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대선이 박근혜ㆍ문재인ㆍ안철수 '빅3'의 대결로 압축된 가운데 세 후보의 '용인술'이 주목받고 있다. 후보들의 참모진에 따라 대선의 향배가 좌우될 수 있고, 집권 후엔 이들이 국정운영에도 관여하기 때문이다.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최진 소장은 "용인술은 훗날 국가경영능력의 검증 척도 1호"라고 평했다. 그만큼 대선 후보들의 '용인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통령리더십연구소는 세 후보의 조직관리 방식과 캠프 특징 등을 통해 용인술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박근혜 후보는 조용하고 주도면밀한 맨투맨 관리로 공조직 속의 사적 연고를 중시하고, 2인자를 불허하는 분할통치를 특징으로 한다. 참모진도 보스형이나 방어형보다 임무를 충실히 완수하는 행동파, 액티브한 공격형 참모(조자룡 스타일,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ㆍ이정현 공보단장 등)를 선호한다

조직관리는 참모에게 개별 지시하는 사적 체계(personal system)와 상하관계가 명확한 위계 모델(formalistic model)을 중시한다. 이는 조직의 체계화, 효율성에는 유리하나 관료화, 인의 장막, 정보왜곡 등의 부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박 후보 캠프는 백전노장들로 구성된 막강한 로마군단을 연상케 하는데 기동성을 갖춘 참신한 전문가 영입으로 노병 이미지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봤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차분하고 가치중심적인 인맥관리가 특징이다. 참모도 친노 386과 같은 역사의식을 공유할 수 있는 '동지형 참모'와 '의리파 관우스타일'의 참모를 선호한다. 조직관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리더와 참모가 대등한 병렬형(parallel type)과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경쟁모델(competitive model)을 우선한다. 이는 역동적이고 혁신적 분위기엔 유리하나 참모간 대립과 갈등을 낳을 수 있다.

문 후보 캠프는 진보적 친노 그룹(노무현 청와대와 관료, 386, 진보학자)이 중심축을 형성, 구심점이 강하지만 노무현 이미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념적 문호 개방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안철수 후보는 연고와 경력보다 역할과 공감대를 중시하는 실용주의 인사스타일로, 젊고 편안한 '친구형 참모'(유민영ㆍ금태섭 등 40대 전문가)를 선호한다. 조직관리는 팀별로 운영하는 '팀체계'(team system)와 리더와 참모들이 수평적 관계인 '동료적 모델'(collegial model)을 중시한다. 이는 융통성과 기동력이 있지만 리더의 과부하와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약점이 있다.

안 후보 캠프는 전문가 학자 그룹(강준만ㆍ김호기ㆍ김민전ㆍ김근식 교수 등)과 친민주당의 김근태그룹(박선숙ㆍ허영ㆍ김형민 등), 멘토그룹(법륜스님ㆍ박경철ㆍ이재웅 등)의 3대 그룹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참신한 엘리트 참모진이지만 아마추어 외인구단 이미지를 불식할 필요가 있다.

최진 소장은 "세 후보의 용인술은 신중하고, 이론가형보다 행동가형을 선호하는 공통점이 있으나 아직 통합인사에는 미흡하다"고 분석했다.

최 소장은 "용인술은 외부영입과 역할분담, 내부관리의 3박자를 포괄한다"며 "역대 대통령은 용인술의 달인이었으나 집권 후 편중인사로 비판을 받았다"고 평했다. 그에 따르면 박정희 전 대통령은 역할분담에, 김영삼ㆍ김대중 전 대통령은 각각 외부영입과 내부관리에 탁월했다.



박종진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