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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남서부, '낯섦'이 익숙한 '삶의 용광로'

거대한 빨래터 '도비가트' 영국 식민지때 건설된 'CST역' BC 3세기부터 향신료 항구 '코친'
천년 역사의 마임극 '카타칼리'등 이채로운 것들의 시끌벅적한 공존
  • 중국식 어망
인도의 골목이 담아내는 공통분모는 '낯섦'이다. 길섶의 종교, 인종도 색다르다. 인도 남서쪽, 뭄바이와 께랄라주에서는 거대한 반도의 뒷모습과 조우하게 된다. 인도 최대 상업도시와 이방인들이 머물던 포구, 고산지대 너머 야생차밭과 호수가 공존한다.

뭄바이는 도시 어느 곳을 스쳐도 시끌벅적하다. 북적거리는 도심과 세련된 거리의 뒷골목에는 영화 속 슬럼가도 자리 잡았다. 퀴즈쇼에서 억만장자가 된 빈민가 소년의 얘기를 다룬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아카데미상을 8개 부문이나 휩쓸며 화제를 낳았다. 이 인도 영화의 배경이 된 곳이 바로 뭄바이다. 뭄바이는 뉴욕에 비견되는 곳으로 대규모 주식시장에 인도 교역의 50%를 차지하는 최고의 상업도시다. 뭄바이의 집값은 서구 대도시 못지않게 비싼데 도시의 근로자들 중 다수가 슬럼에서, 또 거리에서 생활하며 도시의 한 축을 이루고 산다.

뭄바이의 거대 빨래터 '도비가트'

뭄바이에서 꼭 들려야 할 곳으로 언급되는 곳 역시 힌두 사원이나 웅장한 유적이 아니다. 서민들의 삶이 녹아 있는 도비가트라는 거대한 빨래터다. 이곳은 카스트 제도에도 속하지 못하는 '불가촉 천민'들의 일터로 빨래하는 사람만 1,500여명에 달한다. 영국 식민지 시절, 군복을 한꺼번에 모아 세탁하던 곳이 그 기능을 이어오고 있는데 수백명이 동시에 빨래하는 모습은 대단한 장관이다.

석굴사원으로 유명한 엘리펀트 섬이나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초호화 타지마할 호텔 등은 분명 뭄바이의 주요 볼거리다. 하지만 돋보이고 이채로운 유적 또한 엉뚱하게도 기차역이다. 뭄바이 중심의 CST역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뭄바이의 명물이다. 기차역이 세계문화유산으로 기록된 경우는 드문 일이다. 1887년 완공된 역은 영국 식민지 시설 건축물 중에서 가장 우아한 것으로 손꼽히는데 이 역을 통해 드나드는 뭄바이 사람은 하루 30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 전통 마임극 <카타칼리>
시내로 나서면 '인디언 헬리콥터'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오토릭샤는 바퀴 세 개를 달고 도심과 시장골목을 전천후로 다닌다. 뭄바이의 택시 역시 오토릭샤 만큼이나 앙증맞다. 택시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이드미러가 없다. 인도 차들은 출시할 때부터 사이드미러를 다는 게 별도 옵션이다.

뭄바이에서 인도 해변을 따라 서남부 께랄라주로 향하면 골목의 색깔과 향취가 변한다. 이곳 항구도시 코친에서 맞는 하루는 이질적이다. 인도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항구로 알려진 코친은 BC 3세기부터 향신료 무역의 중개지였다. 중국과 아라비아 상인들이 끊임없이 드나들며 흔적을 남겼고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등 열강의 각축지이기도 했다. 중국식 어망이 남아 있는 것도, 인도에서 유일하게 유대인 마을이 보존돼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향신료 도시 코친의 '중국식 어망'

중국식 어망은 중국 광동성에서 행해지던 낚시 방식으로 1400년대에 이곳까지 전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깃배가 드나드는 포구에 집채만한 어망 20여개가 줄지어 늘어서 있고 검은 근육의 장정들이 줄을 당겨 고기를 낚는다. 중국식 어망이 있는 해변의 뒷골목은 유럽풍 거리다. 포르투갈의 항해왕 바스코 다 가마가 묻혔었다는 성 프란시스 성당 뒤로는 여행자를 위한 숙소와 카페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께랄라주 서쪽이 바다인 반면 동쪽 테카디 지역은 차밭이 늘어선 고산지대다. 테카디의 고산차밭을 힘겹게 넘어서면 페리야르 야생동물 보호구역이 모습을 드러낸다. 남인도에 10여개 흩어진 야생동물 서식시중에서는 최고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다. 페리야르 산정호수에 배를 타고 나서면 물소, 멧돼지 등이 한가롭게 물을 마시는 풍경을 엿볼수 있다.

  • 테카디 지역의 차밭
페리야르 인근의 쿠밀리는 향신료로 유명한 곳으로 야생동물 관람과 함께 이방인들을 대상으로 한 향신료투어가 진행되기도 한다.

재래시장 등 골목 곳곳에는 향료가게들이 늘어서 있는데, 무더운 날씨의 남부 인도인들에게 '맛살라'로 통칭되는 향신료는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식재료다.

낯선 풍경들로 채워진 남인도는 천년 역사를 지닌 무용예술의 고장이기도 하다. 전통 마임극 까따깔리는 이야기속 희로애락을 과격한 표정과 손짓으로 표현하며 남인도만의 개성 넘치는 무대를 보여준다. 인도 남서부에서 맞닥뜨리는 풍경들은 이처럼 도심에서 산골 골목까지 이채로운 것들로 꼼꼼하게 채워진다.

여행메모

가는 길=인도 항공사인 제트 에어웨이스 등이 홍콩을 거쳐 뭄바이와 께랄라주의 코친까지 항공편을 운항중이다. 인도 입국시에는 별도의 비자가 필요하다.

  • 빨래터 ‘도비가트’
먹을 거리=쌀가루를 얇게 부친 '아팜'에 향신료인 맛살라 카레를 곁들여 음식이 일품이다. 남쪽은 포르투갈식이 가미된 해산물 카레 등 퓨전요리도 발달돼 있다.

기타정보=통화는 루피화를 사용하며 1루피는 약 20원. 호텔 등에서 편리하게 환전이 가능하다. 테카티 지역에서는 향신료를 테마로 한 친환경 호텔에서 묵을 수도 있다. 전원기구를 사용하려면 멀티 커넥터가 필요하다.

  • 세계문화유산인 ‘CST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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