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김동철·우윤근 계파 색채 옅고 정치 성향도 비슷

전병헌
김한길 4선 의원을 당대표로 선출한 민주당이 이번에는 새 원내사령탑을 뽑는다. 원내대표 선거에는 (55ㆍ서울 동작갑) 3선 의원, 김동철(58ㆍ광주 광산갑) 3선 의원, 우윤근(56ㆍ전남 광양) 3선 의원(이상 기호순)이 출마했다.

원내대표 선거는 오는 15일 오전 10시 국회 본청 246호에서 열리며 민주당 소속 의원 127명의 투표로 승자를 가린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 간 결선투표로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사령탑으로 1년 간 당을 지휘한다.

전 의원은 충남 홍성 출생으로 휘문고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비서관, 정책기획비서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다. 전 의원은 당에서 대변인,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을 역임했으며 정세균 상임고문과 가깝다.

전 의원은 지난 7일 출마선언에서 "속도 있는 민주당, 살아 있는 민주당, 기백 있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면서 "위기에 빠진 민주당을 바로 세우기 위해 저의 모든 것을 쏟아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광주가 고향이며 광주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으며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을 지냈다. 열린우리당 원내부대표와 제1정책조정위원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등을 거친 김 의원은 손학규 상임고문과 가까운 편이다.

김동철. 연합뉴스 제공
김 의원은 같은 날 출마선언에서 "민주당 127명 모두가 주류가 되는 구조를 만들 것이고 출발은 의원총회를 활성화 하는 것"이라며 "아울러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은 화합형 리더십으로 의원들의 역량과 역할을 통합․조정해내겠다"고 밝혔다.

우 의원 전남 광양 출생으로 전남대 법대를 나와 변호사로 활동하다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우 의원은 국회 법사위 간사와 위원장을 역임했고, 정동영 상임고문과 친분이 있었다.

우 의원은 출마선언에서 "원내 운영 전략은 분권형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며 "상임위원회 중심으로 팀플레이를 강화하고 원내 전략 결정시 전문성을 가진 소관 상임위의 결정을 최우선적으로 존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세 후보 모두 계파색채가 옅은 데다 3선 고지에 오르는 과정에서 착실하게 '내공'을 쌓았다는 점에서는 닮은꼴이다. 하지만 정치적 색깔 면에서 크게 차별되는 점이 없다는 측면에서 보면 다소 김빠진 선거가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우상호 의원은 지난 8일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세 분의 정치 성향이 비슷해 경선에서 크게 변별력 있는 논쟁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면서 "조금 더 가치와 정체성, 당의 1년 간의 방향에 대해 치열한 논쟁이 있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우윤근. 연합뉴스 제공
지난 4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대표와 최고위원 4명 가운데 한 명도 호남 출신이 없다는 점에서 원내대표는 호남에서 나와야 한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또 '안철수 신당'이 뜰 경우 호남을 기반으로 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한 만큼 호남 후보론은 나름대로 설득력을 얻는다.

반면 여당과 치열한 경쟁, 선명성 등을 감안하면 서울 3선인 전 의원이 적임자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전 의원은 청와대와 당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전략가라는 평을 듣는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김 의원과 우 의원 간의 사전 단일화 이야기도 나왔지만 당대표 선거에서도 입증됐듯이 인위적인 그리고 기계적인 단일화에 많은 사람들이 식상해 있다"면서 "세 의원 간의 힘겨루기가 워낙 팽팽하기 때문에 1차 투표에서는 과반 득표자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