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군락과 어우러진 비경, 비료포대 이용한 눈썰매도 매력적

[주말이 즐겁다] 태백산 눈꽃
주목군락과 어우러진 비경, 비료포대 이용한 눈썰매도 매력적

어느덧 겨울도 많이 깊어졌다. 백두대간 높다란 산줄기가 굳세게 버티고 있는 강원도는 겨울이 되면 새하얀 설국으로 변한다. 사랑스럽고 고마운 사람과 강원도 깊은 산골에서 새하얀 눈꽃으로 예쁜 추억을 엮어보자.

주목과 아름다운 조화 이루는 태백산 설경

태백산 천제단(天祭壇)에서 감상하는 동해 일출도 눈꽃 감상과 쌍벽을 이루는 감동을 준다. 1월 중순의 태백산 정상 일출 시각은 7시 30분쯤이니, 적어도 5시 이전엔 매표소를 지나야 정상에서 일출을 볼 수 있다. 해발 1,500m가 넘는 산이지만 등산로가 험하지 않은 편이라 초등학생 정도면 어렵지 않게 4~5시간 만에 다녀올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한편 매년 1월 중순쯤이면 태백산 입구의 당골 광장 일원에선 태백산 눈축제가 열리는데, 올해엔 1월 9일(금)부터 18일(일)까지 10일 동안 이어진다. 축제의 주무대인 당골 광장에선 우선 '태백에서 만나는 세계문명'이란 눈조각이 눈길을 끈다. 로마의 개선문, 이집트 스핑크스와 피라미드 카페, 이스터섬의 이누이상, 중국의 만리장성 등이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도 많다. 가족대항 눈조각 만들기(참가비 30,000원), 눈사람 만들기(참가비 1,000원)도 있고, 시베리안 허스키가 끄는 개썰매도 타볼 수 있다. 석탄박물관 근처의 눈썰매장(초등학생 3,000원, 청소년 이상 4,000원)은 축제 기간엔 밤 10시까지 개장한다.

태백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은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산 입구에 놓여있는 비료포대를 하나씩 챙긴다. 하산할 때 눈길을 타고 내려오기 위해서다. 태백산 등산로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슬로프를 타고 궁둥이로 내려오다 보면 일반 눈썰매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 이 비료포대로 눈꽃터널을 빠져 나오면서 어른은 어릴 적 추억을 되새기고 아이들은 새로운 추억을 쌓아간다.

태백의 역사를 한 눈에… 석탄박물관

순백의 상징인 태백산에 안겨있는 태백시는 검디검은 석탄의 고을이기도 하다. 해방이 되고 산업사회로 본격 진입하면서 석탄 개발이 활성화하자 화전민들만 흩어져 살던 백두산간의 태백 등지로 많은 사람들이 흘러 들어왔다.

태백산 입구의 당골 광장에 위치한 태백석탄박물관(www.coalmuseum.or.kr 관람안내 033-550-2743)은 우리나라 산업화에 큰 역할을 했던 석탄에 관련된 온갖 자료를 모아 전시한 곳. 실내 전시실 7개와 지하전시실 1개, 옥외ㆍ야외전시실 각 2개 등을 갖춘 연면적 3,669.3㎡에 이르는 규모를 자랑한다.

관람객의 흥미를 위한 영상장비와 특수효과 등이 자랑거리. 탄광 지지목이 부러지고 바닥이 흔들리며 붕괴되는 장치는 현실감을 더해준다. 산업역군의 주역이었던 광부들이 막장에서 맛봐야만 했던 삶의 애환도 엿볼 수 있다. 제대로 둘러보려면 2시간쯤 걸린다. 태백산 입장권(2,000원)으로 관람할 수 있다.

눈축제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태백시홈페이지(http://taebaek.go.kr)를 참조하거나 태백시 관광기획과(033-550-2081), 태백산관리사무소(033-553-5647) 등에 문의.

교통

수도권에선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게 가장 수월하다. 서제천 나들목→38번 국도→제천→송학→영월→석항리 삼거리(우회전)→31번 국도→11km→중동면→30km→화방재→8km→태백산 당골 광장.

숙박

입구에는 태백산민박촌(033-553-7440)을 비롯해 여러 민박집과 스카이호텔(033-552-9977), 우진모텔(033-553-6448) 등의 숙박시설이 있다. 산채비빔밥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많고 황기백숙 등도 맛볼 수 있다.

민병준 여행작가


입력시간 : 2004-01-02 16:42


민병준 여행작가 sanmin@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