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강태공 사랑받는 '바다낚시 천국' 2010년엔 17.7㎞ 올레길 열려짙푸른 바다와 기암절벽 굽어보며 걷노라면 가슴이 탁 트인다

추자 10경의 하나인 장작평사
전라남도 진도와 제주도 중간의 남해바다에 40여 개의 섬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다. 이른바 떼섬이라고도 일컬어지는 추자군도다. 추자군도(楸子群島)라는 이름은 그 형국이 흡사 바다 한가운데에 가래나무(楸子)의 열매를 흩뿌려 놓은 것 같다고 해서 붙은 것이라고 한다. 고려 말인 1271년(고려 원종 13)까지는 후풍도(候風島)라고 불렸으며 행정력이 제대로 미치지 않는 곳이었다. 그 후 전라남도 영암군에 속하면서 추자도로 이름을 바꾸고, 1910년부터 제주에 딸리게 되었다.

추자군도는 상추자도ㆍ하추자도ㆍ횡간도ㆍ추포도 등 4개의 유인도 및 38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다. 이 가운데 상추자도(면적 1.3㎢, 해안선길이 8.3㎞)와 하추자도(면적 4.15㎢, 해안선길이 14.5㎞)는 비교적 넓은 편이지만 나머지 섬들은 면적이 1㎢ 미만이다.

추자군도 중에서 상추자도와 하추자도를 합쳐서 흔히 추자도라고 부른다. 면적은 하추자도가 3배 이상 크지만 인구는 상추자도(약 2천 명)가 하추자도(약 1천 명)보다 많으며 주요 시설도 상추자도에 몰려 있다.

상추자도와 하추자도는 추자대교로 이어져 있다. 추자대교는 1972년 길이 156미터 너비 3.4미터의 규모로 건설되었다. 그 후 꾸준히 붕괴 위험이 제기되어 오던 중에 1993년 4월, 상추자도 부근 40미터가 무너지는 사고가 일어나 건축자재를 싣고 건너던 15톤 덤프트럭이 추락해 2명이 목숨을 잃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후 새 다리를 놓기 시작해 1995년 5월, 길이 212미터 너비 8.6미터로 확장하여 개통했다.

감성돔이 손짓하는 겨울철 바다낚시

올레길에서 만난 후포의 해안 절벽
추자도 일원 수역은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지역으로 플랑크톤이 풍부하여 멸치ㆍ고등어ㆍ전갱이ㆍ삼치ㆍ방어ㆍ조기ㆍ갈치 등 다양한 어종이 서식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멸치의 어획량이 많아 멸치젓이 이 지역의 대표적인 특산품으로 꼽힌다.

추자도는 '바다낚시의 천국'으로 명성이 자자하여 사시사철 전국 각지에서 강태공들이 몰려든다. 굳이 배를 타고 무인도까지 나가지 않아도 섬을 둘러싼 모든 갯바위가 낚시 포인트라고 할 만하다. 특히 겨울철에는 '최고의 손맛'을 자랑하는 감성돔이 많이 낚여 낚시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추자도의 대표적인 명승으로 '추자 10경'이 꼽힌다. 우두일출(소머리 모양의 우두섬 해돋이), 직구낙조(직구섬의 아름다운 저녁노을), 신대어유(황금어장 신대에서 고기떼가 노는 모습), 수덕낙안(사자섬 절벽에서 기러기가 바다로 내리꽂히는 모습), 석두청산(석지머리 청도의 푸른 소나무), 장작평사(신양포구 장작지의 자갈 해변), 추포어화(추포도 멸치잡이 어선의 불빛), 횡간귀범(횡간도로 돌아오는 고깃배들의 풍경), 곽개창파(관탈섬 곽개의 무심한 푸른 파도), 망도수향(귀향 도중에 보름섬 망도를 바라보며 그리는 고향) 등이 그것이다.

올레길 열려 관광 명소로 발돋움

추자초등학교 뒤쪽 언덕 위에는 제주도기념물 제11호로 지정된 최영장군 사당이 있다. 고려 공민왕 23년(1374년)에 최영장군이 탐라에서 일어난 난을 진압하던 도중 이곳에 잠시 머무르면서 주민들에게 어망을 만들어 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준 은혜를 기리기 위해 지은 사당이다.

박인택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추자처사각
상추자도 중앙부의 산중턱에는 제주도유형문화재 제9호인 추자처사각이 올라앉아 있다. 태인 박씨의 선조인 박인택을 추모하기 위해 후손들이 세운 정면 3칸 측면 2칸의 홑처마 맞배지붕 건물이다. 조선 중기에 추자도로 유배 온 처사 박인택은 주민들의 병을 치료하고 불교 교리를 가르치며 살았다고 한다. 문중 후손이 병에 걸려 온갖 약으로도 고치지 못하고 있었는데 꿈에 박인택이 나타나 사당을 짓고 공을 들이면 나을 것이라 하여 그렇게 했더니 병이 나았다는 말이 전해진다.

낚시꾼들이나 찾아오던 추자도가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2010년 6월 26일 제주 올레길 18-1 코스인 추자도 올레길이 열리면서부터다. 추자항-최영장군 사당-봉글레산 정상- 순효각 입구-처사각-나바론 절벽-추자등대-묵리 고갯마루-신양항-모진이 몽돌해안-황경헌의 묘-신대산 전망대-엄바위 장승-돈대산 정상-추자대교-영흥 쉼터-추자항을 잇는 추자도 올레길은 총 17.7㎞에 이르며 7~8시간쯤 걸린다.

추자도 올레길은 하루 일정으로는 다소 무리가 따르므로 이틀에 걸쳐 여유 있게 답사하는 것이 무난할 듯싶다. 짙푸른 바다와 점점이 떠 있는 섬들, 해안 기암절벽 등을 굽어보며 쉬엄쉬엄 걷노라면 절로 가슴이 탁 트인다. 더욱이 추자도는 한겨울에도 온화한 날씨를 보이므로 겨울 산책 코스로도 그만이다.

#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해 목포항 여객선터미널로 온다. 완도항은 서해안고속도로-목포-2번 국도-성전-13번 국도-해남 또는 호남고속도로-순천-보성-장흥-강진을 거친다.

1995년 확장 개통한 추자대교
대중교통은 전국 각지에서 호남선 열차, 고속버스, 직행버스 등을 이용해 목포로 온 다음 여객선터미널로 가는 시내버스로 갈아탄다. 또는 전국 각지에서 고속버스나 직행버스를 타고 완도로 온 뒤에 여객선터미널로 가는 버스로 갈아탄다. 목포항에서 추자도로 가는 쾌속선 운항. (061-243-1927). 완도항에서는 추자도로 가는 카페리 운항. (061-554-8000). 추자도에는 마을버스가 다닌다.

# 맛있는 집

추자도는 국내 최대의 참조기 어장으로 손꼽힌다. 그래서 이를 이용한 굴비정식과 조기매운탕이 추자도의 별미로 꼽히는데 추자항 앞에 있는 중앙식당(064-742-3735)이 특히 유명하다. 이 집은 주인이 직접 추자도 참조기를 천일염으로 간하고 해풍에 말린 굴비를 삼삼하게 구워낸다. 그다지 짜지 않으면서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며 멸치젓과 엉겅퀴된장국도 입맛을 돋운다.


상추자도의 추자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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