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금배지만 28명 "뱀의 지혜로 새정치 펼친다"5선 남경필 여 소장파 이끌고 정우택 내각 참여 가능성4선 김한길 민주 중책 예상… 정동영·이광재 재기 노려

남경필
누구나 새해를 맞이할 때면 묵은해의 아쉬움을 털고 새 희망을 품게 마련이다. 그중에서도 2013년 계사년(癸巳年) '자신의 해'를 맞는 뱀띠생들은 유독 각오가 남다를 것이다.

12간지(干支) 중 6번째 동물인 뱀은 교활하고 징그럽다는 선입견도 있지만 다른 동물들에 비해 지혜롭고 신중하다는 평가도 있다. 신약성경에도 "뱀처럼 신중성 있고 비둘기처럼 순결해라"는 구절이 있다.

정계, 경제계, 문화ㆍ예술계, 체육계 등 대한민국의 여러 분야에는 지혜롭고 신중한 뱀띠 인사들로 넘쳐난다. 올해 '자신의 해'를 맞는 이들은 1929년생, 1941년생, 1953년생, 1965년생, 1977년생 그리고 1989년생 뱀띠가 있다.

<주간한국>에서는 계사년 새해를 맞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각계각층의 뱀띠들을 샅샅이 살펴봤다. 주요 인사들의 생년월일은 프로필 등 공식자료를 근거로 삼았다. 또 양력, 음력 생일을 떠나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41년생, 53년생, 65년생, 77년생은 모두 뱀띠로 간주했다.

은 53년생, 은 65년생

정우택/연합뉴스
제19대 국회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뱀띠는 전체의 약 10%에 해당하는 28명이다. 정당별로는 민주통합당 16명, 새누리당 10명, 통합진보당 2명 순이다. 연령별로는 53년생이 15명, 65년생이 11명, 77년생이 2명이다. 41년생 뱀띠로는 현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뱀띠 가운데 크게 주목받는 정치인은 제18대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60) 의원이다. 문 의원은 정계에 입문한 지 1년여밖에 안 됐지만 지난해 4ㆍ11 총선을 통해 금배지를 단 데 이어 당내 경선을 통해 대선후보로까지 선출됐다.

문 의원은 대선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밀려 패배의 아픔을 겪어야 했지만 국회의원 신분은 유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직간접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소설가 출신으로 4선 배지를 달고 있는 김한길(60) 민주당 의원은 문 의원과 대척점에 서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당내에서 대표적인 비노(비 노무현) 진영에 속해 있는 김 의원은 대선 패배 후 당이 진로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의원은 지난해 6월9일 전당대회에서도 이해찬 전 대표에 이어 2위에 오르며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했다. 일각에서는 수도권 출신으로 계파색이 옅은 김 의원 같은 인물이 등판해야 지금처럼 혼란한 상황이 수습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자스민
고 김근태 전 의원 부인인 인재근(60) 민주당 의원도 당의 진로나 정계 개편 과정에서 이인영 의원 등 당내외 GT(김근태)계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3선의 중진인 설훈(60) 민주당 의원은 동교동계 출신의 중립적인 인사로 당내 비주류와 주류 간 화합을 주도할 수 있는 적임자로 거론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65년생 뱀띠의 선두주자인 5선 중진의 (48) 의원의 활약이 기대된다. 부친인 고(故) 남평우 의원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뒤 5선 고지에 오른 남 의원은 원조 소장파이자 개혁파로 향후 정국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데 일정 부분 힘을 보탰다는 평가를 받는 정우택(60)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관심 대상이다. 국민의 정부에서 각료를 지냈던 정 의원은 새 정부에서도 내각 참여 가능성이 점쳐진다.

필리핀 출신 귀화 외국인인 (36) 의원은 77년생 뱀띠다. 현실적으로 이 의원의 정치적 역량이나 영향력은 그리 크다고 볼 수 없지만 상징적인 의미에서는 눈여겨볼 만하다.

나성린
이 밖에도 (60) 박민식(48) 이강후(60) 황영철(48) (60) 신동우(60) 정희수(60ㆍ이상 새누리당) 의원, 이목희(60) 정청래(48) 신경민(60) 김태년(48) 최재성(48) 김민기(48) 김춘진(60) 김재윤(48) 전순옥(60) 한정애(48) 장하나(36) 김현(48ㆍ이상 민주당) 의원, 이상규(48) 강동원(60ㆍ이상 통합진보당) 의원 등도 뱀띠해에 태어난 정치인들이다.

, 재기할까

지난 17대 대선에 민주당 대선후보로 출마했던 (60) 상임고문과 (48) 전 강원지사도 뱀띠다. 두 사람은 각각 53년생과 65년생으로 띠동갑이다.

정 고문은 지난해 치러졌던 18대 대선 정국에서 눈에 띄는 역할은 하지 못했다. 당내 역학 구도상 정 고문은 일찌감치 대선 출마의 뜻을 접고 캠프에서 남북경제연합위원장이라는 임무를 부여받긴 했지만 중심축과는 거리가 있었다. 대선은 사실상 친노(친 노무현)그룹이 지휘했다.

정 고문은 지난해 4ㆍ11 총선에서 사지(死地)라 할 서울 강남 을에 출마했다가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에게 석패하는 바람에 원내 진출에 실패했다. 정 고문은 경우에 따라 올해 치러질 재ㆍ보궐선거를 통해 원내 입성을 노릴 수도 있다.

박덕흠
대선 패배 후 친노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도 비노 진영의 한 축인 정 고문에게는 활로가 될 수 있다. 당 안팎에서는 "더 이상 친노는 안 된다"는 성토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비노 진영의 김동철 의원은 최근 평화방송 인터뷰에서 "대선 승리에 공헌한 친박계도 2선 후퇴 말이 나오는데 패한 친노에서 2선 후퇴 말이 안 나오면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냐"고 친노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2010년 6ㆍ2 지방선거에서 현역의원이었던 이계진 한나라당 후보를 잡고 강원지사에 선출됐으나,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취임 7개월 만에 자리를 잃었던 전 강원지사도 '자신의 해'를 맞아 재기를 노린다.

대법원 판결로 이 전 지사는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 만큼 앞으로도 한동안 선출직에 출마할 수 없다. 그러나 앞으로 사면복권 등을 통해 권리가 회복된다면 2014년 지방선거 또는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 등에 나설 수 있다.

이 전 지사는 참여정부 때 충남지사와 함께 '좌 희정 우 광재'로 통했으며,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간판으로 고향에서 출마해 당당히 도백(道伯)에 당선됐을 만큼 정치적 잠재력을 갖고 있다.

안희정
대법원 판결로 지사직을 잃었을 때 이 전 지사는 "모진 바람에 가지가 꺾여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태백산의 주목(朱木)처럼 의연하게 살겠다"며 강한 재기 의지를 다졌다.

'노무현의 남자' 차기 대권 도전?


충남지사 당선 전국 거물 반열에… 여도 합리성과 기획력 후한 점수


2010년 6ㆍ2 지방선거를 통해 충남지사에 선출된 (48) 지사도 '호적상' 1965년생 뱀띠다. 야권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은 2017년 제19대 대선의 잠재적 후보 중 한 명"이라고 꼽는다.

안 지사는 2014년에 4년 임기를 마친다. 안 지사가 한 번 더 충남지사에 도전할지, 아니면 당으로 돌아와 다른 역할을 맡을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

안 지사가 어떤 선택을 하든 제19대 대선이 치러지는 2017년에 그는 52세가 된다. 정치권에서 안 지사를 차기 대선후보로 분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안 지사의 주군(主君)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56세였던 2002년에 대통령에 당선됐었다.

전 강원지사와 함께 '좌 희정 우 광재'로 불리며 참여정부 탄생의 기획을 맡았던 안 지사이지만 노무현 정권 때 아무런 공직도 맡지 못하는 비운을 맛봤다. 안 지사는 17대 대선 참패 후 4개월 만에 치러졌던 18대 총선에서는 공천도 받지 못했다.

문재인
충남 논산 출신인 안 지사는 고교 입학 5개월 만에 5ㆍ18 광주민주화운동에 의혹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계엄사에 끌려갔고 결국 학교를 그만둬야 했다. 검정고시로 1983년 고려대 철학과에 입학한 안 지사는 김덕룡 통일민주당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계와 연을 맺었다.

'노무현의 남자'로 불리면서도 참여정부 때는 임명직을 맡지 못했던 안 지사는 2007년 대선에서 여당이 참패하자 "친노 폐족(廢族)입니다. 죄짓고 용서를 구해야 할 사람들과 같은 처지입니다"라고 토로해 눈길을 끌었다.

참여정부 5년 동안 무관(無冠)으로 지낸 데 이어 2008년 총선에서 공천도 받지 못했던 안 지사이지만, 첫 출마였던 2010년 지방선거를 통해 충남지사에 당선됨으로써 전국적인 거물 반열에 올랐다.

정치권 관계자는 "친노 색채가 강해 보이지만 안 지사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는 상당히 후한 편"이라며 "새누리당 관계자들조차 안 지사의 합리성과 기획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한마디로 다음이 더 기대되는 정치인이 바로 "이라고 귀띔했다.

1917년생 ·1941년생 도 뱀띠였네


고(故) 전 대통령과 대통령도 뱀띠해에 태어났다. 박 전 대통령은 1917년 11월14일, 이 대통령은 1941년 12월19일이 생일이다. 두 사람간의 나이차는 24세.

김한길/연합뉴스
1961년 5ㆍ16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 전 대통령은 1979년 10월26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게 시해될 때까지 사실상 18년 동안이나 권좌에 앉아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제5~9대 대통령을 지냈다.

1987년 제13대 이후 실시되고 있는 5년 단임제 대선에서 역대 최다 표차 승리(530만 표) 기록의 주인공인 대통령은 5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오는 2월에 퇴임한다.

이 대통령은 여러 '도덕적 논란' 속에서 취임했음에도 직선제 대통령 가운데 집권말기 권력누수현상(레임덕)이 가장 약했던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 같다.

이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집권말기에도 여당에서 탈당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우여곡절이 있긴 했으나 권좌도 같은 당의 박근혜 당선자에게 넘겼기 때문에 비교적 '순탄하게' 임기를 마무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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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