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대북 소식통 "온천 연금설은 잘못"평양 집에서 군 원로들과 여전히 교류 중

"지난 7월 숙청된 리영호(70) 북한군 전 총참모장이 함경북도 경성군 주을(朱乙)온천에 연금됐다는 첩보가 입수돼 우리 정부 당국이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는 19일자 '숙청 리영호 온천 연금'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리영호 전 총참모장의 연금설을 '단독'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리 전 총참모장이 경질 직후 평양 자택에서 철저한 감시를 받다가 얼마 전 주을온천 요양소로 거처를 옮겼다는 첩보가 있다는 것과 리 전 총참모장에 대한 북한 야전군의 존경심이 높기 때문에 김정은도 함부로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북한 사정에 정통한 베이징의 대북 소식통은 "리영호는 건재하다"며 전혀 다른 소식을 전해왔다. 리 전 총참모장이 여전히 평양 자택에 머물며 군 원로 및 현역 장교, 그리고 당 고위관료들과도 교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리영호가 주을 온천에 머물고 있다면 휴양차 들렀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가 거처를 옮겼다거나 연금됐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리영호 연금설'에 대해 지난 7월 리 전 총참모장이 물러난 것을 두고 '숙청'으로 본 오류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리 전 총참모장의 퇴진은 북한이 김정은 체제에서 당(黨)이 주도권을 갖고 국가경영을 추진하는 과정에 가장 큰 걸림돌인 군(軍)의 힘을 빼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으며, 이를 주도한 북한 최고 실세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그룹과도 충분한 이해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리영호가 군을 대표하는 최고 실세였지만 그 역시 장성택계 사람으로 '경제'가 최우선 과제인 북한 현실에서 장성택 그룹의 '선경(先經)' 정책에 따라 자의반 타의반으로 물러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리 전 참모장은 군 입장을 대변해야 하기에 '선당(先黨)', '선경(先經)' 노선과 관련해 작은 마찰은 있었지만 정면 충돌이나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총격전ㆍ피살설 등은 사실무근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리 전 총참모장의 실각은 '숙청'이 아닌 '용퇴'에 가까우며 언젠가 다시 중용될 것이라는 게 그의 전언이다.

그는 "당이 군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리영호는 군을 관장하는 총리급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