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관료·의사 등 다양한 경험 잠재된 'CEO 재능' 일깨우다의사 출신들 '명암' 법조는 '시들'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검사 출신 현재현 회장 혹독한 경영수업 후 그룹 회장에
정통부 장관 지낸 이석채 전회장
화려한 경력 바탕 KT 이끌어 의사 출신들 주로 제약업체 진출
최근 실적 부진 등 위기 맞기도

얼마 전 마무리된 박근혜정부의 첫 국정감사에는 유독 기업인들의 이름이 자주 등장했다. 온종일 기다리다 짧은 대답을 하고 돌아서야 했던 기업인들이 대다수를 차지했지만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사람들은 있었다. 바로 과 이석채 KT 회장이다. 두 사람은 국정감사를 전후해 벌어진 '동양사태'와 '검찰 수사'로 최근 재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유쾌하지만은 않은 이유이지만 지금까지도 여전히 이슈의 중심에 위치해 있는 두 사람에게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바로 본래부터 경영인의 길에 몸담았던 것이 아닌 다른 일을 하다가 해당 기업을 이끌게 된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현 회장은 법조계에 몸담다가 경영을 하게 됐고 이 회장은 장관까지 지낸 정통 관료 출신 기업인이다. 어찌 보면 '이색 이력'을 지닌 기업인들인 셈이다.

그렇다면 재계에 이색 이력을 지닌 기업인들은 두 사람 이외에 누가 있으며 그들은 현재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주간한국>에서는 이색 이력을 지닌 기업인들을 분야별로 살펴봤다.

검사출신 기업인 잔혹사

박용현 한국메세나협의회 회장
경제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면서 재계에는 법조인 출신 인사를 바람막이용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것이 대세가 됐다. 그러나 법조계를 떠나 기업인으로 화려하게 탈바꿈한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흥미로운 것은 법조인 중에서도 검사 출신 기업인들의 경우 최근 들어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중 대표적인 인물로는 최근 '동양사태'로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이 꼽힌다.

경기고등학교 및 서울대학교 법학과 출신의 현 회장은 대학 3학년 때 1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해군 법무관을 마치고 1975년 부산지방검찰청 검사로 법조계에 발을 들인 현 회장은 이듬해 이혜경 동양매직 고문과 결혼했다. 장인인 고 이양구 동양그룹 회장의 뜻에 따라 1977년 동양시멘트 이사로 입사한 현 회장은 혹독한 경영수업을 마치고 1983년 동양시멘트 회장에 올라 본격적인 경영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현 회장은 1988년 동양증권 회장을 거쳐 1989년 동양그룹 회장에 올라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현 회장은 최근 사상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다. 맡고 있던 동양그룹이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간 데 이어 자신 또한 모럴해저드 논란에 휘말린 것이다. 지주회사인 ㈜동양과 그룹의 모태인 동양시멘트 등 동양그룹의 주력 계열사 5개사는 법원의 관리를 받거나 청산될 위기에 처했다. 동양증권을 통해 부실 계열사들의 기업어음과 회사채를 발행하며 폭탄 돌려막기를 해온 까닭에 수많은 개인피해자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만약 동양증권의 불완전판매가 입증될 경우 자칫하면 구속에까지 몰릴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법조인 출신으로 현 회장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사람으로는 이 있다. 직급도 회장으로 동일한 데다 적통 총수일가로 사위출신인 현 회장보다 명분에서는 오히려 앞선다.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의 차남이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처남인 홍 회장은 1981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로 시작해 25년간 검찰에 몸담아왔다. 재직기간 동안 대검찰청 기획과장, 법무부 검찰국장, 인천지방검찰청장, 광주지방검찰청장 등 검찰 요직을 두루 거쳐온 홍 회장은 2005년 일명 '안기부 X파일' 사건에 연루, 불명예스러운 퇴진을 하게 됐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검찰에서 나온 홍 회장의 선택은 기업인으로서의 길이었다.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홍 회장이 취임한 2007년 3월 이후 BGF리테일(전 보광훼미리마트)은 5년 만에 7,900여 개 매장, 연 매출 2조6,000억원대(지난해말 기준)의 편의점 1위 업체로 거듭났다. 지난해에는 500억원을 들여 사명과 브랜드를 변경, 오랫동안 이어져오던 일본훼미리마트와의 관계를 끊고 독자 생존을 시작했다.

그러나 홍 회장 또한 현 회장과 마찬가지로 최근 홍역을 치르고 있다. 적자 및 폐점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CU편의점 점주들이 잇따른 자살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다 해당 사건에 대해 BGF리테일이 사망진단서를 위조한 사실까지 드러나며 홍 회장에게 세간의 비난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홍 회장은 시민단체들로부터 고발까지 당했다.

그밖에 '2013 국정감사'에서 홍 회장이 이끄는 BGF리테일은 "BGF캐시넷의 ATM기기를 CU대리점에 일방적으로 설치하게 하면서 가맹사업법을 위반하고 있다", " 서울물류, 경인물류 등에 일감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 등의 지적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의 조사가 이어질 경우 홍 회장으로서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후계구도 다툼이 검찰 수사로

도 총수일가이자 검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홍 회장과 비슷한 삶의 궤적을 밟아왔다. 서울대학교 법학과 출신의 윤 부회장은 1984년 사법고시에 합격해 1995년까지 부산지방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6년간 몸담고 있었다.

윤재승 대웅제약 부회장
경영과는 전혀 무관한 길을 걷고 있던 윤 부회장은 부친인 윤영환 대웅제약 회장의 부름을 받고 1996년 부사장을, 이듬해에는 34세의 나이로 사장을 맡으며 대웅제약을 키워왔다. 2009년 대웅제약 대표이사 자리를 형인 윤재훈 부회장에게 넘겨주고 지주회사인 ㈜대웅의 대표로 자리를 옮기며 대권에서 밀려나는 듯 보였던 윤 부회장은 지난해 6월, 다시 대웅제약의 키를 잡으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윤 부회장은 현재 비주력 계열사인 ㈜알피코리아에 적을 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불법 리베이트 관련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마음이 편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반면, 기업인에서 법조인으로 돌아간 사례도 있어 눈길을 끈다. 그 주인공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으로 한때 ㈜효성의 부사장을 역임한 바 있던 이다. 형제들과 치열한 후계 경쟁을 벌이던 조 변호사는 지난 2월 사내 모든 직함을 내려놓고 법조인의 길을 선택했다. 그러나 조 변호사는 최근 그룹 계열사들에 소송을 진행하는 등 회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여러 구설을 낳고 있다.

의사 출신들 제약업계에서 생고생

의사 출신 중에도 기업인으로 새로 태어난 총수들이 있다. 의사 출신 기업인이 가장 많은 곳은 역시나 제약업계이다. 전문적인 의학지식을 바탕으로 의사ㆍ약사의 필요를 적절히 파악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현재 적잖은 위기에 빠진 상태다.

은 서울대학교 의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과정을 마친 후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이후 강 회장은 의사 및 학자의 길 대신 기업인의 길을 선택했다. 부친인 고 강중희 동아제약 회장이 세운 회사에 상무로 입사한 것이다.

조현문 법무법인 현 고문변호사
강 회장의 업적은 동아쏘시오홀딩스를 제약업계 1위로 올려놓은 박카스를 개발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설명된다. 강 회장이 독일 유학시절 함부르크시청 지하홀 입구에서 본 박카스 조각을 떠올려 만든 박카스는 당시만 해도 별다른 히트제품이 없었던 동아제약의 빛이 됐다. 이후 강 회장은 1975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오며 의학분야 외길인생에서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왔다.

그러나 강 회장과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최근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동영상 강의료 명목으로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 사건에 경각심을 느낀 의사들이 동아쏘시오홀딩스와의 관계단절을 검토하고 있어 실적 및 이미지 악화가 적잖이 예상된다.

116년 역사를 자랑하며 국내 최고(最古)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동화제약의 윤도준 회장도 요즘 마음이 편치 않다. 2011년 선포한 '비전 120'의 성공은커녕 잇단 악재로 회사 자체의 존립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된 까닭이다.

윤 회장은 경희대학교 의학과 출신으로 경희대의대 부속병원 정신과 과장, 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를 역임한 바 있다. 2005년 동화약품에 첫발을 내디딘 윤 회장은 2008년부터 동화대표이사 회장을 맡아오고 있다. 까스활명수, 후시딘, 판콜에스 등 일반의약품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던 동화약품의 체질을 바꾸며 '새 시대'를 열었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윤 회장이 이끄는 동화약품은 실적 부진과 신뢰도 악화라는 두 가지 악재에 직면해 있다. 우선 10년 전만 해도 업계 수위를 다투던 동화약품의 매출은 윤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은 이후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특히, 매출의 한 축을 구성해왔던 '락테올'이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유산균을 지난 9년간 몰래 사용해왔다는 것이 적발, 판매중단과 회수처분을 받으며 그 타격이 기업 전체의 이미지까지 깎아먹고 있는 상태다.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
의사 출신 기업인 중 제약업계에 투신한 이들이 어려움을 겪는 반면, 여타 업계에 몸담은 사람들은 비교적 편안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현재의 안정을 찾은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다.

신 회장은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의사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1987년부터 약 20년간 서울대학교 의학과 교수를 지낸 신 회장은 부친인 고 신용호 교보생명 회장의 권고에 따라 1996년부터 경영에 참가, 2000년부터는 아예 회사를 이끌고 있다.

신 회장이 취임했을 당시 교보생명은 약 2,5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었다. IMF외환위기로 거래 기업들이 연달아 무너지며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이다. 취임 이후 무리한 외형확장이나 보여주기식 성과주의를 멀리하고 내실경영을 소신껏 펴온 신 회장 덕분에 교보생명은 글로벌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3,000억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올리며 눈길을 끌었다. 최근에는 절대강자 삼성생명을 바짝 뒤쫓으며 2위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는 상태다.

박용현 한국메세나협회 회장도 어려울 때 두산그룹의 방향타를 잡아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을 듣는 인물이다. 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의 4남으로 서울대학교 의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의대 병원장을 역임한 바 있는 박 회장은 '형제의 난'으로 이미지 하락을 경험하던 두산그룹을 수습하기 위해 투입됐다. 박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시절 두산그룹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닦을 수 있었다.

두산그룹의 대표이사 직함을 내려놓은 이후 박 회장은 사회공헌에 더욱 열심을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두산아트센터와 연강재단에서 문화예술을 지원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메세나협의회의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
이석채 지고 이상철 뜨고

이색 이력 기업인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이들은 관료 출신들이다. 물론 재계가 관료출신들을 선호하는 이유 중에는 정권의 입김을 조금이나마 막아보겠다는 의도가 포함돼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이유가 전부는 아니다. 정부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관련 업종의 동향 파악에 능하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해당 기업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눈에 띄는 점은 관료 출신 기업인 중 정보통신부(현 방송통신위원회) 출신이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정부정책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통신3사의 수장을 각각 맡아 이전투구를 벌여왔다. 최근 사퇴한 이석채 전 KT 회장과 , 그리고 이제는 경영일선에서 한 발 물러난 정만원 SK그룹 부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석채 회장은 화려한 이력을 지닌 정통 관료 출신이다. 1969년 7회 행정고시에 합격, 이듬해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 회장은 농림부(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재정경제원 차관 등을 거쳐 1996년 정보통신부 장관까지 역임했다.

정보통신부 장관 시절 PCS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고 기나긴 법정투쟁을 벌인 이 회장은 KT에서 인생의 2막을 시작했다. KT 회장 취임 직후 KT-KTF간 통합을 전격 추진하고 아이폰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낙하산을 대거 영입하고 수많은 직원들을 거리로 내몰았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이 회장은 최근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 수십억원대의 배임과 비자금 착복, 정관계 로비 혐의까지 받으며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이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 절차를 밟았지만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이상철 부회장은 이 회장과 유사한 궤적을 밟아왔다. 통신 전문가로 2002년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점이나 KT 대표이사를 역임한 점까지 동일하다. 그러나 두 사람의 현 상황은 사뭇 다르다.

이 부회장이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직함을 떠맡은 2010년 당시 회사의 상태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만년 3위인 것도 모자라 3G 시장에는 제대로 진입하지도 못한 채 지리멸렬해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이 부회장의 취임 4년 차인 올해 LG유플러스는 2위인 KT와의 격차를 한걸음으로 좁히며 탈꼴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객관적 수치로도 드러난다. 이 부회장 임기 첫해인 2010년 7조9,752억원에 불과했던 LG유플러스의 매출은 지난해 10조9,04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 및 영업이익에서 더욱 만족스러운 성과를 낸 데다 가입자수도 차근차근 늘어나고 있어 전망은 더욱 밝다. 4G LTE 서비스에 승부수를 던진 이 부회장의 결단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월의 주파수 경매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 부회장의 향후 행보가 기대되고 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그밖에 현재 경영에 직접 손대지 않고 있는 정만원 SK그룹 부회장의 경우 통상산업부 통상정책국 구주통상과장을 하다 SK그룹에 합류, SK네트웍스와 SK텔레콤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관료출신 기업인들 훨훨

또한 이석채 회장, 이상철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바 있는 관료 출신 기업인이다. 1978년 21회 행정고시 출신인 유 부회장은 대부분의 관료생활을 경제기획원에서 보낸 경영통이다. 1996년에 정보통신부로 옮겨온 유 부회장은 공보관, 정보통신 정책국장 등을 거치다 2005년 3월부터 1년간 한국금융지주 부사장을 역임, 한국투자증권과 인연을 쌓았다. 2006년 정보통신부 차관으로 복귀한 이 부회장은 이듬해 장관까지 역임한 바 있다.

도 행정고시 10회 출신이다. 동력자원부와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 분야에서 관료 생활을 했던 한 회장은 중소기업청장과 한국전력공사 사장, 한국원자력산업회의 회장 등을 지낸 대표적인 '에너지맨'이다.

2005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을 함께 이수한 이만득 삼천리 회장의 권유로 2007년 삼천리 부회장직을 맡은 한 회장은 지난 2010년 회장으로 승진, 지금까지 삼천리를 이끌고 있다. 한 회장이 조타수를 맡은 뒤 삼천리는 발전사업에도 안착,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부상했다는 평을 듣는다.

유영환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도 대표적인 관료 출신 기업인으로 꼽힌다. 1975년 행정고시 17회로 공직에 입문한 김 회장은 통산교섭과 산업정책 전문가로 평가받으며 산업자원부 차관보, 특허청장, 산업자원부 차관 등을 역임했다.

2007년 하이닉스반도체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경영인의 길에 접어든 김 회장은 적자에도 불구, 과감한 R&D 투자를 이끌며 글로벌 2위 자리를 굳히는데 큰 역할을 했다. 2011년부터는 한국지멘스의 첫 한국인 회장을 맡아오며 에너지, 헬스케어, 도시ㆍ인프라 투자에 집중,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군인, 교수, 언론인 출신도 포진

기업인들의 이색 이력에는 군인, 교수, 언론인 등도 포함된다. 의 경우 재계의 보기 드문 육사 출신의 기업인이다. 자식 중 군인 출신이 한 명쯤은 있으면 좋겠다는 부친 고 장상태 동국제강 회장의 뜻에 따라 1985년 육군사관학교 영어과를 졸업하고 1994년 소련으로 예편한 것이다.

예편 직후 전남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장 사장은 1996년 동국제강에 입사하면서 기업인의 길에 들어섰다. 동국제강에서 지원실장, 전략영영실장 등을 거친 장 사장은 2010년 유니온스틸의 대표이사를 맡아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한준호 삼천리 회장
교수 출신 기업인 중에서는 지난 4월 산은금융지주 수장에 오른 홍기택 회장이 눈에 띈다. 1975년부터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한국은행에서 근무한 것을 제외하면 1984년부터 30여 년간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한 홍 회장은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인수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을 바탕으로 산은금융지주 회장에 전격 발탁, 낙하산 논란을 낳았다.

대기업 홍보맨 중에는 언론인 출신이 다수 포진해 있다. 그러나 한 기업의 수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런 면에서 은 분명 이례적인 케이스로 분류된다. 대전일보에 1982년 입사, 27년간 근무하며 기자와 영업, 관리를 두루 거친 박 사장은 대전일보 사옥에 입주해있던 선양의 조웅래 회장과의 인연으로 2010년 회사를 떠맡아 지금까지 오고 있다.


김종갑 한국지멘스 회장
장세욱 유니온스틸 사장
박근태 선양 사장

김현준기자 realpe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