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관 희'소설로 읽는 중국사 1,2'소설은 당대 사회 잘 묘사3할이 허구이지만 사건 속 의미 해석이 중요

영화 '삼국지-용의부활'
소설 속에는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의 삶과 그 시대의 여러가지 풍경과 사회 모습이 다양하게 묘사된다. 이러한 연유로 '소설은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라는 비유도 자주 쓰인다.

조관희 상명대 교수가 "소설은 그 시대를 이해하고 인식할 뿐 아니라 그 시대를 공감할 수 있는 훌륭한 매개체"라며 중국 역사를 중국 소설을 통해 들여다보았다. '소설로 읽는 중국사1,2'는 중문학자이자 한국중국소설학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한 저자의 이력이 잘 묻어있는 책이다.

이 책은 중국소설을 읽음으로써 그 속에 담긴 중국사를 공부하는 책이다. 춘추전국시대를 주요 무대로 한 '열국지'부터 시안이라는 중국의 옛도시를 배경으로 개혁개방 이후의 중국 현실을 다룬 '폐도'에 이르기까지 총 25편의 중국소설을 중국사의 시대순으로 다뤘다.

1권 '근대 이전, 열국지에서 라오찬 여행기까지'에는 '삼국지' '서유기' '수호전' '금병매' 등 잘 알려진 소설들이 등장한다. 2권 '근현대, 아큐정전에서 폐도까지'에는 1970년대 문화대혁명과 천안문 사태를 거치면서 문화대혁명을 비판하는 '상흔문학'의 대표작 루신화의 '상흔', 문화대혁명의 성찰과 반성으로 되돌아보기 문학 즉 '반사 문학'의 대표작인 다이허우잉의 '사람아 아, 사람아', 천룽의 '중년에 들어섰건만' 등을 통해 중국 근현대사를 풀어가고 있다.

저자 조관희 교수는 "소설 작품은 당대의 사회 현실을 충실하게 묘사한 하나의 '기록'이자, 이를 통해 그 시대를 관통하는 의미를 읽어 내는 '텍스트'"라며, 이 책은 "중국의 역사시대를 담아낸 대표적인 소설 작품들을 통해 그러한 의미를 하나씩 찾아가는 여행"이라고 말한다. 그는 청대의 유명한 학자인 장쉐청이 '삼국지'의 내용을 분석하면서 '7할은 사실에 바탕을 두었고, 3할은 허구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며 "독자들은 사건들의 사실 여부 따위는 굳이 따지지 않아도 좋다"며, "중요한 것은 '사실의 기술'이라기보다 그러한 사건들 속에 담겨 있는 '의미'에 대한 해석"이라고 강조한다.

조관희 교수는 '초한지'가 이 책에 등장하는 소설 중 유일하게 중국소설이 아닌 우리나라 소설이라는 점도 밝힌다. 중국에는 '초한지'가 없다. '초한지'는 진시황이 죽고, 이후 혼란한 진나라가 한나라로 통일되기까지의 과정에서 등장한 항우와 유방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이다. 중국 소설 '서한연의'를 원본으로 하여 '팔봉' 김기진이 50년대 중반 동아일보에 '통일천하'라는 중국 역사 소설로 연재했다. 이후 문장과 내용을 다시 다듬고 '초한지'로 제목을 바꿨다.

저자 조관희 교수의 주요 저작으로는 '조관희 교수의 중국사 강의', '조관희 교수의 중국현대사 강의', '교토, 천년의 시간을 걷다', '세계의 수도 베이징', '중국소설사론' 등이 있다. 돌베개 펴냄. 각권 1만3,000원.



정용운기자 sadzo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