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김상민 새누리당 선대위 청년본부장으로부터 운동화를 전달받고 있다. 오대근기자
대선 후보의 캠프를 보면 대선을 가늠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대선을 총괄하는 사령탑이자 후보의 역량이 집결돼 있기 때문이다. 또한 캠프 스타일은 향후 후보의 국정운영 스타일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준거가 된다.

대선 '빅3'인 박근혜ㆍ문재인ㆍ안철수 후보의 캠프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다. 외견상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김용준ㆍ김성주ㆍ황우여ㆍ정몽준 공동선대위원장을 정점으로, 김무성 총괄본부장이 실무총책을 맡고 분야별 직능 본부장을 분야책임자로의 역할을 분담시키는 계선형 캠프를 구성해 업무효율성을 중요시한 측면이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박영선ㆍ김부겸ㆍ이인영ㆍ안도현 등 10인의 공동선대위원장을 정점으로 하는 소위 분권형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해 민주적 소통을 중요시한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박선숙ㆍ김성식 전의원, 송호창 의원을 선대위 공동본부장(대표 본부장 박선숙)으로 금태섭(상황실장) 등을 담당업무 팀장으로 임명하는 슬림형 선대본부를 구성했으며, 현재 선대위의 몸집을 불려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은 "대선 캠프의 위치, 주변 환경, 내부 조직, 근무 분위기 등은 대선 후보의 정치스타일을 반영한다"면서 "훗날 국정운영스타일을 예견하게 해준다"고 평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5일 부산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부산 선대위 출범식에서 부산시민들의 바람을 담은 희망나무를 김영춘 부산 선대위 공동위원장으로부터 전달받고 있다. 연합뉴스
'캠프 구조'에 대해 최 소장은 "박 후보 캠프는 전투경찰들이 철통같이 방어하고 있는 육중한 분위기의 '요새형', 문 후보는 건물구조 자체가 벌집이나 특공대 기지처럼 촘촘한 '벌집형', 안 후보는 넓은 공간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는 '카페형' "이라며 "캠프 구조는 후보들의 리더십과 조직관리스타일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사무실 형태'도 박 후보 캠프는 모든 사무실의 보완장치가 철저한 '밀폐형'이고 문 후보는 반투명 유리 틈새로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반공개형'이며, 안 후 보는 투명유리로 모든 공간을 볼 수 있는 '공개형'이라고 분석했다.

'근무 분위기'는 박 후보 캠프사람들이 체계화되고 훈련된 정규군 느낌을 주는데 반해 문 후보 사람들은 비장한 특공대 느낌을, 안 후보 사람들은 자유분방한 용병 느낌을 준다고 최 소장은 밝혔다

캠프 건물도 차이를 보여 박 후보 캠프 건물에는 박 후보의 대형 사진이 걸려 있고 문 후보 캠프 입구에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흉상이, 안 후보의 캠프 건물에는 안 후보의 초대형 사진이 내걸려 있다. 이에 대해 최 소장은 "각각의 선거전략을 반영한다"고 평했다.

캠프의 주변환경도 다르다. 박 후보 캠프는 집권여당 당사답게 여의도 중심부에 위치해 있고, 영등포의 문 후보 캠프 주변은 서민들의 상징인 시장이며, 안 후보의 공평동 캠프는 신진 정치인을 상징하듯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정동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노동자의 농성장을 찾아 단식 농성중인 김정우 지부장으로부터 공지영 작가의 책 '의자놀이'를 받고 있다. 류효진기자
최 소장은 "대선 캠프에는 후보의 철학과 리더십 스타일이 나타나 있다"면서 "세 캠프 모두 좀더 밝고 친절한 대중친화적인 분위기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대통령리더십학회와 대통령리더십연구소는 오는 30일 박근혜ㆍ문재인ㆍ안철수 후보 3인의 리더십을 집중 조명하는 '2012 대통령리더십 대토론회'를 국내 20여개 주요 단체들과 공동으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개최한다.



박종진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