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스타 '바람몰이' 한계점, 고현정 컴백여부 등 핫 이슈 많아

[2004 연예계] 대중문화 '뉴짱'은 누구인가?
아이돌 스타 '바람몰이' 한계점, 고현정 컴백여부 등 핫 이슈 많아

갑신년 2004년에도 연예계에선 대중의 사랑을 놓고 스타와 신인, 새로운 기대주들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다. 또한 2003년과 다른 새로운 대중문화의 트렌드와 코드로 무장한 대중문화 상품이 쏟아져 나와 한판 승부를 벌일 것이다.

김혜수, 이영애, 영화 '스캔들'의 전도연, 이미숙, 배용준

미디어의 도달 범위와 빈도에서 타매체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넓고 많은 텔레비전의 드라마와 지난한 노력 끝에 미국 영화의 점유율을 상회하는 무서운 기세를 보이는 국내 영화, 그리고 10여년간 평정했던 10대 아이돌 댄스 가수들의 퇴조가 음반산업 침체와 함께 찾아온 가요는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2004년 대중의 기호와 취향에 맞춰 관심을 모으거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해 나갈 것이다.

또한 2004년 원숭이해를 맞아 다양한 재주와 실력을 갖춘 연예인 지망생들이 대중의 시선에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기위해 노력을 할 것이고 스타는 자신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더 정교한 영역 개발과 치밀한 홍보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스타의 순환주기가 더욱 빨라지는 상황에서 스타의 자리는 무명이 차지할 수도 있고 유명 스타가 보존할 수도 있다. 그것은 오로지 문화상품의 소비자인 대중이 정할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4년 텔레비전과 영화, 가요는 어떤 지형도가 그려질 것인가. 그리고 그 지형도를 수놓을 연예인은 어떤 사람일까.

전통 사극에 드라마 기법 사용

대중문화 코드를 이끄는 것은 텔레비전의 프로그램들이다. 그 중에서도 드라마는 더욱 그렇다. 2003년의 드라마의 판도는 ‘다모’ ‘대장금’ 등 사극과 ‘인어 아가씨’ ‘노란 손수건’ 등 일일 드라마 강세, 그리고 트렌디 드라마의 약세가 뚜렷하게 나타났었다. 또한 10~20대 주인공 위주의 드라마에서 30~40대가 주인공으로 나선 드라마 ‘고독’ ‘완전한 사랑’ ‘앞집 여자’ ‘완전한 사랑’ ‘로즈마리’ 등이 방송되는 등 드라마 주인공 캐릭터의 연령층 확대가 눈에 띄는 현상이었다.

2004년 역시 방송사의 의지가 높은데다 대중의 열기가 식을 줄 몰라 사극에 관심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KBS가 막대한 제작비를 투여해 이순신과 해상왕 장보고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전통 사극 두편을 제작 방송할 예정이고 SBS는 사극과 시대극의 접점에 있는 대하 드라마 ‘토지’(박경리)와 장길산을 내보내기로 하고 캐스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한 2003년 ‘다모’와 ‘대장금’으로 시청자를 사로잡는데 성공한 MBC역시 사극을 기획해 내보낼 예정이다. 2003년에는 기존 사극에 트렌디적 요소가 강화된 퓨전 사극이 강세였다면 2004년 사극은 전통사극의 드라마 기법에 강조점을 둘 것이라는 점이 차이다.

미니 시리즈나 주말극에서의 주인공의 나이 확대 현상도 2003년에 이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현상은 10~20대 시청자 층을 겨냥한 1992년 MBC ‘질투’를 시작으로 지난 10여년간 득세해 온 트렌디 드라마의 퇴조와 맞물리면서 더욱 더 강화될 것이다. 이것은 점차 인터넷 이용이 많아지면서 텔레비전 시청 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10대들의 미디어 수용 환경에 기인한 불가피한 상황이다.

휘성, 유호정 빅마마

불륜드라마, 코믹영화 강세

이혼 등 가족의 해체현상이 이제 보편화하면서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안방에 집중적으로 선보일 기미를 보이고 있다. 과거의 불륜 소재가 가족과 도덕 이데올로기기에 집착해 결론은 가정 복귀라는 교훈적 색채를 띠었다면 앞으로는 세련됨과 합리성으로 무장한 ‘쿨’이라는 방식이 개입된 불륜 드라마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새해 벽두부터 선보일 황신혜, 안재욱 주연의 MBC 수목드라마 ‘천생연분’을 시작으로 불륜을 세련되게 포장한 드라마가 안방을 찾는다.

할리우드 영화의 공세에 맞서 한국 영화의 시장 장악력을 점차 키워가고 있는 영화 분야에선 한동안 흥행 코드 역할을 했던 조폭 영화의 퇴조가 올해 더욱 더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지만 조폭 영화와 함께 한국 영화의 흥행의 흐름을 이어온 코믹류의 영화는 올해에도 계속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 영화의 주요한 흐름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이는 것이 ‘엽기적인 그녀’와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10~20대 인터넷 세대의 감성과 생활을 소재로 삼은 인터넷 소설을 영상화하거나 소재로 하는 영화이다. 현재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해 개봉을 앞두거나 영화화하고 있는 것은 ‘내 사랑 싸가지’, ‘그놈은 멋있었다’, ‘늑대와 유혹’ 등이 있고, 얼짱 등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소재 등을 활용한 영화로는 ‘그녀를 모르는 간첩’ 등이 있다. 물론 이러한 인터넷 소설이나 소재로 활용한 영화들 대부분이 가볍고 감각적인데다 작품의 기저에는 코믹함이 깔려 있다.

이와 함께 2003년 ‘바라난 가족’처럼 현재 점차 빨라지고 있는 육체․섹스 시계에 초점을 맞춘 영화들이나 가벼움과 코믹함으로 중무장해 상업성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 영화에 대한 안티 테제로 삶의 진성성이나 작품성을 지향하는 작품들도 대세는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음악의 약진, 전통 코미디 인기

2003년 가요계는 음반 침체의 늪이 더욱 깊어진 가운데 10대 아이돌 스타의 댄스가요의 지배 현상은 약화 일로에 놓였었다. 댄스 가요의 약세는 2004년에도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 R&B, 힙합, 록의 약진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댄스 가요로 획일화한 음반 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섹시한 코드를 내세운 이효리를 비롯한 비주얼 스타일 가수보다는 렉시, 빅마마, 휘성 처럼 가창력을 갖춘 가수들이 점차 대중들의 관심을 보다 더 고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코미디와 개그계는 스탠딩 개그나 애드립(즉석대사), 개인기에 의존한 개그 등에서 탈피해 콩트 등 코미디 연기를 기본으로 코미디의 부활이 기대된다. 또한 KBS ‘개그 콘서트’ 등으로 대변되는 공개 코미디의 약세 기미가 보이는 가운데 코미디언과 개그맨들의 연기가 조화를 이룬 MBC ‘코미디 하우스’ 같은 전통 코미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정다빈, 김희선 MBC코미디하우스 - 노브레인

2004년을 빛낼 연예인들

이러한 판도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과연 2004년 연예계를 수놓을 스타들은 누가 될 것인가. 지난해 김혜수 김희선 차승원 이미숙 김민종 이영애 신현준 등 충무로로 건너가 상당 기간 영화에 전념하던 배우들의 드라마 복귀가 속속 이어졌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로 드라마에 복귀하는 영화 배우들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해 드라마에서 선을 보인 신인들이 대거 스크린쪽으로 건너가는 현상도 두드러질 것이다.

특히 2003년 드라마에 출연해 신인으로 각광받은 ‘위풍당당 그녀’의 강동원이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 ‘옥탑방 고양이’의 정다빈이 ‘그놈은 멋있었다’에, ‘논스톱3’의 조한선이 ‘늑대의 유혹’에, ‘1%의 어떤 것’의 김정화가 ‘그녀를 모르면 간첩’에 각각 영화의 주연을 맡아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상당수 연기력 부재를 들어내고 캐릭터 소화에 문제가 있어 이러한 연기력의 한계를 얼마나 극복하느냐에 따라 이들의 스타로의 비상이 결정될 것이다.

이밖에 연기자중 대중의 관심을 모을 기대주로는 조현재, 김남진, 김민준, 장신영, 한지혜, 수애, 최정원, 김태희, 임수정 등이 있다.

2003년 30대 연기자의 활약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김희애, 이영애, 유호정, 전도연 등이 명성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남자 연기자로는 이병헌, 배용준, 차인표, 최수종 등이 스타의 상품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요계에서 가창력을 중시하듯 드라마와 영화계에서도 연기력에 가중치를 두는 관객들이 많아지면서 문소리 송강호 설경구 등의 가치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영화 ‘이중간첩’으로 인해 한국 최고 흥행배우에서 전문가 집단에게 가장 과대 평가된 배우로 전락한 한석규, 드라마 불패신화를 이어갔지만 ‘요조숙녀’를 계기로 영화에 이어 드라마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김희선, 그리고 남편 조성민과의 1년여의 지리한 볼쌍 사나운 가족 문제로 공백을 가졌던 최진실, 그리고 이혼과 함께 복귀에 끊임없는 소문들이 나돌고 있는 고현정, 프랑스 파리 미술공부 유학에 潔?드라마 묽尻遮?컴백설이 나돌고 있는 심은하, 마약 투여와 간통 등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황수정 등의 행보 여하도 2004년 연예계의 스타 판도에 영향을 미칠 변수이다.

가요계에서는 HOT의 강타와 문희준, SES의 슈와 바다, 유진, 핑클 옥주현 등 기존 아이돌 스타들의 솔로 활동이 부진하고 노래보다는 섹시한 이미지에 기대는 이효리류의 가수들의 약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가창력을 전면에 내세운 휘성, 세븐, 마야, 렉시 등이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배국남 기자


입력시간 : 2004-01-09 15:52


배국남 기자 knbae2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