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일
"동료의 승리에 박수쳐 주지만 잠 못 들며, 잠 못 들며 반전의 날을 준비하는 나는 당신입니다."

나지막하면서도 편안하고 진솔해 보이는 목소리. LG전자 옵티머스 광고에 등장하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배우 이다. 얼굴은 출연하지 않지만, 세 편의 광고에 목소리로 출연한다. 광고 말미에 '내레이션: '이라는 자막이 등장한다.

최근 들어 스타들이 얼굴은 출연하지 않지만 목소리만 출연하는 CF가 늘고 있다.

일명 '보이스 출연'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꿩 대신 닭? 보이스 출연

배철수
'보이스 출연'이란 성우처럼 CF의 내레이션을 맡는 경우를 일컫는다. 직접 영상에 얼굴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목소리를 보태 눈길을 끈다. 영상은 제품인 경우도 있고,전문 모델인 경우도 있다.

뿐만이 아니다. 도 삼성전자 갤럭시S3의 CF에서 물 흐르듯 무게감 있는 내레이션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이들은 신뢰감을 주면서도 자막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목소리의 주인공을 정확히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현대자동차) 배철수(아이패드)처럼 개성이 강해 목소리만으로도 얼굴을 떠올릴 수 있는 스타도 있다. 미리 알았든 아니든, 이들은 이름값만으로도 둘째 가라면 서러울 스타다.

'보이스 출연'이 늘어나는 이유는 광고주 입장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를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믿음직한 이미지를 주면서도, 얼굴이 아닌 목소리만 노출시킨 덕에 상대적으로 적은 출연료를 지급할 수 있다. 광고계 한 관계자는 "목소리만 노출해 대중의 궁금증을 일으키는 것도 요즘처럼 참여가 중요한 시대에 맞는 전략"이라며 "티저광고의 확장된 기능을 하는 셈이다"고 말했다.

목소리 모델로 나서도 경쟁 업체의 모델로 활동할 수 없다는 제약은 있다. 하지만 신뢰감을 주면서도 개성이 있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왜 보이스 출연인가

하정우
CF업계에서 스타의 목소리 광고를 선호하는 이유는 제품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점도 큰 몫을 한다. 모델 중심의 광고가 브랜드를 노출시키고 소비로 연결하는데 방해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보이스 출연'은 스타가 팬에게 제품을 추천하는 듯한 효과를 준다. 때로는 선배 스타가 후배 스타를 이끌어주는 듯한 노림수도 보인다. 김태희가 모델로 나선 LG전자 디오스 CF에 가 목소리로 안내를 한다. 결혼한 선배가 앞으로 결혼할 후배에게 가전제품을 추천해주는 효과를 낸다.

제품의 기능보다는 소비자의 취향이 선택의 주요한 포인트가 되면서 광고가 세분화되는 경향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달 말 LG전자는 디오스 김치냉장고의 광고 모델인 김태희와 김준현이 직접 부른 '김치톡톡송'을 컬러링으로 제작하는 등 제품 뿐 아니라 광고도 타깃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제작된다.


이병헌
김희애

이재원기자 jjstar@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