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초일류 전자산업 일군 일본의 엔지니어들



■ 반도체에 생명을 불어넣은 사람들 1,2

밥 존스턴 지음 박정태 옮김 굿모닝북스펴냄.

이 책은 세계 초일류 전자산업을 일궈낸 일본의 기업인과 엔지니어들의 도전과 성공의 스토리다. 그리고 그 성공의 영광을 누리기 전 그들이 겪은 좌절과 참담한 실패담도 함께 녹아 있다. 이들의 치열했던 삶을 쫓는 동안 CD 플레이어나 계산기, 전자시계 등 수많은 제품들의 극적인 탄생 과정도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다.

책에는 수많은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최초의 휴대용 계산기를 만들어낸 샤프의 사사키 다다시, 계산기용 LCD 개발에 성공한 와다 도미오, 수정 손목시계를 최초로 상용화한 세이코의 나카무라 쓰네야, 이 시계에 LCD를 얹을 수 있게 한 야마자키 요시오, LCD 텔레비전을 개발한 모로즈미 신지, CCD 개발을 완성해 캠코더를 가능케 한 소니의 이와마 가즈오, 반도체 레이저를 이용해 새로운 레이저 프린터를 만들어 낸 캐논의 야마지 게이조 등이 이 책에 나오는 주요한 엔지니어들.

연구소에서 새우잠을 자며 숱한 밤을 새운 끝에 신제품을 개발해낸 이들의 열정이 흠뻑 배어있다.

열 네살 때 시계상의 견습공으로 들어가 스물 한살에 세이코를 만든 하토리 긴타로, 의료기기 수리공으로 일하다 우연히 미국산 오르간을 수리한 인연으로 야마하를 창업한 야마하 도라쿠쓰, 산부인과 전문의 출신으로 오로지 독일의 라이카에 견줄만한 카메라를 만들겠다는 집념을 이뤄낸 캐논의 초대 사장 미타라이 다케시 등 전설 같은 기업인들의 드라마도 펼쳐져 있다.

CD 디스크 한 장에 담을 수 있는 연주 시간이 왜 74분42초로 정해졌는지, 또 CD 와 DVD 디스크는 같은 크기이면서도 왜 재생할 수 있는 용량이 다른지에 대해 재미있는 일화와 함께 그 기원을 전해주는 것 등은 결코 가볍지 않은 덤이다.

최성욱기자


입력시간 : 2003-11-04 14:05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