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 美] 母情


 
■ 제목 : 목욕 (The Bath)
■ 작가 : 매리 캐사트 (Mary Cassatt)
■ 종류 : 캔버스 유화
■ 크기 : 100.3cm x 66cm
■ 제작 : 1891-92
■ 소장 :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Art Institute of Chicago)

연말에 불우이웃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듯 5월에는 부모와 자녀에 관한 이야기가 주목을 받게 되는 것 같다. 최근 여러 사회조사를 통해 부모의 자녀에 대한 폭력 문제가 다시 대두되면서 따뜻해야 하는 가정의 달에 어두운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점차 사회문제로 야기될 수 있는 심각한 가정문제의 불씨가 우리 자신에게는 없는지 찬찬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아이와 어머니에 대한 특별한 애정에 끊임없는 관심을 가졌던 미국 화가 매리 캐사트의 작품들은 거창한 주제의식을 담진 않았지만 평화로움과 따뜻함으로 충만 되어 있다.

캐사트를 미국인으로서 처음 유럽 인상주의전에 초대했던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에드가 드가가 그녀의 작품 앞에서 ‘나와 같은 식으로 느끼는 사람이 여기 있군’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녀의 그림은 뛰어난 유럽 인상주의 화가들에 뒤지지 않는 사랑을 받았다.

작품 ‘목욕’에서 아이를 안전하게 감싸 안고 발을 씻기고 있는 어머니의 부드러운 손놀림에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변치 않을 강렬한 모정이 묻어난다. 캐사트는 당시 인상파 화가들에게 많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던 일본 판화의 영향을 받아 작품 ‘목욕’에서 배경을 이루는 가구와 바닥 등이 매우 장식적으로 표현되었으며 무엇보다 평면적인 판화의 특성이 가득 배어 있다.

그녀는 유학과 작품 활동을 위해 대부분의 세월을 파리에서 지냈으며 당 시대의 남성중심적 세계관 속에서 굽히지 않는 정열로써 유화뿐이 아닌 파스텔화와 에칭, 벽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를 통한 작품을 만들었다.

‘아이를 낳는 대신 예술에 전념하였던 것이 일생의 실수이다’ 라고 언급했던 캐사트. 그녀의 아이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기에 보는 이를 더욱 환하게 미소 짓게 한다.

입력시간 : 2003-09-3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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