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설치 감시·대한통운 인수 갈등·상속 소송·미행…

지난해 삼성 감사팀 소속의 한 직원이 이재현 회장을 미행하다 발각돼 물의를 빚었다. 주간한국 자료사진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이재현 CJ 회장과 본가인 삼성과의 관계를 단적으로 지칭하는 말이다. 부친과 함께 사실상 내쳐졌으면서도 장손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오히려 더욱 견제를 받아온 것이다.

이 회장이 삼성에서 독립을 계획할 무렵에는 이 같은 견제가 더욱 심했다. 대표적인 것이 이학수 비서실 차장을 독자경영 수순을 밟고 있던 제일제당의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1994년 임명한 일이다. 당시 이 회장은 모친 손복남씨로부터 제일제당 주식을 증여받아 경영권을 확보한 상태였다. 이 회장은 이 차장 인사에 대해 극렬히 반발했고 결국 이 차장은 부임 한 달 만에 삼성으로 복귀했다.

이듬해에는 삼성이 이 회장 자택의 이웃집 옥상에 CCTV를 설치해 이 회장을 감시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CJ 측은 "사전 통보 없이 감시용 CCTV를 설치했고 이를 감추기 위해 렌즈 유리를 썬팅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삼성은 CCTV를 즉각 철거했다.

2011년에는 대한통운 인수 과정에서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CJ는 대한통운 인수를 위해 삼성증권을 인수 자문사로 선정했다. 그러나 삼성SDS가 뒤늦게 포스코와 함께 대한통운 인수전에 참여하며 갈등이 커졌다. 결국 CJ가 대한통운을 품에 안았지만 한 번 넓어진 갈등의 골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이 회장과 삼성의 분란은 지난해 가장 크게 불거졌다. 이 회장 부친인 이맹희 전 조선비료 회장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상속재산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비슷한 시기에 삼성 감사팀 소속의 한 직원이 이 회장을 미행하다 발각된 것이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양사는 이후 사업적 협력관계를 정리하고 여론을 통한 흠집내기에 열중, 물의를 빚기도 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최근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검찰의 CJ 수사에도 삼성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간 진행돼온 삼성의 이 회장 견제를 염두할 때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해석은 지난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된 'CJ그룹 회장과 정부 인사에 대한 정보보고' 문건이 나왔을 때도 비슷하게 진행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중앙지검 특수2부의 수사는 충분한 내사로 단서가 확보돼 착수한 것"이라며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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