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덜 떨며 '호수의 요정'을 삼켜봐?1~2월 최고의 맛 빙어, 찍어먹고 튀겨먹고 무쳐먹고…

[주말이 즐겁다] 소양호 빙어축제
덜덜 떨며 '호수의 요정'을 삼켜봐?
1~2월 최고의 맛 빙어, 찍어먹고 튀겨먹고 무쳐먹고…


소양강에 댐을 막아 생긴 소양호는 매년 겨울이 되면 300만평의 광활한 얼음 벌판으로 변한다. 특히 백두대간의 설악산에서 흘러내리는 북천의 맑은 계류와 오대산에서 발원해 방태산을 감돌아 흐르는 내린천이 합류하는 소양호 상류 지역은 겨울마다 빙어떼가 몰려들어 강태공들을 즐겁게 한다. 가녀린 몸매를 자랑하는 빙어가 투명한 얼음장 아래에서 떼지어 헤엄치는 광경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도 빙어의 몸짓엔 저만치 물러난다.

소양호는 전국 최대의 빙어 어장

'호수의 요정'이라는 애칭을 지닌 빙어(氷魚, Hypomesus olidus)는 바다빙어목 바다빙어과의 민물고기다. 크기가 6~11㎝로 날씨가 차가워지는 겨울에 잘 잡히는 데다 속이 투명하게 비쳐 빙어라는 이름을 얻었다.

자연산 빙어는 연어처럼 산란을 위해 바다에서 강으로 올라온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흔히 보는 빙어는 인공 번식된 것이다. 1925년 부산 수산진흥원이 함경남도 용흥강 하류에서 알을 채집해 전국의 주요 저수지에 이식하면서부터 인공 양식이 시작되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다지 인기 있는 어종은 아니었다. 그러다 1990년대 들어 갓 잡아 올린 빙어를 바로 초고추장에 찍어먹으면 겨울의 별미라 하여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빙어는 오염 안된 맑은 물에서 살기 때문에 회로도 아주 인기가 있다. 멸치보다 조금 큰 정도여서 한 입에 쏙 들어간다. 하지만 살아서 팔딱거리기 때문에 몸부림 칠 때 초고추장이 옷에 튈 수 있으므로 조심한다. 빙어에 야채를 버무린 빙어무침도 괜찮다. 회나 무침 같은 날것이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튀김으로 먹으면 된다. 아삭아삭하고 고소한 맛이 좋아 어린이들에게도 적당하다.

한겨울이 되면 '전국 최대의 빙어 어장'인 소양호엔 각지에서 찾아 든 강태공들로 북적거린다. 이들은 빙판에 작은 얼음 구멍을 뚫어 놓고 빙어를 낚는데, 빙어낚시의 주요 포인트면서 빙어축제 행사장이기도 한 신남선착장 부근에선 낚싯대를 처음 만져본 여성들도 어렵지 않게 1시간에 10여 마리는 낚아 올릴 수 있다.

얼음 구멍을 뚫을 때 사용하는 '써래'라는 쇠막대기는 선착장 입구에 비치되어 있다. 구멍을 뚫기가 쉽지 않을 땐 다른 사람들이 뚫어 놓고 간 얼음구멍들을 재활용하는 것도 괜찮다. 자리잡은 지 20~30분이 지났는데도 입질이 없을 때는 자리를 옮겨야 한다. 빙어는 떼를 지어 다니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목만 좋으면 한번에 서너 마리도 손쉽게 건져 올릴 수 있다.

소양호 빙원은 휴일이 되면 방문객들로 북적대니 빙어가 잘 잡히는 이른 아침에 소양호에 들러 낚시를 한 다음, 오후 일찍 빠져 나오는 것이 좋다. 빙어낚시에 필요한 견짓대와 미끼인 구더기 등은 남면 소재지나 선착장 부근에서 구입하면 된다. 5,000원 정도면 미끼까지 구입할 수 있다.

소양호 겨울바람은 매우 매섭다. 낚시 중에 가끔 살얼음을 걷어내지 않으면 얼음구멍이 금방 얼어붙을 정도로 추우니 따뜻한 방한화를 신고 두꺼운 외투를 껴입어야 한다. 장갑은 꼭 필요한 물건인데도 잘 잊는다.

숙식 : 낚시에서 별 재미를 못 보았어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얼음 벌판 한쪽에 자리한 간이 음식점이나 선착장 입구의 강촌식당(033-461-7919), 소양호식당(033-461-6352) 등에서 빙어회나 빙어튀김을 싸게 맛볼 수 있다. 2~3인분 한 접시에 빙어회와 빙어무침은 1만5,000원, 빙어튀김은 1만2,000원이다. 식당들은 대부분 민박을 겸하고 있다. 庸弩瑩痔?신남리에 구림장(033-461-6017), 국제장(033-461-6172) 등의 숙박시설이 몇 군데 있다.

교통 : 수도권에서 소양호 신남 선착장까지는 2시간 30분쯤 걸린다. 서울→6번 국도→양평→44번 국도→홍천(인제 방향)→남면 소재지→5km→신남 선착장.

1월 30일부터 3일간 빙어축제도 열려

한편, 매년 겨울 소양호 신남선착장 부근에서는 빙어를 주제로 한 소양호 빙어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1월 30일(금)부터 2월 1일(일)까지 3일간에 걸쳐 '빙어천국, 겨울추억'이라는 주제로 펼쳐진다. 이는 빙어만 낚아 먹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얼음에서 즐길 수 있는 많은 것이 펼쳐지는 종합 이벤트로서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널따란 얼음 호수를 수놓은 원색의 물결은 또 다른 볼거리.

빙어낚시대회와 빙어시식회 등 빙어를 주제로 한 행사와 빙상볼링대회, 얼음축구대회, 스노우산악자전가대회 등의 레포츠 경기를 관람할 수 있고 눈썰매장과 이글루체험, 눈조각전시 등의 체험행사도 마련된다. 이외에도 이색적인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이글루체험, 아이스카페 등도 준비되어 있다.

한국자연생태탐사단이 주관하는 이글루 테마캠프에 참여하면, 북극에 사는 이누이트('날고기를 먹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에스키모 대신 그 지역에서 쓰는 '진짜사람'이란 표현)의 집인 이글루에서 숙박할 수 있다. 1박2일간 대여하는 데 12만원이다. 예약문의는 이글루 테마캠프 홈페이지(www.iceigloo.co.kr) 참조.

소양호 빙어낚시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면 빙어축제 홈페이지(www.injefestival.co.kr)를 참조하고, 소양호 현지상황은 남면사무소(033-461-6301)나 인제군청 문화관광과(033-460-2082)에 문의하면 된다.


입력시간 : 2004-01-29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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