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UTH-어니스트 섀클턴 자서전(어니스트 섀클턴 지음/치종옥 옮김/뜨인돌 펴냄)

[출판] 극지 탐험가의 생애
■ SOUTH-어니스트 섀클턴 자서전(어니스트 섀클턴 지음/치종옥 옮김/뜨인돌 펴냄)

1914년 영국의 극지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은 대원 27명과 함께 인듀어런스호를 타고 남극대륙횡단이라는 전인미답의 탐험에 나선다. 하지만 남극대륙에 도착하기 전 인듀어런스호는 악명높은 웨들해(海)의 부빙에 갇혀 침몰된다.

세 대의 보트에 나눠 탄 이들은 물개와 펭귄을 잡아 먹으며 허기를 달랬으며, 참혹한 추위로 인한 동상으로 발이 썩어가는 와중에서도 목표를 향한 전진을 계속한다. 천신만고 끝에 1916년 4월 이들은 마침내 엘리펀트 섬에 도착한다. 1914년 12월 사우스조지아 섬을 출발한 지 1년 4개월여만에 실로 땅을 밟아보게 된 것.

하지만 탐험대장 섀클턴의 고난은 다시 시작됐다. 다섯 명의 대원들을 이끌고 나머지 대원들의 구조를 위해서 떠나야 했기 때문. 그에게 주어진 것은 구명용 보트 한 척. 그것으로 그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거칠고 험하다는 1,200㎞의 드레이크 해협을 통과해야만 했다.

섀클턴의 남극 탐험은 90여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그가 보여준 불굴의 리더십 때문이다. 이른바 ‘섀클턴 리더십’은 단지 탐험에만 머무르는 게 아니다. 정치 경제 등 전 분야에 적용된다.

에베레스트를 최초로 정복한 에드먼드 힐러리경은 “재난이 일어나고 모든 희망이 사라졌을 때 무릎 꿇고 섀클턴의 리더십을 달라고 기도하라”고 말했다. 구미 각국의 뛰어난 CEO 들은 위기가 닥치면 섀클턴 리더십을 되새긴다. 결국 섀클턴의 남극 탐험은 ‘실패’가 아니라 ‘성공’인 셈이다.

입력시간 : 2004-01-1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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