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현대음악의 기름진 토양 汎음악제


현대음악의 향연, 범(汎)음악제(Pan Music Festival)가 31회를 맞는다. 1969년 첫선을 보인 이래, 현대 음악도 축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꾸준히 보여 온 자리다.

강석희(전 서울대 교수)씨를 중심으로 ‘서울현대음악제’라는 이름 아래 출발, 현대 음악의 불모지였던 한국에 현대 음악의 꽃을 피워 왔다. 동시에 한국의 젊은 작곡가들이 세계 무대로 진출하는 발판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했다. 이후 장정익(서울대), 정태봉(〃), 진규영(영남대) 씨등 역대 위원장들의 노력으로 세계 현대 음악계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인 행사다.

국내의 ISCM(세계현대음악협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현대 음악의 정수를 펼쳐 보이는 행사다. 당대인에게 외면받기 일쑤인 현대 음악에 숨구멍을 트워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존재 이유가 있다. 갓 날아 오르는 20~30대 젊은 작곡가들이 참여하는 음악회 ‘젊은 작가 발표회’를 통해 차세대 음악인들을 발굴해 온 것 역시 공로다.

일정은 다음과 같다. △10월 30일 추계예술대학교 황신덕기념관:스웨덴 타악 연주자 조니 악셀슨 독주회 △31일 영산아트홀:일본 금관5중주 연주회 △11월 1일 영산아트홀:ISCM(국제현대음악협회) 회원 연주회 △2일 미국 스탠포드 대학 컴퓨터 스튜디오 초청 연주 △3일 황신덕기념관:국내 젊은 현대 음악 작곡가 발표회△4일 황신덕기념관:트리오 한(국내의 대표적 현대 음악 전문 연주단) 초청 연주회 (이상 시간은 모두 오후 7시 30분).

11월 2일은 스탠포드대의 전자음악 연구자인 조나선 버거 교수 등이 참여, 첼레토(전자 첼로) 등 독특한 악기로 자신의 작품을 직접 연주한다. 또 3일은 ISCM 한국위원회 회원이 아닌 20~30대 젊은 작곡가들이 신작으로 참여, 행사의 의의를 더욱 빛낸다. (02)586-0945


>> 연극
극단 차이무 '돼지사냥'

극단 차이무는 시골 마을을 통해 우리 시대를 풍자하는 ‘돼지 사냥’을 공연한다. 300근이 넘는 씨돼지가 갑자기 사라져, 그것을 찾으려 펼쳐지는 소동에서 비롯되는 해프닝을 그린다. 식육 식당 주인, 정년을 앞둔 지서장, 이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다닌다는 소문의 진원지인 다방 레지 등이 벌이는 소동에서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본다. 10월 26일까지 동숭아트센터소극장, 김승욱 이성민 등 출연. (02)762-0010


극단필소굿 '소녀의 성'

우리 시대 10대 최고의 꿈은 연예인이다. 그렇다면 팬덤은 차선책일까? 극단 필소굿의 ‘소녀의 성’은 스타와 팬의 관계를 극단적 상황으로 몰고 간다. 스타 연쇄 살인 사건을 피해 잠적해 있던 영화 배우의 도피처에 골수 소녀 팬 한 명이 찾아 오는데…. 착한 도둑을 통해 현대인의 위선을 고발하는 ‘결벽증 도둑’도 함께 상연되는, 옴니버스 무대다. 하소현 차현도 등 출연. 11월 2일까지 키득키득아트홀. (02)3673-1595


>> 콘서트
캐나다 쾨르테토 젤라토 내한공연

캐나다의 크로스오버 혼성 4중주단인 쾨르테토 젤라토가 내한 공연을 펼친다. 클래식을 기반으로 해 오페라 아리아, 탱고, 집시 음악, 칸초네 등 다양한 음악 장르를 한 데 녹이는 크로스오버 밴드다. 아코디언, 바이올린, 잉글리시 혼, 오보에, 첼로 등 여러 악기를 적절히 구사해 풍성한 음악 세계를 펼쳐 보인다. 네 주자 모두 솔리스트 또는 실내 악단의 주자로서 활동한 덕에 이들은 완벽에 가까운 연주 외에도 농익은 무대 매너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젤라토란 아이스트림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연주할 곡은 클래식, 팝, 탱고, 아리아, 민요 등 누구에게나 친숙한 노래. 10월 31일 LG 아트센터(02)3464-4988


이석준 호른 독주회

중후하고 부드러운 호른의 음색으로 가을을 만끽한다. 호른 주자 이석준이 독주회를 갖는다. 로시니의 ‘전주, 주제 그리고 변주’ 등 호른을 위한 명곡과 함께 국내 작곡가 김현민의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서주’를 초연한다. 현재 KBS 교향악단 수석. 1-월 27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586-0945


볼쇼이 윈드오케스트라 내한공연

러시아의 클래식 전통을 이어 받은 볼쇼이 윈드 오케스트라가 내한 공연을 갖는다. 러시아의 유서 깊은 클래식 전통에 뿌리를 두고 대중에게 즐거움을 주는 무대로 유명하다. 내한 무대에는 소프라노 김향란, 가수 유열 등 한국의 뮤지션들이 노래를 부른다. 유방암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활동중인 한국유방건강재단이 펼치고 있는 핑크 리본 캠페인 행사의 하나이다. 감독 블라디미르 안드로포프. 11월 2일 코엑스 오디토리움 (02)3464-4998

장병?차장


입력시간 : 2003-10-16 16:10


장병욱 차장 aj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