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의든 타의든 술자리가 많아질 수밖에 없는 연말이다. 달력을 꽉 채운 12월 스케줄 중에서도 송년회 회식자리는 피할 수가 없다.

한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된 ‘송년회 계획’ 설문에 따르면 직장인이 참석 예정인 송년회 모임은 2.7개였다. 친구들이나 선후배사이에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송년회까지 따지면 거의 1주일에 1개꼴로 술자리에 참석하는 셈이다. 특히 음주가무가 곁들여진 송년회를 할 예정이라는 답변이 47.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술자리는 좋아하지만 술은 즐기지 않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실제로 술을 거절하기란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술을 덜 마실까, 어떻게 하면 술을 거절할까’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술자리에서 현명하게 술잔을 피하는 요령을 소개한다.

#“술 알레르기 체질입니다.”

술만 마시면 얼굴이 빨개지고 금방 취하는 사람은 몸에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가 적기 때문으로 그만큼 몸에 독성 물질을 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술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소위 ‘술이 안 받는 체질’ 은 다른 사람과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신체에 악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쉽게, 더 빨리 건강을 해치게 된다. 따라서 술 한 잔에도 몸이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알코올 분해 효소가 적은 ‘술 알레르기 체질’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술을 권하는 사람에게 이를 이해시키도록 하자.

#거절할 땐 확고하지만 친근한 목소리로.

술을 거절하는 경우에는 보통 미안한 마음에 웃음기 있는 얼굴로 조심스럽게 사양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는 술을 마시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거나, 예의상 거절하는 것과 같은 태도로 느껴진다. 또한 처음에는 단호하게 술을 거절했다가도 점점 목소리가 작아지면 ‘나는 설득 당하고 싶다. 계속 술을 권하면 나는 술을 마시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정말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결심했다면 단순하게 반복적으로 진지한 목소리로 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을 활용하자.

술잔은 일단 받겠다고 하고 한 잔 술을 받아놓고 옆에 물 한 잔을 준비하자. 간간히 물을 마시면서 건배할 때는 술잔으로 건배를 하듯 잠깐 들고 있다가 다들 마실 때 내려놓고서 물을 마신다. 미리 얼음을 준비해 술잔 안에 넣어두면 얼음이 녹으면서 한 잔의 알코올 도수도 낮아지고 술의 양 역시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분위기를 맞추면서 음료수 등 다른 것을 달라고 제안하는 것도 분위기를 깨지 않고 술자리를 함께할 수 있는 기술이다.

#건강검진 일정 잡는다.

건강검진 일정이 잡혀 술을 못 마신다고 하면 마시기 싫은 술을 억지로 마시지 않을 핑계거리가 된다. 술자리가 많을 때는 한약을 먹는 등 자신이 술을 마시면 안 되는 상황을 만드는 것도 스스로의 음주량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이 된다.

#술자리는 가능하면 1차에서 끝낸다.

흡수된 알코올은 혈관을 통해 간으로 이동한다. 90% 이상이 간에서 분비되는 알코올 분해효소에 의해 분해되면서 혈액을 통해 2,3분 내에 온몸으로 퍼진다. 이런 과정은 천천히 일어나며 1시간에 분해 처리될 수 있는 양은 보통 10~15g 정도이다. 만일 밤늦도록 술을 마시면 술을 마시는 속도를 간이 따라잡지 못해 제대로 분해시키지 못하게 된다. WHO(세계보건기구)는 하루 권장 알코올 섭취량을 남자의 경우에는 40g(소주 5잔), 여자의 경우에는 20g(소주 2.5잔)로 규정한다. 음주 후 2~3일의 휴식이 필요하다.

도움말=다사랑 중앙병원 심재종 원장



정용운기자 sadzo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