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니페스토 대상' 김명수 서울시의회 의장"고졸 출신 일자리 확대 전시 예산은 과감히 삭제市 견제·감시 역할 최선"'현장 속으로 시민 곁으로' 슬로건 걸고 의욕적 행보

김명수 서울시의회 의장은 '현장 속으로 시민 곁으로'를 외치고 있다. 김 의장은"시민들께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주신 데 늘 감사하는 마음"이라며"발로 뛰어다니며 일하는 서울시의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윤관식기자
김명수(53) 서울시의회 의장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선정한 '2012 지방의원 매니페스토 대상'을 지난 7일 수상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9월21~27일 전국 광역ㆍ기초의원을 대상으로 약속 대상 공모를 실시해 공약 이행 자체평가표를 받아 심사했다.

지난 7월 제8대 서울시의회 후반기 의장이 된 김 의장은 올해 9월에는 전국시도의회 의장협의회 회장에 선임되는 등 의욕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장 속으로 시민 곁으로'라는 슬로건과 함께 후반기 서울시의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김 의장을 지난 13일 집무실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의장은 "시민들께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주신 데 늘 감사하는 마음"이라며 "말로만이 아닌 발로 뛰어다니며 '일하는' 서울시의회를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서 의미 있는 상을 받았다.

"지역주민과 함께 하려는 자세, 시민을 향한 진심이 인정받은 것 같다. 늘 시민들께 받은 사랑을 돌려드릴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더 겸손한 자세로 시민들께 약속한 공약이 100% 실천될 수 있도록 더 분발하겠다."

-2013년 서울시가 23조5,000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어떻게 심의할 건가.

"서울시가 제출한 예산 중 사회복지 부문 사업비가 29.7%를 차지한다. 이는 올해보다 9,400억원이 증가한 액수다. 복지 예산의 증대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즉흥적, 전시적, 홍보적 예산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삭감을 추진하겠다. 대신 의회는 시민 중심, 사람 중심 예산이 잘 반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고졸 출신 일자리 확대를 위한 조례를 발의했다.

"개인적으로 사회적 약자의 일자리 창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고졸 출신과 노인 일자리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임시회 때 개회사를 통해 박원순 시장에게 서울시 산하기관에 고졸 출신 500명을 채용하자고 제안했다. '무조건 대학 진학→부모들의 노후 대책 부실→국가 재정 빈곤'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젊은이들이 자신의 개성에 맞춰 행복한 일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얼마 전 서울시 노인복지실태조사를 했다고 들었는데 그 결과가 궁금하다.

"10년 전만 해도 서울시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55만명 정도였다. 그런데 이제는 65세 이상 인구가 100만명이 넘었다. 서울시 조사 결과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 이상(56.4%)이 행복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고령사회로 급격히 진입하고 있는데도 정부와 서울시의 정책은 아직 초보단계다. 노인 일자리 정책과 노후생활의 안정적 지원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울시의 주요 현안과 의회의 역할 사이에서 어떻게 고민하고 있는지.

"박원순 시장의 시정 운영은 공공부채 감소와 8만 호 임대주택 건설이라는 이중적 과제에 부딪혔다. 뿐만 아니라 성장과 분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부채 감소를 위해 사업을 축소해서는 안 된다. 분배를 위해 성장을 포기하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박 시장에게 균형 있는 정책 추진을 요구하고 싶다. 또 의회는 낭비적 성격이 짙은 시책을 바로잡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서울시의회와 서울시 간 이상적인 견제와 균형은 뭐라 생각하나.

"의회가 시와 동등한 입장에서 견제와 감시를 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동등한 입장이 아니다. 단적인 예로 서울시 산하기관 임원들에 대한 검증 시스템(인사청문회) 같은 게 반드시 필요한데 아쉽게도 없다. 또 의회사무처 직원들에 대한 인사권만이라도 의회가 가져야 단체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일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전국시도의회 의장협의회 회장으로서 역점 사업이 궁금하다.

"회장으로서 몇 가지 약속한 사항이 있다. 의회의 인사권 독립, 의원보좌진 제도 도입, 지방투자ㆍ출연기관 인사청문회 등이다. 원활한 의정활동을 위해 반드시 보좌진이 필요하고, 의회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사권 독립이 절실하다. 서울시의 경우 1년에 30조원 가까운 예산이 소요되는데 의원 혼자서 조례 심의, 개폐, 청원 등 모든 일을 감당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11월20일 서울에서 전국지방의원 3,000명이 모여 궐기대회를 갖는다. 말로만이 아닌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요구할 것이다. 의장협의회에서는 17개 시도 의회가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서울시의회 1층 전시실이 시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들었다.

"후반기 의회 슬로건이 '현장 속으로, 시민 곁으로'다. 개인적으로는 공식행사 참석 중심으로 시민들과 만났기 때문에 아쉬움이 있다. 솔직히 송구스러운 부분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시민들과 보다 가까워지기 위해 더 많이 애쓰겠다. 의회는 시민과 늘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한다는 게 소신이자 지론이다. 시민들께서 의회에 오시면 볼거리와 쉼터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의회 로비에 문화공간을 조성했다. 많은 분들이 이용해주셨으면 좋겠다."

-서울시민들에게 인사말을 전한다면.

"일일이 찾아 뵙지는 못하지만 마음 속으로 늘 감사한다. 시민들께서 부여해주신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지금보다 더 노력할 것이다.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된 지 20년이 됐다. 그간 무용론도 있었고 질책도 있었다. 하지만 8대 의회 들어서는 비판보다 격려와 칭찬이 많아졌다고 본다. 여의도의 국회보다 일은 더 잘한다고 자부한다. 서울시의회 의원들은 시민들의 불편을 덜어드리고 또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최대한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 반드시 믿음에 보답하겠다고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약속한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