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카데미상 후보작 국내 개봉 언제쯤…

할리우드 최대 영화 축제인 아카데미 시상식이 내달 24일(현지시간)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이달 초 아카데미협회가 후보들을 발표한 가운데 국내 극장가도 바쁘게 움직이는 중이다. 이른바 '아카데미 효과'를 노린 국내 미개봉 작품들이 국내 관객을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비스트'(감독 벤 제틀린ㆍ수입 ㈜마운틴픽쳐스ㆍ개봉 2월7일)와 '실버라이닝 플레이북'(감독 데이빗 O.러셀ㆍ수입 ㈜누리픽쳐스ㆍ개봉 2월14일)은 내달 국내에서 베일을 벗는다.

'비스트'의 주인공 쿠벤자네 왈리스는 역대 최연소 여주주연상 후보로 노미네이트됐다. 세계의 끝자락에 있는 섬에서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아가던 6세 소녀 허쉬파피(쿠벤자네 왈리스)의 모험담을 담았다. 소녀를 통해 삶과 자연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선댄스영화제에서는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고 칸국제영화제에서는 황금카메라상을 거머쥐었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은 8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오스카상의 보수적인 성향, 로맨틱 코미디란 장르 등을 따져볼 때 경이로운 기록이다. 그만큼 범상치 않다. 아내의 외도를 목격한 후 망상증에 시달리는 남자 팻(브래들리 쿠퍼)과 남편을 잃고 무질서하게 살아가는 여자 티파니(제니퍼 로렌스)가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가는 과정을 담았다. 북미 현지에서는 롱런으로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3월은 빈 라덴과 악덕 농장주의 대결이다. 3년 전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최초의 여성감독 캐서린 비글로우는 차기작 '제로 다크 서티'(수입 유니코리아문예투자㈜ㆍ개봉 3월7일)를 내놨다. 이번에도 작품상 등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9.11 사건 이후 빈 라덴의 행적을 추적하기 위한 CIA요원들의 10년간의 검거 작전을 담았다. 주연 제시카 차스테인은 전초전인 골든글로브에서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타임지가 정한 '올해 최고의 영화'로 꼽히는 등 평단의 반응이 특히 좋아 기대감이 높다.

'장고:분노의 추적자'(수입 소니픽쳐스릴리징월트디즈니스튜디오스코리아㈜ㆍ개봉 3월예정)는 작품상 등 5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무엇보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신작이란 점에서 팬들을 설레게 한다. 노예 신분에서 해방돼 현상금 사냥꾼이 된 장고(제이미 폭스)가 노예로 팔려간 아내를 구하기 위해 악덕 농장주 칼빈 캔디(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대결을 담았다.

'링컨'(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은 작품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등 총 12개 부문에 후보로 지명돼 올해 아카데미 최다 후보가 됐다. 링컨 역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수상할 경우 '나의 왼발'(1990) '데어 윌 비 블러드'(2008) 이후 세 번째로 오스카상을 품에 안는다. 노예 해방을 두고 벌어지는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과 그의 각료들의 내적 갈등을 담았다. 링컨을 냉철한 정치인으로 재해석했다. 미국적인 정서를 선호하는 지난 아카데미의 전적 덕분에 가장 유력한 작품상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아쉽게도 국내 개봉은 미정이다.

지난달 19일 개봉한 '레미제라블'(감독 톰 후퍼ㆍ수입 UPI코리아)은 무서운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달 넘도록 박스오피스 순위권을 지키며 누적관객수 550만 명을 돌파했다. 국내 뮤지컬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보유한'맘마미아'를 가볍게 제쳤다.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주제가상 등 총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골든글로브 크리틱스초이스 등 전초전에서 승승장구해 아카데미에서의 성적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윤지기자 jay@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