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하미술관'Neue Empiriker'그룹전'기억의 정치' 타이틀로기억의 다양한 편린들예술적으로 재해석

오윤석 'hidden memories 1203'
인간에게 '기억'은 삶과 사회에 어떤 의미로 존재할까? 기억이란 사전적으로 과거의 경험에 대한 인식 내지 생각으로 정의할 수 있지만 개인의 실존과 나아가 동시대와의 관계성과 연결될 때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기억의 다양한 편린들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공감을 이끌어낸 전시가 서울 종로구 부암동 자하미술관에서 1월27일까지 열린다. "신경험주의자들"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해 예술적인 이슈에 대한 가능성을 가지고 현실에 대한 시각적 사유를 종합해보고자 하는 '노이에 엠피리커'의 두 번째 그룹전으로 '기억의 정치'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이번 전시는 개인의 직접적인 감각적 표상들이 삶의 지표들로 개념화 되고, 개념과 개념의 조우와 충돌이 우리 삶의 관계들을 심화시켜주게 됨으로 인해 예술적으로 확장적인 개념적 공동체가 구성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예술가 개인의 작품은 그들의 기억 속에서 하나의 감각적 축적물로부터 시작되므로 자연스럽게 개인적 삶의 회상과 이 사회의 집단적 기억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 기억은 개인의 마음속의 전시장을 구성한다. 기억을 통해 직접적인 경험과 이차적인 경험들의 결과로서 탄생하는 개념적인 구성체가 예술계라는 지평을 만들어내고, 그 예술계 안의 작품들은 우리 사회의 저변에 드러나지 않고 잠재되어 있는 삶의 비가시적인 영역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체적인 감성적 지표들로 드러나게 된다.

남진우 'Clown Soldier'
'기억의 정치'는 다양한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양태들이 우리 삶의 판단에 개입해 영향을 줌으로써 나타나는 대상과 그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착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미학적 판단의 가능성을 제고한다.

이번 전시는 우리의 기억이 삶의 직접적인 진실들과 훨씬 가까이 있다는 관점에서 구체적 보편성을 찾으려는 행위의 여정이고 실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종진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