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영화 중 1,000만 관객을 모은 영화는 모두 6편. 2003년작인 <> 이후 <> <> <> <> <>이 1,000만 고지를 밟았다. 이들 영화는 저마다 독특한 소재와 차별화된 연출로 '대박'을 터뜨렸으나 그 안에는 나름의 공통분모가 숨어 있다.
① 경쟁을 두려워 마라!
<>의 제작진은 개봉을 앞두고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돌풍 때문에 마음 졸였다. 관객이 분산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우였다. 두 영화는 시너지 효과를 내며 극장가로 관객을 불러 모았고 파이가 커지며 <> 이후 3년 만에 1,000만 영화가 탄생될 수 있었다.
<'와 <> 역시 경쟁 상대였다. 먼저 개봉된 <>의 성공은 <>의 성공도 견인했다. 관객은 두 영화를 모두 선택했고 불과 두 달 만에 1,000만 영화 두 편이 탄생됐다. <> 를 통해 "한국 영화도 재미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관객들은 주저없이 <>의 표를 구매했다.
② 모두가 즐겨야 한다!
대한민국 관객이 5,000만 임을 감안하면 1,000만 영화가 되기 위해선 국민 5명 중 1명이 봐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수치가 가능하려면 전 연령층에 사랑받는 영화가 돼야 한다. 때문에 관람 등급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1,000만 영화들의 관람 등급은 모두 12세 혹은 15세 이상 관람가였다. 온 가족이 함께 보고 즐기는 영화였던 셈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1,000만 영화들은 학교 차원에서 중ㆍ고생 등의 단체 관람이 이뤄졌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자극적이거나 선정적 장면 없이도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수작들이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③ 감동코드는 필수다!
전우애() 형제간의 우애() 동성애() 가족애(과 ) 뿐만 아니라 <>에서도 마카오박(김윤석)과 팹시(김혜수)의 사랑이 밀도 있게 그려졌다. 그 속에는 단순한 감정 교류 이상의 감동 코드가 숨어 있다. 바로 이 지점이 관객들의 마음을 흔든다. 또 다른 영화 관계자는 "한(恨)의 정서가 강한 한국 관객은 영화 속에서 웃고 즐긴 뒤 감동받길 원한다"고 분석했다.
④ 손발이 맞아야 한다!
공동 작업인 영화 제작 현장에서 제작진과 출연진의 호흡은 필수다. 큰 그림을 그리는 감독의 진두지휘 아래 모두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최고의 결과물을 낼 수 있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큰 화학작용을 내는 것이다. 때문에 1,000만 영화들은 일명 'OOO사단'이라 불리는 이들이 일군 경우가 많다.
<>의 강우석 감독은 <투캅스> 등에서 찰떡 궁합을 자랑했던 안성기와 <공공의 적>으로 손잡았던 설경구를 영입했다. 가장 믿을 만한 두 사람을 앞세워 강 감독은 충무로 역사상 최초로 '1,000만 감독'의 영예를 안았다.
안진용기자 realy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