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 美] 비틀어 표현한 도덕적 상실


 
■ 제목 : 일본 우산 밑의 여인
■ 작가 : 에른스트 루드비히 키르히너
 (Ernst Ludwig Kirchner)
■ 종류 : 캔버스 유화
■ 크기 : 92.7cm x 80.3cm
■ 제작년도 : 1909년
■ 소장 : 뒤셀도르프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미술관 

미니스커트가 경기와 관계가 있다는 잘 알려진 속설이 있다. 얼마 전 어느 방송에서는 최근 미니스커트가 유행하는 소식을 전하며 이제 불황의 막바지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뉴스를 내보내기도 했다. 전쟁과 불황 및 핵 문제 등으로 불안한 사회 분위기를 빨리 벗어나고자 하는 선의의 과장 광고 효과가 잠재되어 있는 듯하다.

여성들이 우울할수록 화사한 화장과 옷차림으로 꾸미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여지는데 문화 예술 부분에 있어서도 비슷한 경향을 띤다.

1870년대부터 독일, 영국, 러시아, 오스트리아와 같은 유럽 국가들은 서로의 세력을 확장하고자 했다. 그것이 지나치면서 세계 1차 대전을 불러왔다. 세계대전 전후의 불안정하고 황폐해진 사회의 모습들은 예술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세기 초 현대 미술의 전반적인 경향은 역사를 이끌어온 전통성을 거부하는 자유의지의 표현이었다. 그 중 독일 표현주의는 과거와 미래를 연결시켜 준다는 의미의 다리파 그룹에 의해 기성제도권에서의 해방과 함께 자유로움을 추구 하였다. 대표적 작가 루드비히 키르히너는 자연과 빛에 의해 외형적 표현에 치중한 인상주의에 반대하고 형태적 완성보다 작가 개인의 내면 심리를 기초로 하는 작품들을 완성하였다.

작품 ‘일본 우산 밑의 여인’과 같이 왜곡된 형태와 비사실적 채색은 당시 독일이 지닌 사회적 병폐 특히 중산층의 도덕관념에 대한 저항적 심리를 강하게 표현 하고 있다. 지나치게 강조된 가슴과 엉덩이 그리고 유혹어린 표정과 자세가 남성 지배적 시각에서 그려졌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며 오히려 계급 의식을 반영하여 다리파의 기본이념과 역설적 성격을 보이기도 한다.

사물의 본질과 관계하는 작가 자신들의 개인적 미술 성향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감정과 표현성의 자유로움은 어느 미술사조 보다 강렬한 매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술사에서 정신적 불안시대는 이러한 표현주의적 예술 양식이 나타난다고 하는 설이 있는데 보다 안정되고 자유로운 세계를 갈망하는 욕구를 표현한 것으로 보여진다.

장지선 미술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3-09-30 15:52


장지선 미술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