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아트스페이스, 박성태 개인전 '탐영(貪榮)'인간의 본질과 존재… 진정성 짙은 시각예술로형형색색 황소개구리 통해 욕망의 경각심 일깨워

Myth 神話
인간의 본질 혹은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진정성 짙은 시각예술로 풀어온 설치작가 박성태가 인간의 본성 중 하나인 '욕망'을 주제로 독특한 방식으로 관객과 소통한다. 서울 인사동 공아트스페이스에서 2월28일까지 열리는 '탐영(貪榮)'전을 통해서다.

작가는 그동안 평면, 종이부조 및 입체, 동유화, 테라코타 등 다양한 형식의 실험적 작업들을 해왔는데, 최근에는 철망이라는 독특한 물성을 사용한 설치작업들을 선보였다. 사실 철망은 작가가 지난 10여년 변함없이 써온 재료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철망작업의 연장선상에서 형형색색의 황소개구리를 등장시켜 인간의 욕망을 은유한다. 황소개구리는 자신과 동종의 양서류는 물론 다른 종까지 탐하며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종으로 알려져 있다. 황소개구리의 생태계를 뒤집는 행위들이 작게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양심에 반하는 개인적 행위와 더 나아가서는 거대 권력의 탐욕과 욕망으로 대체된 대상처럼 보인다.

전시에서 황소개구리들은 붉은 선들이 사방을 가로지르는 암흑의 공간 속에서 특정 지점을 향해 맹목적으로 헤엄쳐 나가는 형상을 하고 있다. 작가는 목표를 향해 어지러이 유영하는 황소개구리의 모습을 통해 과도한 욕망을 가진 인간과 그로 인한 충돌이 벌어지는 과욕의 역사와 현장을 비유적으로 담아내는 듯하다. 특히 형광으로 발광하는 황소개구리의 모습은 욕망에 차오른 인간의 모습을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내 보인다.

다양한 재료와 폭 넓은 조형언어로 현상이 아닌 '본질'에 주목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특유의 예술적 언어로 잘못된 욕망이 파생시킬 아픔과 혼란에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02-730-1144



박종진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