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캄보디아 국경 맞닿아 크메르 유적 고스란히 보존도예·수작업 실크 등 전통 간직 때묻지 않은 무공해 삶 공존
동남아 여행자들은 최근 캄보디아를 넘어 라오스, 미얀마까지 여행의 발걸음을 넓히고 있다. 때묻지 않은 자연과 토속적인 문화 그리고 순박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염원에서다. 태국 동북부의 잇산에서 그런 바람과 마주치게 된다.
잇산지역은 라오스, 캄보디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두 나라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유적을 남긴 크메르 제국의 주요 도시가 세워졌던 곳으로, 캄보디아와 가까운 남쪽지역에는 크메르 유적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길가에서 만난 사람들은 캄보디아와 라오스 방언을 섞어 쓰기도 한다.
크메르 제국의 온기가 남아 있는 땅
방콕에서 잇산 지역까지는 버스로 불과 4시간 가량 달리면 된다. 앙코르와트와 유사한 크메르 유적을 태국에서 조우한다는 것은 분명 예상 밖의 일이다. 도심 속에서 발견하는 불교 사원들에만 익숙했던 사람들은 이산 지방의 관문인 나컨랏차시마를 기점으로 12세기 융성했던 옛 제국의 속살을 들춰볼 수 있다. 나컨랏차시마에서 동쪽 부리람지역으로 향하면 파놈릉 유적, 북쪽으로 향하면 이 펼쳐지는데 이 일대는 예전 크메르 제국의 지배 아래 있던 고장으로 태국 내 크메르 유적으로는 최고의 건축미를 뽐내는 곳이다.
은 오래된 탑, 성벽과 작은 마을이 옹기종기 어우러져 있다. 신전을 에워싼 성벽 터 안에 작은 시내가 조성됐다. 게스트 하우스도 있고, 경찰서, 시장도 들어서 있다. 피마이의 크메르 유적이 독특한 것은 신전들이 대부분 동쪽을 바라보고 세워진 것과 달리 유독 이곳 신전은 남쪽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남문인 프라투차이 방향에는 옛날 앙코르 왕도로 통하는 옛 도로가 남아 있어 옛 왕조에 대한 추종과 열망을 추측케 한다.
장인들의 혼인 서린 전통마을들
잇산 남부지역에는 도자기 마을, 실크 마을 등 이 지역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전통마을들도 산재돼 있다. 나컨랏차시마 남쪽의 단크위안은 도예마을로 유명한 곳이다. 단크위안은 250년전 몽족이 이곳에 이주하면서 주변의 질 좋은 흙을 이용해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조성됐다. 도자기 만드는 과정을 들여다 보면 자기를 빚고 유약을 바르며 가마에서 구워내는 작업이 우리네 것과 유사한 점이 많다. 단 외형에 있어서는 물고기나 짐승의 모양을 한 이 지역의 개성이 담긴 도자기들이다.
부리람을 거쳐 수린으로 들어서면 태국 전통 실크를 만들어내는 마을을 만난다. 반타싸왕 마을은 요크통 실크로 알려진 곳인데 천연 실크에 천연 염색 과정을 거쳐 일일이 손으로 실을 짜낸다. 네 사람이 하루에 5~6cm의 천만 짜낼 정도로 정교하고 오랜 수작업이 실크를 만드는데 소요된다. 이곳 장인들은 태국에서 열린 APEC 정상회담때 각국 정상들이 입은 실크 옷을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수린의 반따크랑 마을에서는 촌부들이 코끼리를 향해 직접 행하는 다양한 의식을 엿볼 수 있으며 코끼리를 타고 마을 사람들의 생활상을 구경하는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여행팁
가는길=잇산지역으로 향하는 직항편은 없다. 대부분 방콕을 경유해야 한다. 방콕에서 나컨랏차시마까지는 버스로 약 4시간, 열차로는 약 5시간이 소요된다. 동쪽인 우본라차타니까지 항공편(1시간)으로 이동한뒤 수린, 부리람을 거쳐 나컨랏차시마로 이동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에는 라오스와 잇산지역을 묶어 여행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
음식, 숙소=전통적인 태국음식 외에도 잇산의 향토 음식인 찐 카오니아오를 맛본다. 찹쌀을 쪄서 만든 이 지역 사람들의 주식으로 단맛을 낸다. 잇산지역은 태국 내에서도 좋은 쌀이 나는 곳으로 쌀로 만든 음식이 유독 신선하고 맛이 좋다. 나콘랏차시마와 방콕 사이의 촉차이 농장에서 운영하는 텐트숙소는 자연 속에서 하룻밤 묵는 독특한 체험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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