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오빌, 첫 동력비행기 타고 12초간 36m 날아

비행기를 발명한 사람은 누구?

삼척동자라도 십중팔구는 라이트 형제가 답이란 사실을 안다.

그렇다면 인류 최초로 동력비행에 성공한 사람은 누굴까? 동생 오빌 라이트(1871~1948년)다. 오빌은 1903년 12월 17일 인류 최초로 비행에 성공했다. 형 윌버 라이트(1867~1912년)가 사흘 전인 14일에 비행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오빌이 탄 비행기 플라이어 1호(Wright Flyer 1)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킬데블 힐스에서 세계 최초의 동력비행기가 됐다. 비행시간은 12초, 비행거리는 36m였다. 형 윌버를 태운 플라이어는 네 번째 시도에서 260m까지 날았다. 라이트 형제의 비행 성공은 인간의 활동 영역을 땅에서 하늘로 확장시켰다.

라이트 형제는 1896년 세계 최초로 글라이더를 타고 하늘을 날았던 오토 릴리엔탈이 추락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때부터 형제는 동력을 이용해 하늘을 나는 비행기에 관심을 뒀다. 독서광이었던 형제는 항공 관련 서적을 구해 공부하면서 비행기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술과 담배는 물론이고 여자까지 멀리한 형제는 평생 비행기 발명에만 매달렸다.

여기까지는 상식이다. 그런데 세계 최초의 비행기는 조선 시대에 만들어졌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규경이 19세기 중엽에 쓴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는 임진왜란에 정평구가 비거(飛車)를 만들어 진주성에 갇힌 사람을 데리고 30리(약 12㎞)를 날았다는 기록이 있다. 실학자 신경준이 18세기에 저술한 여암전서(旅庵全書)와 정평구 집안 족보에도 비거에 대한 기록이 남았다.

김제문화원에 보관된 일제 강점기 문헌에는 "정평구가 그의 재주를 이용해 임진왜란 때 쳐들어온 왜구를 농락했다"는 기록도 있다. 비거는 네 사람을 태우고도 150~300m 높이에서 날아다녔다니 라이트 형제가 발명한 비행기보다 훨씬 뛰어난 셈이다. 공군사관학교는 2000년 12월 오주연문장전산고에 실린 묘사대로 비거를 만들어 박물관에 전시했다.



이상준기자 j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