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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이명박 '최후의 전쟁'

● 4대강 등 MB 주위 전방위 수사… MB 검찰 소환 가능성도 배제 못해
공정위 4대강 입찰과정 조사… 검찰 원세훈 특별수사팀 구성
MB 측근 해외비자금 추적… BBK·도곡동땅도 다시 '꿈틀'
  • 공정위와 검찰 등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주위를 강도 높게 수사하고 있다. 사진은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의 박근혜(왼쪽)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MB측 관련 의혹 전방위 수사…MB 소환 가능성 배제 못해

지난해 18대 대선을 앞두고 수면 아래서 치열하게 전개됐던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MB) 전 대통령 간의 ‘운명을 건 전쟁’이 대선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달라진 건 ‘칼자루’의 주인이 바뀐 것이다. 또 하나 이 전 대통령의 칼이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한데 반해 박 대통령의 칼은 무시무시한 힘을 예고하고 있다.

모두가 미래권력(박근혜)이 현재권력(이명박)에 승리한데 따른 결과로 벌써부터 이 전 대통령 주위엔 칼바람이 불고 있다. 4대강사업에 대한 사정기관과 정치권의 전방위 추적, 원세훈 전 국정원장 의혹 수사, 신한은행 사건 재수사,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의 구속 연장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 사건은 이 전 대통령과 직접 관련이 있거나 이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 연루됐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 이 전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 최근 국세청의 해외비자금 조사 대상에 이 전 대통령 측과 관련된 부분이 포함됐다는 소문이 있고, 2007년 대선 당시 최대 이슈였던 BBK 사건과 도곡동 땅 문제가 다시 꿈틀대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이른바 ‘MB맨’들의 잇따른 공직 사퇴와 교체, 이들에 대한 검찰 수사 가능성은 이 전 대통령을 간접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이들 사안은 ‘박근혜-이명박 전쟁’의 후유증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두 전ㆍ현직 대통령의 문제를 넘어 국가,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이 불어닥칠 수도 있다.

박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이 끝장을 볼 듯한 전쟁을 하는 모습은 대선이라는 권력교체기에 흔히 나타나는 미래권력과 현재권력 간의 파워게임이란 측면이 있지만, 대선 이후까지 확전이 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즉 대선을 통해 정권이 바뀌면 전임 대통령이 임기내 존안자료, 통치자금 등 국가운영의 기본사항을 후임 대통령에게 인수인계 하는 전례가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근 박 대통령이 인사 문제와 관련해 존안자료 부재를 거론해 그같은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대통령이 스스로 쟁취한 칼을 꺼내 직ㆍ 간접으로 이 대통령을 겨누고, 이에 발맞춰 사정기관의 움직임도 속도를 내면서 ‘박-이 전쟁’의 실체가 점차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원세훈 관련 의혹 도마에

검찰이 국가정보원,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파헤칠 대규모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본격 수사에 나섰다.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의 치부가 낱낱이 드러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만에 하나 원 전 원장 비리, 나아가 이 전 대통령과의 커넥션 여부가 확인된다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검찰 수사는 국정원을 향하고 있지만 정작 원 전 원장을 겨누는 모양새다. 원 전 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정무부시장을 지내고 국정원장이 되면서 ‘MB의 오른팔’로 불린다. 결국 검찰의 칼끝이 원 전 원장을 넘어 이 전 대통령을 조준하는 양상이다.

검찰은 18일 ‘국정원 댓글녀’ 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고 특별수사팀을 꾸리는 등 원 전 원장의 정치개입 의혹에 대한 고강도 수사에 돌입했다. 검찰관계자는 “성역 없는 수사로 한점의 의혹도 남김없이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밝혀 원 전 원장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공개한 국정원 내부 문건인 ‘원장님 지시 강조 말씀’과 관련 된 각종 고발사건도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어 원 전 원장에 대한 수사가 다각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국정원 댓글녀’ 사건은 최근까지 국정원의 일부 직원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정보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사건에 국정원 고위 관계자의 IP주소가 쓰였다는 소문도 있어 원 전 원장도 관련 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돌고 있다.

나아가 ‘댓글녀 사건’이 문재인 민통합당 대선 후보를 겨냥했지만 사건이 밝혀지면서 가장 피해를 본 건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였다는 점에서 이 사건의 본질이 박 후보 공격용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에 따르면 사건의 실제 배후는 박 후보의 대선 승리를 원치 않는 쪽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댓글이 문 후보를 공격하고 피해는 박 후보가 봤다면 가장 큰 수혜자는 안철수 교수다. 만일 안 교수가 대선 과정에서 후보 사퇴를 하지 않았다면 야권 단일후보도 예측불허였고, 대선 결과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대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막후에서 안철수 교수를 밀고 있다는 소문에 근거해‘댓글녀 사건’이 안 교수의 대선 승리를 위한 ‘이명박-원세훈’의 합작품이 아니냐는 추정도 나온다.

이에 따른다면 최근 밝혀진‘댓글녀 사건’축소 수사도 당시 박 후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안 교수의 후보 사퇴에 따라 불가피하게 취해진 조치로 ‘윗선’의 지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편, 원 전 원장이 UAE 원전 5~8호기(2013년말 혹은 2014년초 입찰 예정) 사업 등 해외 국책사업에 부당하게 관여했다는 의혹이 민주당과 검찰에 제보돼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일부에선 만일 원 전 원장이 개입한 정황이 있다면 국가적 사업인만큼 이 전 대통령도 알지 않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심판대에 오른 4대강 사업

4대강 사업이 정부와 정치권의 심판대에 올랐다. 감사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4대강 사업의 문제를 밝히는데 팔을 걷어 부쳤고, 정치권은 국정조사를 추진 중이다.

4대강 사업은 이명박정부가 최대 치적으로 꼽는 국가사업으로 심각한 ‘흠’이 발견된다면 이 전 대통령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7일 4대강 2차 턴키공사(시공업체가 설계까지 맡아 처리하는 방식) 입찰에 참여한 건설회사 5곳을 현장 조사했다. 공정위가 2차 턴키입찰 과정을 조사한 것은 4대강 사업 입찰과정 전체를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감사원은 더 나아가 지난달 4대강 입찰 담합조사가 부실하다며 공정위에 대한 감사에 전격 착수했다.

감사원과 공정위가 작정하고 4대강 사업의 문제를 파헤치는 모양새를 띠면서 관가와 건설계에서는 몇몇 대형 건설사들의 답합비리가 포착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더욱이 4대강 사업과 관련해 거액이 정치권에 흘러들어갔다거나 이명박정부의 실세에게 로비 자금이 전해졌다는 말이 돌면서 이 전 대통령 측 인사들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4대강 사업을 손보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6일, 박 대통령은 국회 상임위원회 민주당 간사단과의 청와대 만찬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한 투명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민주당의 요구에, ‘의혹이 남지 않게 야당 추천 인사도 필요하다면 조사에 포함하겠다’고 답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치권의 조사가 급물살을 탈 예정이어서 4대강 사업을 실질적으로 총괄한 이 전 대통령의 입지가 날로 위협받고 있다.

신한은행 재수사 가능성

지난 2010년 마무리된 신한은행 횡령ㆍ배임 사건이 다시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이 전 대통령 측을 고민스럽게 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5일 라응찬(75)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차명계좌로 수백억원대 비자금을 운용해온 의혹과 관련해, 라 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또 이른바 ‘신한사태’ 재판과정에서 ‘남산 3억원’의 배후로 거론된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도 함께 고발됐다.

더구나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8일 “‘남산 3억원’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며 라응찬 전 회장이 이상득 전 의원 외에 다른 권력 실세들에게 불법자금을 건넸을 가능성을 제기해 검찰 수사 여부에 따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최근 사정기관 관계자들 사이에선 신한은행 사태와 관련한 라응찬 전 회장, 또는 이상득 전 의원의 문제보다 해외비자금 얘기가 자주 들린다. 즉 대기업의 해외비자금의 흐름에 신한은행이 일정 부분 관여했고, 이 과정에 정권 실세들의 입김이 작용하면서 로비자금도 흘러들어갔다는 것이다. 모 대기업의 경우 오너의 측근을 통해 해외비자금이 신한은행으로 들어왔고, 이 과정에 개입한 정권 실세에게 거액의 수고료가 제공됐다는 소문도 있다.

신한은행을 둘러싼 의혹과 소문은 박근혜 정부가 해외비자금에 대한 추적을 강도높게 추진하면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와함께 MB정부 실세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어 이 전 대통령 측에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이상득 구속 오래갈 수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수감생활이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 전 의원이 급성폐렴과 시력 저하, 녹내장 등의 지병을 이유로 보석을 신청한 것이 기각됐기 때문이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문용선)는 10일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이상득 피고인은 불구속 재판으로 진행해야 할 만큼 건강이 악화됐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 전 의원은 2007년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과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각각 3억원을 받고, 코오롱그룹에서 2007~2011년 의원실 운영경비 명목으로 1억5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7월10일 구속수감됐다.

이 전 대통령은 친형의 사면을 위해 전력했다. 지난해 9월 초 이 전 대통령은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와의 회동에서 이 전 의원의 건강을 이유로 조기 (가)석방 의사를 타진했지만 박 후보는 대선을 앞두고 여론 악화를 우려해 반대했다.

그러자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말 대통령의 권한으로 이 전 의원의 특별사면을 추진했지만 법원이 저축은행에서 거액을 받은 혐의로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을 법정구속하면서 무산됐다. 이 전 의원은 저축은행 금품수수와 관련해 정 의원과 공범적 관계에 있어 항소를 포기해도 형이 확정되지 않아 특사가 불가능했던 것이다.

정가와 법조 일각에서는 법원이 이 전 의원의 보석 신청을 기각한 데는 박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 간의 불편한 관계가 작용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박-이 전쟁’ 지속 될 듯

박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화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박-이 전쟁’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가 일부의 추정처럼 ‘전쟁’의 원인이 이 전 대통령이 ‘인수인계’를 제대로 하지 않아 생긴 것이라면 이행될 때까지 이 전 대통령 뿐만 아니라 측근, MB맨들에게까지 압박이 가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2007년 대선 당시 이 전대통령을 괴롭혔던 BBK사건이나 도곡동 땅 실소유자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미국의 한 한인 방송제작사가 BBK사건을 전면 재조명한 다큐멘터리가 국내 모 방송사를 통해 방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의 핵심은 BBK의 실제 소유주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고, 도곡동 땅의 실소유자 역시 이 전 대통령이란 것을 보여주어 MB의 대국민 거짓말을 폭로한다는 내용이다.

박근혜정부가 해외비자금 및 차명계좌 추적을 강도 높게 실시하는 것도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박 정부의 비자금 추적이 이 전 대통령 측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혹을 제기 한다. 해외비자금 중에 이 전 대통령 측과 관련된 부분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올 상반기까지는 ‘사정의 칼’에 힘을 실어 일정한 성과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 이 전 대통령이 검찰의 소환 대상에 오를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박-이 전쟁’이 지속되는 한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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