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선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중반까지 대안언론이 쏟아졌다.

미국이 1960년 베트남 전쟁을 일으키자 전쟁에 반대하는 여론이 많았다. 정부는 국가 안보를 강조했고 주류 언론은 민감한 사안을 외면했다. 냉전 시대에 억눌렸던 여론은 지하 신문과 라디오 등 대안언론을 통해 분출했다.

지하 신문 이스트 빌리지 어더(East Village Other), 버클리 밥(Berkeley Barb) 등은 주류 언론이 모른 척한 소식을 전했다. 청취자 후원 라디오 KPFT가 정치를 풍자할 때 청취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극우비밀결사단체 KKK는 1970년 KPFT를 습격했다. 명예훼손 소송도 잇따랐지만 대법원은 언론의 자유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입바른 소리를 내던 미국 대안언론은 70년대 중반 이후 사라졌다. 주류언론이 정부와 권력을 제대로 감시했기 때문. 뉴욕타임스는 1971년 베트남 전쟁에 대한 정부 거짓말을 폭로하는 펜타곤페이퍼를 연재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1972년 일리노이주 부정 선거와 경찰 만행을 고발했고, 워싱턴 포스트도 같은 해 6월 17일 워터게이트 사건을 폭로해 닉슨 대통령 탄핵을 이끌었다.

주류언론이 제 몫을 해내자 대안언론이 설 자리가 줄었고, 미국 지하신문은 결국 70년대 중반 자취를 감췄다.

대안언론으로 시작해 주류언론으로 성장한 사례는 프랑스에 있다. 리베라시옹은 1968년 학생운동세대에 의해 창간됐다. 돈 대신 이념을 위해 기득권 옹호보다 사회 개혁을 위한 이념지였다. 정부 명령으로 창간됐지만 권력으로부터 독립한 신문도 있다. 프랑스 권위지 르몽드는 1944년 창간된 이후 자유롭고 소신 있는 기사로 유명하다. 르몽드는 리베라시이옹과 함께 대통령까지 대놓고 비판할 정도로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상준기자 j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