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6세대 3시리즈(F30)가 23일 국내공식 출시됐다. 출시와 함께 판매되는 신형 3시리즈는 2.0리터 싱글터보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의 조화로 국내 공인연비를 리터당 22.1㎞(ED는 23.8㎞/L)까지 끌어올린 320d다.

BMW 신형 320d는 스포츠, 럭셔리, 모던, 기본, ED(이피션트다이내믹스) 등 총 다섯 가지 라인업으로 4000rpm에서 184마력의 최고출력과 1750~2750rpm에서 38.8㎏∙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ED는 164마력) 바쁘고 빠르게 변속되는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에 효율성까지 극대화됐다.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된 이전모델 320d보다 치고 나가는 맛은 훨씬 부드럽고 빠르다.

1750rpm이라는 실용영역인 낮은 구간에서부터 발휘되는 최대토크와 속도 구간별 발휘되는 184마력의 힘은 바로 이차의 심장에 있다. 보닛 속 엔진커버에는 'Twin Power Turbo'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실제는 싱글터보 심장이 뛰고 있다. 싱글터보지만 트윈파워 터보의 힘을 발휘한다는 이유로 이렇게 표기되었다고 한다.

가속페달을 과격하게 밟았다. 일렬로 세워진 콘을 피해가는 슬라럼 주행에서는 스포츠카 못지 않은 느낌이다. 이전 320d와 비교해보면 원심력에 의해 뒷부분이 밖으로 쏠리는 듯하던 것이 신형 320d에서는 날카로운 핸들링으로 정확히 콘을 피해 빠져 나온다. 부드럽지만 칼 같은 핸들링이랄까. 10%강화된 바디강성에 50:50의 완벽한 무게배분에서 나온 결과다.

다섯 가지 라인업 중 320d 스포츠는 시트부터 허리를 감싸안는 버킷 시트다. 가속페달이 좀더 예민하게 세팅되어 있어 튕겨져 나가는 맛부터 단단한 승차감(하드한 서스펜션) 등 BMW만의 퍼포먼스를 느낄 수 있는 라인이 아닌가 싶다. 스포츠 라인에는 핸들각도에 따른 가변적인 기어 비율로 부드러운 핸들링부터 스포티한 핸들링이 가능한 가변 스포츠 스티어링(Variable Sport Steering)시스템이 최초로 적용됐다. 고속주행에선 정교하고 민첩하며, 핸들을 90도 이상 돌리는 저속주행이나 주차 시 타이어 조향각도의 움직임이 빨라 핸들링이 쉬워진다.

어른 네 명을 태우고 고속주행 테스트에 들어갔다. 만만찮은 무게에도 꾸준히 밀어붙이는 가속감과 안정감이 인상적이다. 불안감을 느낄 시간도 없이 시속 200㎞의 벽을 어렵지 않게 통과하는 속도계바늘이 의심스러울 정도다. 시속 100㎞에서 풀 브레이킹한 거리는 20m남짓. 전모델과 비슷한 수준이다. 0→100㎞/h 가속성능은 7.6초, 최고시속은 230㎞/h다.

신형 3시리즈는 얼굴부터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5시리즈와 같은 황금비율(1:1.6)로 키드니 그릴(BMW 특유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좌우로 넓어진데다 크롬으로 이어진 그릴과 전조등이 가로로 늘어져 역동적이고 부피가 커진 시각적인 효과를 준다. 키드니 그릴과 함께 BMW의 디자인 요소 중 하나인 LED코로나 링(일명 엔젤아이)은 기존의 원형에서 원아래 각이 들어갔다.

뒷모습은 5시리즈로 착각할 정도로 차체크기만 좁아졌을 뿐 BMW 패밀리 룩을 물씬 풍기는 'L'자형 브레이크등이 적용됐다. 차체 옆면과 라인은 이전 모델과 비슷해 보인다.

93㎜ 늘어난 4624㎜ 전장과 50㎜ 길어진 2810㎜ 휠 베이스로 인해 뒷좌석 무릎공간이 15㎜ 늘어나고 헤드룸은 8㎜ 여유가 생겼다. 또한 40㎏을 다이어트한 320d의 몸무게는 1430㎏(ED는 1425㎏)이다. 앞뒤 오버행은 각각 19㎜와 24㎜가 길어졌으며 트렁크 공간도 30리터가 늘어난 480리터다.

인테리어는 비교될 만큼 고급스러워졌다. 주행 중 필요한 모든 기능을 운전자의 손에 닿을 수 있게 운전자 중심구조다. 320d ED의 경우 실내 재질차이로 싼 맛은 있지만, 나머지 네 개라인은 재질과 색상에서부터 라인 별 성격이 두드러져 있다.

신형 3시리즈는 컴팩트 세단이지만 대형세단에서나 적용되는 편의∙안전사양이 집약됐다. TPEG 내비게이션이 적용된 8.8인치 다이나믹 모니터 시스템에는 블루투스와 AUXㆍUSB단자, 스타트/스톱 버튼,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 에코프로-컴포트-스포츠 세가지 모드로 엔진 스로틀 반응을 비롯해 기어변속과 스티어링 반응이 변하는 다이내믹 익스피리언스 컨트롤(Dynamic Experience Control), 풀 칼라로 업그레이드된 헤드 업 디스플레이(HUD), 3개의 카메라가 후ㆍ양측 방향을 비춰주는 서라운드 뷰 모니터, 트렁크 가까이에서 발의 움직임으로 트렁크를 열수 있는 컴포트 엑세스 등 컴팩트 세단에 넘치는 사양이 적용됐다.

BMW코리아 트래이닝 아카데미 손준성 매니져는 "럭셔리함에서 날렵함 우아함까지 느껴지는 뉴 3시리즈 전면디자인은 황금비율에서 전해진다. 50:50이라는 완벽에 가까운 차체 무게배분과 최고급 대형세단에서도 볼 수 없었던 옵션으로 뉴 3시리즈는 경쟁할 동급차종이 없다"며, "고객의 입장에서 봐도 구입할 수 밖에 없는 차"라고 자신감을 내 비친데 이어 "뉴 320d의 디젤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BMW만의 퍼포먼스를 즐기면서 연비까지 고려됐으며, 골프백 네 개까지 트렁크에 채울 수 있는 차가 바로 뉴 3시리즈"라고 강조했다.

국내 출시 전까지 사전예약대수가 1천대를 훌쩍 넘어서며 6세대 3시리즈의 출발이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이다. 국내 판매가격은 4,500만원~5,650만원이다.



글∙사진(화성)=임재범기자 happyyj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