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근·현대 작가 5인의 삶과 문학



■ 청소년이 읽는 우리 수필
신영복 조지훈 등 지음/돌베개 펴냄.

모두 10권의 시리즈가 준비돼 있는데, 먼저 다섯권이 나왔다. 신영복 문익환 조지훈 이태준 정지용의 수필집이다.

책 제목에 독자층을 청소년으로 못박았다고, 어른들이 읽으면 안 되는 책이 아니다. 이들 작가들의 다른 작품을 읽었거나, 이들 작가들의 삶을 지켜 본 어른 독자들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책이다.

다섯 작가 중 유일하게 살아있는 신영복 교수는 베스트셀러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통해 사회와 역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줬다. 옥중 편지글과 기행문, 미발표 글들이 포함됐다. 역사의식이 담긴 칼럼과 설교, 감옥에서 쓴 편지 등이 담긴 문익환 목사의 수필집에는 그의 낙천적이고 순수한 면이 잘 드러나 있다.

또 고전적 풍물을 소재로 우아하고 섬세하게 민족정서를 노래한 시인 조지훈, ‘문장’편집자로서 한국문학의 흐름을 주도했던 이태준, 독특한 언어를 구사해 우리 시를 현대시의 대열에 올려놓은 모더니스트 정지용의 주옥 같은 글들이 한권 한권에 모여 있다. 이들 근대 인물들의 경우에는 그 수필 속에 담긴 옛 표현과 표기법을 최대한 살렸다.

지금은 잘 쓰지 않지만, 작가가 썼던 우리말의 아름다운 표현들을 그대로 살려내야만 당대의 시대적 분위기와 작가의 사상 등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만 책 읽기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상세한 ‘용어 사전’을 달았다.

작가의 삶과 작품 세계 뿐 아니라 그가 살다간 시대를 함께 조망해 보는 ‘인물 약전’도 함께 실었는데 이는 한국의 근현대 시대상과 이를 토대로 탄생한 문학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노력으로 여겨진다.

최성욱 기자


입력시간 : 2003-12-03 10:42


최성욱 기자 feelchoi@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