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을 보고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는 분들을 볼 때 뿌듯합니다. 콘서트에서 새롭게 팬이 되신 분들이 계신데요. 불모지를 개척한 기분이죠." 문화기획자 제휴조력자 세일즈지원자의 1인 3역을 소화하는 컬처마스터 JTN미디어㈜의 서형래 실장은 주중엔 공연으로, 주말엔 캠핑으로 에너지를 얻는다고 한다. 사진=윤관식기자
"공연을 보고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는 분들을 볼 때 뿌듯합니다. 최근 알리와 김조한 콘서트에서도 새롭게 팬이 되신 분들이 계신데요. 불모지를 개척한 기분이죠."

안경 너머 눈빛이 반짝였다.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으며 공연에 대한 열정을쏟아내는 JTN미디어㈜(이하 JTN) 서형래 실장. 9월16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각각 연 알리와 김조한 콘서트 이야기부터 꺼낸다. 각 1회씩 하루에 소화한 공연에 총 2만여명이 몰렸다. 회원들에게 제공되는 무료 티켓으로 진행하는 만큼 팬이 아닌 관객도 꽤 많다. 서 실장은 그런 관객을 공연에 참여하도록 만드는데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핵심 포인트는 '떼창'이에요. 평소 문화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직장인이 많다보니 같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드리는 것이죠. 3~5곡 정도 가사를 스크린에 노출시켜 관객과 함께 부르도록 유도합니다. 가수 입장에서도 관객의 호응이 좋다보니 흥분하는 경우가 많죠. 윤도현도 꽉 찬 객석을 배경으로 셀프카메라를 찍어 SNS에 올리기도 했었어요."

콘서트장에서 사진 촬영을 가능하게 만드는 파격도 관객의 참여를 이끌어낸다. 계약 단계에서 미리 가수의 양해를 구하고 공연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도록 해 '잔치 분위기'를 만든다는 설명이다.

1981년부터 시작된 JTN의 터주대감이 된 서 실장과 JTN미디어의 인연은 10년을 훌쩍 넘긴다. 고3때 고객으로 처음 JTN과 만났고,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사업까지 하다 공연문화가 좋아 직원으로 인연을 맺게 된 것이다.

"2004년도에 작은 법인회사를 운영하면서 공짜콘서트 티켓 2,000장을 얻은 적이 있어요. 주위 포탈사이트부터 친분 있는 지인회사에 100여장씩 나눠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공연이 취소된다고 하더라고요. 인간관계의 기본은 신뢰를 바탕으로 시작한다는 신념이 산산조각 날뻔한 순간이었죠. 직접 협찬 영업을 하여 공연을 올렸어요. 그때부터 기획일과 마케팅을 겸업하게 되었습니다."

서 실장은 스스로를 '컬처 마스터'라고 부른다. '문화기획자+제휴조력자+세일즈지원'의 복합적인 역할을 '컬처 마스터'로 정의한 셈이다.

"문화상품 기획에서부터 타 사업체와의 제휴에 이르기까지 사업영역 전반에서 회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구성 영역을 개발하고, 현재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동원해 문화마케터들이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전사적으로 지원해주는 게 제 역할이죠."

텔레 마케팅을 하며 힘들어하는 직원들을 격려하는 일까지 앞장서고 있다. 고객들에게 문화 전도사로 활동하면서도 정작 자신 옆의 동료가 문화생활을 할 여건이 허락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는 데 대한 반성도 없지 않았다.

"한 번은 이혼 위기에 처했던 고객이 연극 '당신만이'를 아내와 함께 관람하고 화해를 했다고 케익을 사 들고 찾아오신 적이 있어요. 매니저의 권유로 문화 생활에 발을 들여놓았고, 가족이 화목해 졌으니 감사의 뜻을 전한 것이죠. 정말 보람을 느낍니다."

서 실장은 회원에게 기존의 뮤지컬 영화 등의 티켓을 제공하는 일 외에 새로운 기획을 준비 중이다. 소극장을 인수해 직접 공연을 무대에 올리려고 계획 중이다. 그동안 인순이 거미 성시경 휘성 등의 콘서트를 진행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연극도 제작할 예정이다.

"실력있는 마케터는 한발 앞서 생각하고 그 시기를 앞당겨서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문화 마케팅은 양적 측면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질적인 측면에서 어느 정도로 만족감을 줄 수 있느냐 하는 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죠. 우리나라의 소득 수준이 세계 유수의 경제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에 와있기 때문에 이제 먹고 사는 문제에서 벗어나 얼마나 질적으로 살아가느냐에 관심이 쏠릴것이 자명하다고 봅니다. 문화마케팅을 통해 자부심을 얻고 있습니다."



이재원기자 jj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