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전쟁 2라운드전문점 전국 1만5천여개 매출 규모 올 4조원 전망 831점포 카페베네 급성장북존·인터넷·토론방에 푸드마켓·공연장까지 결합 차별화 전략 분주

커피 시장의 뜨거운 열기가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있는 가운데 커피는 이제 우리 생활의 필수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커피전문점의 수는 날로 늘고 있어 한 집 건너 하나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원초과'로 인한 추락현상이 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원두커피 판매량은 날로 늘고 있어 한동안 커피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커피가 전례 없이 유행하면서 커피믹스 소비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최근 업체마다 앞 다퉈 원두커피믹스를 출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커피에 대한 다양한 소비가 늘어나면서 커피시장을 둘러싼 업체 간 '커피전쟁'도 점차 격화되고 있다.

10년만에 10배 성장

무역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커피 원두 수입액은 5억 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렇다고 아직 최고점을 찍은 것은 아니다. 선진국의 경우 원두커피 소비 비중이 전체 국민의 약 70~90%에 이른다. 이와 비교하면 아직 국내 커피 시장은 훨씬 더 성장할 여유가 남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 한국의 1인당 커피 소비량은 1.9kg로 유럽(4.8kg), 미국(4.1kg), 일본(3.4kg) 등 선진국 커피 소비량에 크게 못미친다.

반면 커피시장에서 커피전문점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전국 커피전문점은 1만5,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지적이 일고 있지만,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전혀 아랑곳 하지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신(新) 메뉴와 매장리뉴얼 등 새로운 무기를 챙겨들고 '공격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선 올해 펼쳐질 '커피전쟁 2라운드'에 긴장한 빛이 역력하다.

국내에 '커피전문점'이 상륙한 것은 1990대 후반으로 알려진다. 1998년 할리스에프엔비가 강남에 '할리스커피 1호점'을 내면서 국내 첫선을 보였다. 이듬해 스타벅스가 이화여대 인근에 1호점을 열면서 소위 '별다방(스타벅스) 신화'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규모는 연 2,700억원에 불과했다. 커피시장의 주류 제품도 원두가 아닌 소위 '봉지커피', 즉 '믹스커피'였다.

하지만 2011년 기준, 커피전문점 시장은 2조8,000억원 규모를 과시하고 있다. 2006년 1,254개에 불과하던 커피전문점도 7년 새 1만5,000여개로 증가했다. 10여년 만에 10배 가량 성장한 것이다.

토종 브랜드 선전

국내 커피전문점 역사는 불과 10여년으로 일천하지만, 기간에 상관없이 커피전문점은 우리나라 커피시장의 판을 새로 짜며 승승장구해왔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커피시장(2011년 기준)은 커피믹스(1조1,000억원), 커피음료(8,700억원), 커피전문점(2조4,000억원) 등을 포함해 4조3,7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 중 커피전문점은 2010년 1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4,000억원으로 60% 이상 성장했고, 드디어 올해는 4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최근 2~3년 사이 스타벅스를 비롯한 다국적기업이 차지하던 시장점유율을 카페베네 같은 국내 토종 브랜드들이 앞서고 있어 주목된다. 2008년 문을 연 카페베네의 경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해 현재 국내 최다 매장 수를 자랑하고 있다.

카페베네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전국 831개의 가맹점을 보유하며 다국적기업인 스타벅스의 점포수를 앞지르고 1위를 지키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페베네는 2011년 매출액만 1,679억원으로 2010년(1,010억)보다 66%에 영업이익 172억원으로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커피전문점 업체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엔제리너스 765개, 이디야커피 760개, 스타벅스 473개, 할리스커피는 396개 등의 매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정이 이쯤되다 보니 일각에선 커피전문점 시장의 '포화상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커피전문점 증가 추세는 좀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창업전문가들은 이같은 증가추세 저변에는 그만큼 고급 커피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한다. 실제 점심은 김밥 한 줄로 때우더라도 커피는 편안하게 앉아 즐기면서 충분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커피전문점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커피전문점의 진화

이 때문에 커피전문점 업체들은 매장을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선 또 다른 '만남의 공간'으로 진화시키며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커피전문점의 단순한 메뉴구성을 보완한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엔 '혼합형 카페', 즉 무엇이 됐든 다양한 볼거리와 소비거리․먹을거리가 있는 '멀티카페'가 각광을 받고 있다. 아이스크림, 초콜릿, 티, 과일음료 등 메뉴를 다양화하고 거기에 인터넷방, 북존, 토론방 등의 편의 시설을 구비한 형식으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푸드마켓형 카페'도 주목된다. 음료의 원재료들을 매장에서 함께 판매하거나, 직접 조리한 스파게티 등을 판매하는 식이다. 음악 스튜디오, 공연장 등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매장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굴지의 프랜차이즈 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지적에 대해선 일정부분 동의한다"면서 "하지만, 시장의 '포화'는 자연스럽게 시장의 '변화'를 모색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여러가지 형태의 카페가 등장하면서 또 다른 형태의 커피전문점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면서 "이제 커피전문점은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가족단위 고객들도 찾는 등 저변 확대가 이뤄진 상황이다. 업체들이 경쟁력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그런 점에서 커피전문점 시장은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올해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신메뉴와 색다른 아이템 개발로 보다 공격적인 신규출점을 추진하겠다며 잔뜩 벼르고 있다.

달콤쌉싸름하지만 뜨거운, '커피전쟁' 2라운드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TIP] 원두커피 즐기는 법



한번 끓여 냄새 없앤 수돗물 85~96℃ 사용
커피가루 8~10g에 물 150cc가 적당

보다 맛 좋은 커피를 만들려면 커피원두의 성분을 균형 있게 추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 커피의 성분이 골고루 녹아 나올 수 있는 조건은 물의 온도와 물과 커피가루의 배합비, 추출시간이라 할 수 있다.

커피 물과 온도

커피의 맛을 좋게 하는 물은 신선하고 불순물이 없어야한다. 따라서 센물보다 단물을 쓰되 눈에 보이지 않는 불순물을 약 1시간 동안 가라앉힌 뒤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수돗물은 소독약 냄새가 나므로 한번 끓여서 냄새를 없앤 뒤에 사용하도록 한다. 그밖에 약수와 같은 생수는 광물질의 함량이 많아 적당치 않다. 또 한번 끓인 보리차는 이물질이 녹아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커피물의 온도는 물이 끓기 바로 전인 85∼96℃이다. 카페인은 열에 약하므로 100℃이상의 물을 사용하면 커피 속의 카페인이 변질되어 좋지 않은 쓴맛이 남게 되고, 70℃이하의 물은 탄닌의 떫은맛을 남긴다. 한번 추출한 커피는 잔에 담을 때 온도가 66℃ 안 밖이 알맞다.

커피와 물의 배합

배합비란 커피와 물의 비율을 말한다. 대부분 자신의 기호에 맞추지만 원두커피의 본래 맛을 살리는 이상적인 비율은, 드리퍼를 기준으로 하여 레귤러 커피 100∼120cc를 만들 때 커피가루 8∼10g, 물 150cc이다.

추출시간

커피의 맛을 결정하는 변수는 추출시간이다. 추출이란 체에 물을 걸러 내듯이 물이 커피가루의 단면을 스치면서 녹인 성분이 물과 함께 빠져 나오도록 하는 일이다. 이때 걸리는 시간은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아야 한다. 너무 짧으면 커피의 맛과 향이 충분히 추출되지 않고 반대로 길면 커피 맛을 살리는 유효성분 이외의 불필요한 성분까지 추출되어 색깔이 탁하고 맛이 없다.



윤지환기자 jj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