블채널 etn연예채널의 프로그램 '백만장자의 쇼핑백'의 진행자로 낙점 받은 후 주로 케이블채널을 무대로 패션에 대한 조언과 아이템을 소개한다. 특히 는 2009년부터 방송된 케이블채널 XTM의 패션 관련 프로그램인 '옴므'에 세 시즌 동안 고정 출연했다. Mnet '슈퍼스타K3'에는 출연자들의 스타일링을 전담한 바 있다.

는 현재 패션 홍보 대행사 인트렌드의 대표다. 그는 1990년대 후반부터 패션계에 알려졌다. 는 고교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의 패션디자인 학원에서 코디네이션과 스타일링을 익혔다. 1993년 한국으로 돌아온 후 패션잡지의 코디네이터를 맡았다.

정보윤
1990년대 는 '국내 최초의 남자 코디네이터'로 알려졌다. 때문에 남자 스타일리스트로는 오랜 경력을 자랑하는 사람 중 하나다. 영화 '여배우들'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멋진 연말 시상식 드레스는 "죄다 사무실에 있다"는 말. 현재까지 그가 옷을 입힌 스타는 어림잡아 200명이 넘는다. 정우성 이정재 차승원 권상우 전인화 송윤아 손예진 김정은 등 쟁쟁한 스타들이 그의 손을 거쳐갔다.

SBS 드라마 '스타일'에서의 김혜수를 만든 사람도 다. 김혜수는 극중 패션잡지 '스타일'의 편집차장 박기자 역으로 "엣지있게!"란 유행어를 낳았다. 는 1998년부터 드라마와 영화 속 김혜수의 '엣지'를 담당했다. 매년 화제가 되는 김혜수의 시상식 드레스도 그의 작품이다.

김희애와 수애도 의 손을 거쳐 레드 카펫 위에서 돋보이게 됐다. 는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희애와 수애도 처음엔 '워스트 드레서'였다"며 "내가 작업하면서 '베스트 드레서'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배우 수애의 '드레수애' 이미지를 만든 사람이 본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 , 힙합 대중화 기여

의 주요 고객이 배우들이라면 은 가요계에서 명성을 쌓은 스타일리스트다. 그룹 포미닛 비스트 애프터스쿨의 스타일리스트 은 스타일리스트팀 런던프라이드 대표이면서 서울종합예술학교 패션학부 교수다. 가수 이효리의 스타일리스트로 대중에 알려졌다.

정혜진
은 이효리가 핑클로 데뷔했을 때부터 그와 인연을 맺었다. 이효리가 활동할 때 입는 의상과 스타일은 상당 부분 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효리는 패션 트렌드를 주도해 '효리시(Hyorish)'라는 용어까지 만든 스타다. 알고 보면 은 '효리시'의 핵심이 되는 인물 중 하나인 셈이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함께 하다 보니 에 대한 이효리의 믿음은 각별하다. 이효리는 과거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 중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친구이자 언니인 이다"라며 "(정)보윤 언니 없이는 못살 정도로 나에게는 소중한 사람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의 남편인 송준호 메트라이프 보험설계사는 이효리의 자산관리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 이효리를 만나기 전에도 가수를 통해 대한민국 패션계에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이 1집 활동 때 스타일링을 맡았던 사람이 바로 그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처음 등장했을 당시 한국 사회는 힙합 바지에 익숙하지 않았다. 당시 은 서태지와 아이들을 통해 통이 크고 헐렁거리는 힙합 바지를 선보였다. 또 가방을 매게 하고 끈에 인형을 매다는 등 디테일에도 신경을 썼다. 이러한 스타일은 1990년대 대중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다. 이후 은 자신이 의상을 담당했던 그룹 듀스 젝스키스 쿨 등의 무대 의상에서도 이와 같은 스타일을 선보인 바 있다.

# '꽃미남 배우' 전문

스타일리스트 도 연예계에서 잘 나가는 스타일리스트 중 하나다. 은 E.A.G 컴퍼니 이사다. 그 역시 20년 가까이 패션 업계에 종사한 베테랑이다. 잡지 '하이틴'의 어시스턴트로 입문한 후 연예인 스타일리스트로 전향했다. 이후 배우 송혜교 신민아 공효진 김선아 왕지혜 등의 의상을 맡았다. 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고객들은 '꽃미남' 배우들이다.

우종완
이 연예인 스타일리스트로 전향해 처음으로 맡은 스타는 배우 조인성이다. 조인성이 갓 데뷔한 신인이었을 때부터 약 10년간 그의 의상을 담당했다. SBS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화제가 돼 일명 '조인성룩'으로 불린 댄디 스타일도 그의 작품이다. SBS 드라마 '봄날' 속 조인성도 그의 손길을 거쳐 나왔다.

은 조인성이 스타덤에 오른 후 곳곳에서 러브 콜을 받았다. 김명민과의 인연도 '베토벤 바이러스'에 들어가기 전 소속사에서 연락이 오며 시작됐다. '베토벤 바이러스' 속 강마에의 슈트들은 그가 직접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마에가 쓰고 나온 안경과 회중시계도 이 만든 것이라고.

그밖에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박신양 스타일,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 속 이민호의 '구준표 스타일'도 의 아이디어다. 배우 송혜교 신민아 공효진 김선아 등 여배우들도 그와 일로 인연을 맺었다.

# , 엄정화에 청혼(?)

MBC '무한도전'의 2011 달력 제작에 참여했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은 스타일리스트는 아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패션 광고 제작을 지휘하는 직업이다. 도 연예인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는 패션업계 종사자 중 하나다. 방송인이란 타이틀도 겸하고 있어 방송 출연이 잦은 편이다.

은 지난 2010년 10월 방송된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에 출연해 자신의 절친한 스타들을 공개했다. 당시 은 배우 이혜영 이정재 정우성을 가장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 3인으로 꼽았다. 그는 이혜영을 "나를 방송으로 이끌어준 사람이다"라고, 정우성을 "만나면 다음날 잘 들어가는지 연락해 안부를 묻는 따뜻한 배우다"라고 소개하는 등 친분을 과시했다.

이정재는 과 20년 가까이 알고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은 KBS 2TV '해피투게더3'에서 이정재가 카드 빚을 대신 갚아준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 옷을 너무 좋아해서 심한 낭비를 할 때가 있었다"며 "능력 밖의 빚을 지게 됐을 때 이정재가 카드 값을 막아줘 위기를 넘겼다"고 말했다. 은 지난해 3월 방송된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에서 당시 이정재가 빌려준 금액이 1,000만원이라고 밝혔다.

가수 겸 배우 엄정화는 의 청혼(?)을 받았던 연예인이다. 은 지난해 11월 방송된 KBS 2TV '여유만만'에서 "엄정화에게 '이 나이 먹도록 장가를 못 갔으니 너랑 결혼해야겠다'고 문자를 보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엄정화에게 퇴짜를 맞았다. 엄정화의 답은 "오빠, 내 기분도 생각해줘야 하는 것 아냐?"였다고. 하지만 은 "엄정화가 거절은 했지만 기분 좋다고 했다"며 "엄정화와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조금은 든다"고 털어놨다.

# 타일리스트, 연예인 쇼핑몰에 동참하기도

스타일리스트는 연예인들의 패션 사업을 함께 하기도 한다. 패션전문가로 도움을 주면서 쇼핑몰의 전문성도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델 출신 연기자 예학영은 지난해 10월 쇼핑몰 '루뱅'을 론칭하면서 두 명의 스타일리스트의 도움을 받았다. 하지원 한예슬 성유리 등의 스타일리스트 김명희 실장과 서태지 유아인 김재욱 등의 의상을 맡았던 지상은 실장을 참여시킨 것. 당시 루뱅 측은 "최고 수준의 스태프들이 모여 트렌드를 이끄는 새로운 패션 공간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는 지난 2009년 배우 권상우 김성수와 패션 브랜드 '셀렙샵(CELEBSHOP)'을 론칭 했다. '셀렙샵'은 스타일리스트와 스타가 제품의 코디 비법은 물론 상황에 따른 스타일링 팁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스타일리스트로서의 특수성과 스타의 명성을 둘 다 활용하려는 시도였다. 는 다른 스타 고객들이 쇼핑몰을 열 때 자주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 배우 유진도 지난해 5월 쇼핑몰 '바이모모'를 열면서 송지효 홍수아 류진 등의 패션을 담당하고 있는 스타일리스트 정주연과 함께 했다. 배우 이미숙은 스타일리스트 김성일과 손잡고 지난해 '스타릿by ST.L'을 오픈한 바 있다.



김인엽기자 klimt@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