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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남권 국무총리·친박 최소화… '탕평 내각' 꾸린다

● 박근혜 정부 첫 조각은
한광옥·진념 등 총리 물망… 친이·진보인사 발탁 가능성도
장관은 전문성 최우선… 관료 출신 승진… 학계도 중용
친박은 청와대 참모진으로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새누리당 지도부와 함께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조각(組閣) 내용에 정치권의 모든 이목이 쏠려 있다.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본격 출범하자 정가에서는 다음 인선인 정부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에 누가 들어가느냐에 안테나를 곧추 세우고 있다.

물론 박 당선인이 인선에는 철통 보안 원칙을 유지하고 있어 누가 총리에 오르는지, 어떤 진영의 인사들이 대거 장ㆍ차관에 기용될지는 짐작하기 어렵다. 특히 박 당선인은 인사 원칙으로 ▦인사 천거 말고 부탁도 금지 ▦인수위와 청와대 인사는 별개 ▦내각 인선에 논공행상 반영 안될 것 ▦인사 정보 사전 누설 금지 등을 제시한 바 있다.

때문에 주변에서는 '장님 문고리 잡기' 식으로 박 당선인의 인선을 그려볼 수 밖에 없다. 측근들도 제대로 아는 이가 없는데다, 일부 아는 내용이 있더라도 박 당선인 눈 밖에 날까 봐 철저히 자체 입 단속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차기 정부의 내각을 예상해 볼 수 있는 단서는 있다. 박 당선인이 그 동안 대선 과정에서 밝힌 인사 방향과 그간 당 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단행한 인사의 흐름을 보면 어렴풋이 실마리가 잡힌다.

먼저 인사청문회 통과할 수 있는 자격이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사실 박근혜 정부의 안착 여부는 취임 전에 결정될 수 있다. 박근혜 정부 초대 총리를 비롯한 각 부처 장관들이 인사청문회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하게 될 경우 야권의 거센 공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명박정부에서도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신자, 영남출신) 내각이란 비아냥과 함께 일부 장관 후보들이 야당의 현미경 검증에 걸려 낙마하기도 했다.

차기 정부도 이 같은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인수위 출범을 앞두고 단행된 대변인단 인사에서 윤창중 대변인을 임명해 야권은 물론 언론에게도 호되게 당한 바 있다.

박 당선인으로서는 윤 대변인 임명 과정이 약(藥)이 된 측면이 있다. 이로 인해 인수위 인선이 당초 예정보다 1주일가량 늦어지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윤창중 효과'에 따라 박 당선인이 더욱 인선 과정에서 심혈을 기울일 수 있었다.

하지만 임시직이나 다름없는 인수위 인선은 예고편에 불과하다. 다음달 발표될 총리와 차기 정부 첫 장관들의 인선을 놓고 야권은 벌써부터 눈을 부릅뜨고 있다. '하나만 걸려라'하는 분위기다. 박 당선인의 총리와 정부 내각 인사, 청와대 비서진 인선에 더욱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첫 총리는 상징성+실무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총리는 박 당선인이 선거 기간 내내 강조한 국민대통합 정신을 구현할 상징성과 실제 내각을 이끌 능력을 갖춘 실무 능력을 겸비한 인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차기 정부의 총리는 이전 정부에 비해 더욱 막강한 권한과 책임을 지니게 된다.

책임총리제에 준하는 임무가 주어지는 데다 총리 부인의 경우 과거 영부인이 했던 외교 사절 부인들의 방한 시 이를 접대해야 하는 역할도 맡겨진다. 상징성을 떠나 실무적 뒷받침이 더욱 중시되는 이유다.

박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탕평 인사를 강조해왔다. 더구나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지했던 48%의 국민의 상실감도 달래야 할 상황이다.

따라서 총리는 비 영남권 인사가 될 것이란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특히 박 당선인이 탕평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호남 출신 인사가 먼저 꼽힌다. 이 경우 대선 때 새누리당에 입당하며 적잖은 공을 세운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과 진념 전 경제부총리, 강봉균 최인기 전 의원 등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이들은 김영삼 김대중 정부 장관급 공직을 지낸 공통점이 있다.

전북 전주 출신의 한 위원장은 김대중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과 민주당 대표를 지냈고 진 전 부총리는 전북 부안 출신으로 김영삼 정부 때 노동부 장관, 김대중 정부 때 기획예산처,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냈다.

강 전 의원은 전북 군산 출신으로 김영삼 정부에서 정보통신부 장관, 김대중 정부에서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냈고 최 전 의원도 김영삼 정부에서 농림수산부 장관을, 김대중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냈다.

이들 외에 박준영 전남지사를 거론하는 이도 있다. 실제 박 당선인 측은 선거 기간에 박 지사를 호남 출신 총리 러닝메이트 후보로 검토한 바 있다. 더구나 박 지사는 이미 3선 지사라 다음 선거의 출마 자격이 없는 데다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와 가깝다는 이점도 있다. 또 호남 출신의 정갑영 연세대 총장과 김윤수 전 전남대 총장 등도 오르내린다.

깜짝 인사 가능성도

호남 출신이 아닐 경우 비영남권이라면 충청 출신이나 수도권 인사들도 대상이 될 수 있지만 탕평 내각이란 의미에는 반드시 지역적 배려에만 국한돼 있는 것은 아니다. 진보 진영 인사도 중용될 수 있고 한 때 각을 세웠던 친이계 인사들도 이름을 올릴 수 있다.

김종인 전 청와대 수석이 심심찮게 총리 후보로 거명되는 것은 호남 출신에다 진보적 색채를 띠는 경제민주화 정책을 주도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대선 과정에서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 여권 고위관계자들과 종종 마찰을 빚으며 박 당선인을 힘들게 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김 전 수석을 총리로 앉혔다가 경제민주화 정책 추진과 관련해 혹시 자기 주자안 앞세울 경우 정부 입장이 곤란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깜짝 인사 차원에서 문재인 전 후보 캠프나 안철수 전 후보 캠프에서 일했던 사람을 기용할 가능성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정권의 기틀을 잡아나가야 할 출발점임을 감안하면 그다지 설득력 있게 들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보수정권이란 이미지 완화를 위해 지나치게 보수 색채가 강한 인사는 총리 후보감에서 제외될 것이 분명하다. 더구나 헌법재판소장에 이동흡 전 재판관이 지명되면서 헌재의 보수화 바람이 더욱 강해지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있는 상황이기에 그렇다.

때문에 탕평의 또 다른 방향으로 진보나 중도인사를 찾기 어렵다면 친이계 인사를 재등용하는 방법도 고려될 수 있다. 여기엔 이미 까다로운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을 통과한 인사라는 플러스 요인도 있다.

실제 이명박 정부의 첫 총리에 한승수 전 의원이 발탁된 배경에는 다른 후보감이 줄줄이 자체 인사검증시스템에 의해 탈락됐기 때문이란 소문이 무성했다. 박 당선인 입장에서도 총리 후보감이 마땅치 않으면 현정부 각료 중 총리 후보를 고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경우 현역 의원 시절 여당 내에서 친박 인사로 분류됐던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나 외교 통상 업무 강화를 위해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카드로 쓰여질 수 있다.

박 당선인은 책임총리제 실현 차원에서 총리에게 국정 운영의 상당 부분을 맡길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국정 운영 경험이 없는 학자 출신보다는 관료 출신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 켠에서는 박 당선인이 민생 회복을 제일 과제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경제 전문가가 필요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장관 임용 기준은 전문성

장관급 인선은 기준은 전문성이 가장 강조된다는 점에 이견이 없다. 이미 인수위 인선에서도 박 당선인은 이 같은 철칙을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전문성이 없으면 아무리 공신이라도 인사에서 배제될 수 있다. 친박 출신의 당 관계자들에게는 이 부분이 적잖이 가슴 아픈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현직 관료 출신의 승진 인사가 다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해당 분야의 전문성이라면 그 부처 국장급 이상 간부가 가장 뛰어나다고 볼 수 있으니 그렇다.

또 학계 출신의 등용도 가능성이 있고 법조계나 언론계, 문화계 인사도 유관 부처 등용이 이뤄질 전망이다.

친박계 전ㆍ현직 의원이나 당료의 경우 자기가 자신 있는 전문 분야라면 장ㆍ차관 자리를 노려볼 수도 있다. 가령 경제통으로 분류되는 전 현직의원들의 관련 부처 입각이나 법조인 출신 의원들의 법무부 입성은 가능할 듯 하다.

다만 장관 인선에서도 중시 될 부분은 지역적 형평성이다. 아무래도 친박 출신이 대구ㆍ경북(TK) 등 영남권 인사가 많기 때문에 내각 인선에서도 약간의 손해는 불가피하다. 그나마 친박 인사들이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하지 않은 상태에서 박 당선인을 배출한 게 위안 거리다. 입각의 길이 원천봉쇄 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상당수 친박 공신들이 노려볼 수 있는 곳은 어딜까. 바로 인사청문회란 절차가 필요 없고 상대적으로 당선인과 가까운 사람들이 기용되는 청와대 참모진 자리다.

대통령실장에서 청와대 정무, 홍보, 총무, 부속실 등은 상당수 친박 측근들이 차지할 공산이 크다.

단 국정원장 인사만큼은 박 당선인이 가장 심혈을 기울일 것이 분명하다.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정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가장 믿을 만한 인사가 기용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친박계 인사가 중용될 수도 있고 전직 국정원 차장을 지낸 한 측근 인사가 발탁될 수도 있다.

현재 박 당선인 측은 청와대 인사 담당 팀과 긴밀한 협조 속에 인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ㆍ차관 후보에 오른 명단을 청와대가 박 당선인 측으로부터 건네 받아 검증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에 따라 박 당선인이 이달 중순을 넘어 검증 결과를 보고 받게 되면 그 이후 총리를 포함한 장ㆍ차관 인선에 본격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우선 1월 말 국무총리 후보와 대통령실장 후보를 발표한 뒤 이들과의 협의를 거쳐 2월 초 장ㆍ차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공개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총리와 장관후보자들에 대한 청문회는 2월 중순에 마무리돼야 2월25일 새 정부 출범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시일이 다소 촉박한 편이다.

그러나 윤 대변인 문제로 철저한 인사 검증이 요구되는 만큼 총리를 포함한 새 정부 조각 시기가 다소 늦춰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만일 박 당선인이 염두에 두고 있던 주요 후보군이 인사 검증에 걸려 낙마할 경우 새 정부 각료 인선이 다소 의외의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다. 탕평책이 깨질 수도 있고, 함량 미달 인사가 대거 추천될 수도 있고, 친박 공신들의 다수 등용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새 정부는 출범부터 야권 및 재야 시민단체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렇듯 새 정부의 운명은 첫 인사에 달려 있다고 해도 크게 지나친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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