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동포들 담배판매회사 CT&G 설립거대기업 PPP 시행으로 동포 편의점주 생존 위협자체 브랜드 생산 나서 Gangnam, c38, MIDAS 신제품 3종 선보여

캐나다 동포들이 출시한 ‘Gangnam’등 담배.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거주하는 동포들이 캐나다한인담배회사(CT&G)를 세워 담배 판매에 나선다. CT&G는 오는 15일 버지니아 블렌드 타입의 담배 Gangnam, c38, MIDAS 등 3종류의 제품을 처음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재외 동포들이 담배판매회사를 설립하고 독자적인 브랜드 제품을 생산ㆍ판매에 나서는 것은 초유의 일로, 캐나다를 비롯한 북미 동포사회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CT&G와 캐나다 전국편의점업주협회(CCSRA) 대표를 맡은 한인 강철중(54)씨는 4일 주간한국과의 전화 통화에서 "담배 수요자에 맞춰 3종의 담배를 선보인다"며 "담배 품질, 이름, 포장 디자인 등을 우리가 모두 결정해 캐나다 담배제조사에 위탁(OEM) 생산 방식으로 도‧소매상에게 공급한다"고 밝혔다. 신제품 중 프리미엄급 Gangnam‧MIDAS와 레귤러급인 c38은 모두 최상급 버지니아 담뱃잎을 사용해 품질이 좋으면서도 가격은 중저가로 책정됐다.

강 대표는 "담배 이름 중 'Gangnam'은 전 세계적으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열기가 높은 것을 반영한 것이고, 'c38'은 온타리오주 전역에 분포돼 있는 38명의 주주를 기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 'Gangnam'이 노래뿐만 아니라 서울과 대한민국을 알리는 이름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한인들이 CT&G를 설립하게 된 것은 지난 2010년 11월 캐나다 담배 시장을 장악한 거대기업이 소매상 가격 차별화 프로그램(PPP)를 시행해 동포 편의점 경영주들에게 생존 위협을 안겨주면서 부터다. 당시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사는 영세 편의점에 담배를 비싸게 공급하기로 했으며 이에 한인들이 항의하다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인 38명은 BAT에 '불공정 가격정책의 철폐'와 '편의점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항의 시위에 나섰고, 주류 언론에 항의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또한 연방공정거래위에 제소, 정치인에게 탄원서 보내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BAT의 부당한 행태를 알리고 생존권을 주장하는 활동을 전개했다.

강철중 대표
이와 병행해 한인들은 자구책 마련에 나서 뜻있는 한인동포 경영주들과 함께 수입판매법인 KTI&W(Korean Tobacco Import & Wholesale)를 설립하고 첫 단계로 KT&G(구 한국담배인삼공사)로부터 한국 담배의 수입 판매를 추진했다. 그러나 막판에 한국담배 수입이 무산되자 캐나다내 담배제조회사를 세워 자체 브랜드 주문자 생산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를 위해 온타리오 한인실업협회(회장 강철중)는 2011년 7월 사업 승인을 시도했으나 부결되자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그해 10월 온터리오주 정부에 담배 홀세일러 허가(Tobaco Wholesaler's Permit)를 재신청, 마침내 2012년 3월 주정부로부터 담배도입허가를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이어 5월에 CT&G가 정식 출범하고 10월 시가 면허(Collector of Cigar License)를 추가 취득함으로써 명실상부한 담배회사의 골격을 갖추게 됐다.

강 대표는 "당시 불가능하다고 여긴 일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 큰 화제가 되면서 동포사회는 물론 타 민족 사회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었다"고 말했다.

한인 동포들이 BAT의 불공정 가격 정책에 맞서 생존권 차원의 담배도입허가를 얻어내기까지에는 중국 편의점협회의 참여도 큰 힘이 됐다.

CT&G의 사업 추진과 관련, 강 대표는 "올해는 먼저 온타리오주에서만 판매하고 내년부터는 밴쿠버와 퀘벡주 등 캐나다 전역과 중국, 동남아, 중남미 등에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한인 동포 자체 브랜드 담배가 캐나다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한인 동포는 물론 타민족 영세 편의점 경영주들에게도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게 됐다.

● 인터뷰
"최고 품질 싸게 공급… 캐나다 전역 확대할 것"



- CT&G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캐나다 담배 시장의 거대기업인 임페리얼 담배회사(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사 모기업)가 가격차별화 프로그램(PPP)으로 동포 편의점 경영주 들에게 피해를 준 게 계기가 됐다. 동포 편의점들에게 담배는 가장 큰 수입원인데 이것을 빼앗기면 생존권을 위협받게 된다."

- 실제 동포 편의점의 피해 정도는?

"담배 판매가 수입원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가격 차별화로 피해를 입은 동포 편의점 중에 문을 닫는 곳이 계속 늘어났다. 온타리오 주 뿐만 아니라 캐나다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였고, 때문에 생존권 차원에서 CT&G를 설립하게 됐다."

- 캐나다에서 타민족이 담배도입허가를 얻어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그렇다. 모두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이뤄냈다고 말한다. 동포들의 노력과 단합된 힘, 타민족 편의점 경영주들의 동참, 온타리오 주정부의 합리적인 결정 등이 결합돼 소기의 성과를 냈다"

- 기존 메이저 담배회사와의 경쟁이 관건이 될텐데

"최고급 품질의 담배를 보다 싸게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38명의 주주를 중심으로 세일즈, 홍보 등 1인다역을 하는 등 경쟁력을 갖추는 방안도 마련해뒀다."

- CT&G의 향후 사업 계획은?

"우선 온타리오주 중심으로 판매하고 점차 밴쿠버와 퀘벡주 등 캐나다 전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중국과 동남아, 중남미, 아랍, 아프리카에도 판매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국에서도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박종진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