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차세대 연극인들의 실험무대

[문화가 산책] 넥스트 웨이브 2003~아시아 신세기 연극 열전
동북아 차세대 연극인들의 실험무대

한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중국 등 아시아 5개국의 차세대 연극인들이 펼치는 실험과 상상의 무대다. 서울 프린지 네트워크가 그 나래를 한껏 펼쳤다. ‘넥스트 웨이브 2003-아시아 신세기 연극 열전’이라는 깃발 아래 17일 동안 벌어지는 무대 언어의 향연이다. 12월 5~21일까지, 평소 접근하기 힘들었던 무대 양식이 일목요연하게 펼쳐진다.

페미니즘의 시대를 맞아 부쩍 조명 받고 있는 안톤 체호프의 걸작 ‘세자매’가 ‘크로스 아시아 버전’이라는 부제를 달고 상연된다.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등 참가 배우들이 제나라 언어로 대사를 전달하는 방식은 잘 다듬어진 신체 언어와 함께 연극 무대만이 줄 수 있는 각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5~7일.

이어 선보일 중국 국가 화극원의 ‘코뿔소의 사랑은 국내에 첫 소개되는 현대 중국 연극이다. 지난 가을, 베이징 인민예술소극장 공연 당시 연일 매진을 기록했던 화제작이다. 연출을 맡은 멍징후이(38)는 차세대 중국 연극계의 총아로 주목 받고 있는 실험극의 젊은 대가이다. 9~11일.

극단 드림 플레이 프로젝트의 ‘아홉개의 모래 시계’는 시간과 존재라는 철학적 테마를 연극적 놀이 형식으로 풀어 간 독특한 작품이다. 시간, 죽음, 사랑 등 추상적 관념을 연극적 웃음으로 풀어 가는 이 작품은 모처럼 보는 철학적 동화이다. 200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 서울 공연예술제 2003 거리 공연 프로젝트 등에서 톡톡 쏘는 재기를 한껏 과시했던 김재엽이 쓰고 연출한 작품이다. 13~14일.

싱가포르의 대표적 실험 극단인 TNS(The Necessary Stage)의 ‘Koan’은 멀티미디어를 응용한 모노 드라마. 마술적 사실주의, 액자식 서술 구조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16~18일. ‘동방의 햄릿’으로 주목 받았던 국내 극단 노뜰도 참여, 새 작품 ‘귀환’을 선보인다.

브레히트의 서사시 ‘죽은 병사의 전설’을 모티브로 해 전쟁 같은 일상에서 방황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헤미안적 시선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20~21일.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 서울공연연극제, 혜화동 실험 1번지 연출가 데뷔전 등 점점 목청을 키워 가고 있는 국내의 실험 예술제의 현주소가 선명하게 드러날 기회다. 비슷한 계열의 동북아 연극 무대를 통해 확인하고 반추해 볼 수 있는 귀한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두 문화일보홀에서 펼쳐진다. (02)325-8150


>> 전시
'내 마음속에 잠들어 있는 꿈' 사진전

한겨레 문화 센터 포토저널리즘반 수강생들의 소박하면서도 예리한 시선이 렌즈에 포착돼 펼쳐진다. ‘내 마음속에 잠 들어 있던 꿈’이란 제목의 이 사진전은 대학서 중장년의 아마추어 사진 작가 40명이 일상에서 포착해 낸 풍경을 펼쳐 보인다. 액자 형식과 포트폴리오 북 형식 등 두 가지 형식으로 펼쳐지는 이 전시회는 사진 관람의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 줄 것으로 보인다. 12월 3~7일 대학로 예총화랑 (02)744-7874.


포항 현대갤러리 '겨울맞이 소장전'

포항의 현대예술관 갤러리는 ‘겨울맞이 소장전’으로 2003년을 마감한다. 지난 5년 동안 꾸준히 기획전과 초대전 등을 펼쳐, 현대 한국 미술의 즐거움을 전달해 온 이 미술관이 마련한 자기 정리의 자리다. (052)235-2143


이성원 개인전 '습작'

독특한 시선으로 한국화를 형상화해 오고 있는 이성원이 네번째 전시회 ‘습작(拾作)’을 갖는다. 달팽이, 조개, 기린 등 크고 작은 생물들이 수묵담채와 정밀한 화법으로 마치 사진을 보듯 펼쳐져 있다. 12월 9일까지 대안공간 풀. (02)735-4805


>> 연극
극단 단막극장 O. 헨리 기획 공연

극단 단막 극장은 기획 공연 ‘O. 헨리의 사랑이 머무르는 자리’로 올해를 마감한다. ‘경관과 찬송가’(함형식 연출), ‘크리스마스 선물’(김영록 ”), ‘5달러’(이자순 ”) 등 미국의 극작ㆍ소설가 O. 헨리가 삶의 아이러니와 아름다움을 압축한 단편 연극 3편을 잇달아 공연한다.12월 28일까지 단막극장 (02)765-1544


>> 라이브
강산에 어쿠스틱 무대

포효하는 듯한 목청으로 한국적 정서를 록 비트에 얹어 온 강산에가 이번에는 어쿠스틱 무대를 펼친다. ‘보온(保溫)’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무대는 강산에가 어쿠스틱 사운드로 일대 변신을 시도하는 자리다. 1992년의 데뷔 앨범 ‘라구요’에서 2002년의 6집 ‘강영걸’에 이르기까지 힘찬 목소리로 보통 사람의 가슴을 위로해 온 그의 대표곡이 언플러그드 버전으로 펼쳐진다. 12월 12~14일 라이브극장 (02)3272-2334


전인권 '굿바이 2003'

전인권이 ‘Goodbye 2003’으로 2003년을 결산한다. 록의 해를 선언하고, 14년만에 새 앨범 ‘다시 이제부터’(3집)을 막 발표한 노장 로커의 올해 마지막 무대다. 그룹 들국화 이후 끊이지 않은 그의 대표곡들은 물론, 매히마다 새로운 게스트 뮤지션 2명이 출연, 분위기를 일신해 간다. 12월 11~14일 연강홀 1588-1555

장병욱차장


입력시간 : 2003-12-03 10:32


장병욱차장 aj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