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 美] 일상적인 것들의 친숙한 아름다움


 
■제목 : 우유 따르는 하녀
(The Milkmald)
■작가 : 요하네스 페르메어
(Johannes Vermeer)
■종류 : 캔버스 유화 
■크기 : 45.5cm X 41cm
■제작 : 1658~1660년
■소장 :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Rijksmuseum, Amsterdam)

아름다운 풍경을 보았을때 흔히 '한폭의 그림 같다'는 표현을 쓴다. 일반인이 느끼는 아름다운 그림이란 어떤 것일까? 피카소와 같이 조각난 형태의 입체파 그림이나 음악으로부터 받는 감흥을 색으로 펼쳐보인 칸딘스키의 추상화를 떠올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듯 싶다.

오히려 개성있는 사계를 묘사한 자연 풍경, 화려한 꽃과 과일 등으로 수놓은 정물화라면 어렵지낳게 누구에게나 친숙한 아름다움을 전달한 것이다.

17세기의 네덜란드 화풍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경관, 인물 혹은 정물을 자연스럽게 구성한 것으로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렘브란트와 함께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화가 요한 페르메어의 '우유 따르는 하녀' 일상의 고요한 아름다움을 부드럽고 따뜻하게 전달하는 그의 표현법이 잘 나타나 있다.

당시 네덜란드 사회는 경건함, 근면 등을 미덕으로 여기는 청교도 분위기가 가득했다. 그에 따라 건축 조각 회화 등 예술 분야에서도 수수하고 절제된 양식을 선호하였다. 이 시대의 전반적 정서는 순수하고 정직한 인간상을 추구하였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순박하고 솔직한 모습들이 화폭에 많이 담겼다.

화가들은 사실적 묘사로써 대상을 재현하는데 주력하였는데 이는 자연이 그대로 모사 되어 캔버스에 옮겨졌다는 점에 주목하기 보다 시각적 외관을 보고 느낀 인간 행위의 반영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우유 따르는 하녀'는 구도와 빛에 대한 화가의 치밀한 계산에도 불구하고 노력의 흔적이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인물과 소품들의 상호작용이 안정적인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대상의 윤곽선을 색색의 물감 알갱이로 섬세하게 표현한 만큼 창문을 통해 흐르는 빛을 자연스럽게 나누어 가진 사물들은 그림 속 하녀와 그림을 보는 감상자에게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존재로 자리잡고 있다.

장지선 미술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3-09-30 15:48


장지선 미술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