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11월 서울 YWCA 청개구리 포크 공연 外



김정호를 다시 만난다

짧은 인생을 노래로 불태웠던 가인(歌人) 김정호가 11월 ‘서울 YWCA 청개구리 포크 공연’의 주인공으로 살아 난다. 그에게는 ‘너무 어두운 곡’이라는 평과, ‘감히 천재로 표현해도 좋다’는 평론가 황문평 등의 절대적 지지가 공존했다. 그러나 그의 음악적 공과에 대한 갑론을박은 잠시 접어 두자.

그의 첫 추모 공연이다. 매월 마지막주로 잡힌 이 콘서트의 이달 순서를 김정호로 잡은 것은 기일인 11월 29일(1985년)에 맞추려는 관계자들의 배려다. 1985년 33세로 세상을 뜬 그가 남긴 모든 것들이 죽은 지 18년만에 압축된다.

*화제의 유작 앨범 재킷을 디자인했던 이필원(포크싱어연합회장), 생시에 동고동락했던 하남석, 카페 ‘꽃잎’ 시절 친했던 이경우(하사와 병장의 리더), 기획 공연 청개구리 콘서트의 리더 김의철, 국악 동요 포크 가수 이성원, 제 2의 김민기로 불리는 이원재 등 10명의 동료ㆍ후배 가수들이 동참해 꾸미는 무대다.

김두수 이성원 이원재 문지환 등 왕년의 포크 가수들이 모여 만든 개골사중창단이 들려 줄 히트곡 메들리는 김정호를 되살리려는 노력의 결실이다. ‘작은 새’, ‘사랑의 진실’, ‘푸른 하늘 아래로’, ‘외기러기’, ‘꿈을 찾아’ 등이 하나의 곡으로 뭉뚱그려진다. ‘떠나는 자’, ‘블루스 맨’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도 무대에 오른다.

이 자리에는 고인의 부인 이영희씨 등 유족들이 참석, 의미를 새삼 새긴다. 그가 생시에 사용했던 기타가 전시되고, 소리꾼 김소연(김소희 명창의 딸)이 김정호의 ‘님’을 창으로 들려 줘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고 갈 예정이다. 김의철의 추모 헌시와 추모곡 연주가 자리를 숙연케 한다.

마지막 노래는 당연히 ‘하얀 나비’. 참가 뮤지션은 물론, 그날 연주회장을 찾은 관객 모두의 합창으로 마무리 지워진다. “때가 되면 다시 필 걸/서러워 말아요….” 실황의 내용은 추후 음반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11월 28~29일 서울 명동 YWCA 1층 마루홀(02)3705-6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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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동물원 추억의 콘서트

도시의 서정을 포크 록에 녹여 1980~90년대 젊은이의 일상을 장악했던 그룹 동물원이 김창기를 중심으로 다시 모였다. 현재 김창기 소아정신과를 운영하면서 음악을 잊지 않은 그의 옛노래들이 초겨울을 따뜻하게 만든다. 전공에 맞춰, 콘서트 일부를 ‘우리 아이 잘 키우는 법’에 대해 대화하는 시간도 갖는다. ‘거리에서’, ‘변해가네’, ‘널 사랑하겠어’ 등 왕년의 히트곡들을 두루 꿴 음악 선물 보따리는 과거로 가는 타임 머신이다. 12월 5~6일 연강홀 (02)3272-2336


프랑스 팝가수 F.R 데이비드 내한공연

‘Words’, 단 한 곡으로 최루탄 냄새 자욱하던 1980년대를의 한국땅을 주름 잡았던 프랑스의 팝 가수 F.R. 데이비드(본명 로베르 피투시ㆍRobert Fitoussi) 가 ㅍ첫 내한 무대를 갖는다. 그밖에도 달콤한 ‘Music’, 댄스곡 ‘Pick Up The Phone’ 등 한국인의 정신을 홀딱 빼 놓은 추억의 팝송이 됫박으로 굴러 나온다. 한동안 잠잠하던 그는 1999년, 그 동안의 히트곡들을 리믹스한 ‘’99 Version’을 발표한 이후 본격 활동을 재개했다. 12월 7일 올림픽 공원내 올림픽홀, 9일 울산 현대예술관 (02)541-6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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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파티 <추적>

시민의 인권을 교묘히 억압하는 권력 체계의 존재는 시대를 초월하는 문제다. 극단 파티의 ‘추적’은 1981년과 2027년을 오가며 그 같은 억압 기구가 보통 사람의 일상을 어떻게 위협하는가를 다룬 작품이다. 시민 사회의 위협은 군사 독재뿐 아니라, 거대자본ㆍ상업주의ㆍ냉전ㆍ외세의 교묘한 침략 등 오늘날 더 교묘하고 광범위하게 유포돼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모초롬만의 사회성 있는 역작이다. 아리엘 도르프만 작, 박상현 연출. 12월 7일까지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02)76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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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예술 명인전

박서보(화가), 황병기(국악인), 고우영(만화가), 김지미(영화 배우), 박정자(연극 배우), 백남준(비디오 아티스트)…. 모두 각각의 예술 분야에서 일가견을 이룬 사람들이다. 이들 명인 28명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개인적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시점을 포착해 필름에 기록해 온 사람이 있다. 사진 작가 김용호씨의 ‘한국 문화 예술 명인’은 거물들의 개성적 모습을 고감도 대형 흑백 사진으로 접한다는 즐거움만으로도 기대에 값한다. 12월 7일까지 역삼동 스타타워 1층 로비 (02)2112-2230.

장병욱 차장


입력시간 : 2003-11-25 15:50


장병욱 차장 aj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