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과 소통의 전문가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겨왔다. 정치에서도 대하드라마처럼 완벽하게 성공하겠다.”

시청률 50%에 육박했던 KBS 대하사극 ‘용의 눈물’을 제작했던 이교욱(49) 브로드스톰 대표가 고향인 경북 영주에서 새누리당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경북 영주 영광고와 서울대 신문학과를 졸업한 이교욱 대표는 KBS 교양국과 예능국을 거쳐 드라마국 PD로 활동한 뒤 드라마 제작사 브로드스톰을 경영하면서 방송통신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HD드라마타운 정책위원으로도 활동하는 이교욱 대표는 일본과 중국을 오가며 드라마를 기획ㆍ제작해 한류(韓流) 선봉장으로도 손꼽힌다.

경북 영주는 현역 2선으로 친이계로 분류되는 새누리당 장윤석(62) 의원의 텃밭. 그러나 새누리당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공천 잡음으로 시장과 도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최근 매일신문 여론조사 결과 장 의원에 대한 평가가 잘했다(35.7%)보다 못했다(39.6%)는 의견이 많았고, 재신임(40.5%)보다 인물 교체(48.2%) 의견이 많았다. 상황이 이런 탓에 장 의원이 현역 의원 프리미엄을 누리지 못할 거란 예상도 많다.

방송ㆍ문화ㆍ언론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 이교욱 대표는 “KBS에서 잔뼈가 굵고 방송 제작 현장에서 20년을 보냈다. 그동안 수많은 드라마를 만들면서 작품성이라는 명분과 시청률이라는 실리에서 모두 성공해왔다”면서 소통 전문가를 자처했다. 시청자 마음을 파악해 시대와 유행에 맞는 드라마를 만들어왔듯 지역 주민의 마음을 정확히 읽어 소통의 정치를 펼치겠다는 뜻이다.

‘한류 선두주자’인 이교욱 대표는 영주를 역사ㆍ문화ㆍ관광 도시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교욱 대표는 “과거 교통의 중심지였던 영주는 현재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세수가 꼴찌일 정도로 낙후됐다. 금배지를 노리는 후보마다 기업 유치를 부르짖는데, 지키지 못할 약속이라면 처음부터 꺼내지도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백산 국립공원을 끼고 있는 영주에는 한국 화엄종 근본도량으로 손꼽히는 부석사와 퇴계 이황이 머문 조선 최초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이 있다. ‘용의 눈물’을 연출했던 이교욱 대표는 “영주는 선비의 고장으로 불릴 만큼 역사ㆍ관광 자원이 많다. 함평 나비축제처럼 영주 선비축제를 테마와 스토리가 있는 세계적인 축제로 만들어 지역 경제를 되살리겠다”고 공약했다. ‘한류 전도사’인 이교욱 대표는 프랑스 칸처럼 영주를 드라마와 영화를 위한 축제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이교욱 대표는 “국회에 진출하더라도 매월 한 차례씩 영주 지역 주민과 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금배지를 달았다고 서울에만 머무른다면 지역 주민을 제대로 섬길 수 없다는 의미. 이교욱 대표는 “내 전공이자 주특기인 방송ㆍ문화 사업을 통해 영주 지역경제를 살리고, 국회에선 문화와 방송 분야 전문가로서 모순과 부조리를 척결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장윤석 의원과 비교할 때 인지도가 낮다는 지적에 이교욱 대표는 “참신성과 진정성, 그리고 정책으로 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치에 뛰어든 이유를 묻자 방송ㆍ문화ㆍ언론 전문가도 국민을 위해 봉사할 여건이 됐다고 대답했다. 이교욱 대표는 “컴퓨터 보안 분야에서 묵묵히 일해온 안철수 교수가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시민운동가인 박원순 변호사가 서울시장이 됐다”면서 “한국 사회에 나타난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을 타고 방송ㆍ문화ㆍ언론 전문가인 PD 출신 사업가도 지역과 국민을 위해 봉사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교욱 대표는 영주 영광중과 영광고를 졸업했다. 영광고 재학 시절 영주기독학생연합회 회장을 지낸 이교욱 대표는 서울대 학생이었던 1987년 대통령 선거 당시 영주에서 공정선거감시단 단장으로 활동했다. 이교욱 대표는 1999년엔 방송통합법 제정에 반대해 KBS PD를 대표해서 투쟁할 정도로 의협심이 강했다. 개혁 성향이 강한 ‘젊은 피’로 손꼽히는 이교욱 대표는 “좋은 정책을 만드는데 진보와 보수를 나눌 필요가 없다”면서 “보수적인 가치를 신봉하면서도 얼마든지 개혁에 앞장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방송계에서 기자와 아나운서, 배우가 국회에 진출한 적은 있지만 방송 PD가 국회의원이 된 적은 없다. 이교욱 대표는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주제가 뚜렷한 드라마처럼 정치에서도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겠다”고 다짐했다.



이상준기자 j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