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슬림으로 맵시있게, 폼나게날씬한 정장입기, 과감한 색과 무늬로 무게감에서 탈출그레이·브라운이 기본, 옐로·그린·블루 원색으로 포인트

[패션] 남성 봄패션
롱&슬림으로 맵시있게, 폼나게
날씬한 정장입기, 과감한 색과 무늬로 무게감에서 탈출
그레이·브라운이 기본, 옐로·그린·블루 원색으로 포인트


격식을 중요시하던 남성정장도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롱&슬림 디자인으로 여성들처럼 날씬해 보이기를 원하고, 무채색의 무게감에서 벗어나 꽃처럼 화사한 색과 무늬를 서슴없이 선택한다. 결코 경박하지 않은 미를 추구하는 신사들의 올봄 유행 스타일.

2004년 봄, 남성복 스타일은 50~70년대 스타일을 재해석한 클래식모드가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2003년을 강타한 ‘웰빙’과 캐주얼, 스포티즘의 인기가 신사복에도 이어지고 있다. 바로 클럽, 리조트 문화의 영향을 받아 스포츠와 결합된 ‘레트로 클래식 룩(Retro Classic Look)’. 따라서 세밀한 장식적인 요소보다는 전통적 고급스러움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스타일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실루엣은 영국풍에 이어 이탈리아풍의 실루엣이 강조된다. 영국풍의 전통을 살리되, 격식보다는 편안함을 강조하고 부드러운 어깨라인과 전체적으로 길고 날씬해 보이는 패턴이 전체적인 흐름이다. 기본적으로 다소 여유 있고 자연스럽게 흐르는 영국풍의 실루엣이 유지되면서, 각진 어깨선과 피트 되는 허리라인 등을 강조한 이탈리안 스타일이 함께 공존한다. 예년에 비해 스타일이 다양해져 투버튼 수트가 늘어났고, 더블 수트도 포버튼에서 식스버튼까지 날렵한 외관을 강조하는 스타일로 등장했다.

특히 버튼 위치가 높아진 하이 투버튼 수트와 쓰리버튼을 대체할 젊은 감각의 식스더블 수트가 한층 고급스럽게 해석됐다. 상의 뒷자락의 트임인 벤트도 중앙 트임, 센터 벤트와 양옆 트임인 사이드 벤트 등 몸의 실루엣을 최대한 살리는 디자인이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또 보다 넓어진 느낌의 스트라이프나 멀티 스트라이프 무늬가 등장해 세련되면서도 자연스러운 선을 표현하는 수트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스트라이프 패턴

줄무늬의 유행은 올해도 변함없다. 간격이 다른 줄무늬 그룹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얼터너티브(Alternative) 스트라이프’가 트렌드로 제시된 가운데 장식선의 색도 흰색이나 회색 외에 감각적인 색이 등장해 색의 향연을 즐기고 있다.

기본적인 줄무늬는 연필심처럼 가는 ‘펜슬 스트라이프’와 그보다 두터운 분필 굵기의 ‘쵸크 스트라이프’를 기본으로 조직이나 색감이 다른 줄무늬가 교대로 배열된다. 지난해 다양한 색상이 섞여 있는 ‘멀티 스트라이프’의 유행에서 확장된 ‘얼터너티브 스트라이프’의 유행은 기존의 줄무늬와 패턴이 한층 강하게 부각된 것을 의미한다. 이 무늬는 간격이 다른 줄무늬들과 서로 조화를 이뤄 보다 창의적인 패턴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줄무늬의 색상은 핑크, 골드, 퍼플, 오렌지 등 다소 밝고 경쾌한 색이 수트에 과감하게 적용되어 한층 컬러풀하고 팬시한 느낌이다. 줄무늬 패턴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원단 안에 줄무늬선이 들어가 있어 보일 듯 말 듯 은은한 느낌을 주었던 것과 달리 줄무늬선이 선명하게 드러나 산뜻하고 경쾌한 느낌이 부각된 것이다. 이밖에 일정한 간격의 줄무늬가 명도차를 보이는 톤-온-톤(Tone-on-tone)으로 선보이거나, 리조트 클럽 문화의 영향으로 강한 색 대비를 보여주는 볼드 스트라이프(Bold Stripe) 무늬도 등장했고, 체크 패턴은 여러 가지 색으로 이루어진 격자무늬 마드라스 체크가 많이 보여 지고 있다.

- 색은 밝고 환한 느낌으로

이번 시즌 색상 변화는 가장 주목할 만하다. 가볍고 밝은 느낌의 색감이 대세로, 떠오르는 색상은 ‘옐로’. 레몬 빛이 도는 밝고 화사한 색감부터 상큼한 느낌을 주는 옐로그린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사용되어 봄의 밝고 화사한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신사복의 기본 색상인 네이비, 그레이도 다소 밝은 색감으로 표현되고 내추럴 모드의 부드러운 느낌을 살리는 컬러군이 부상했다. 특히 다양한 그레이 수트가 나와 있는데, 베이지, 그레이 브라운, 그레이 그린 등 그레이가 가미된 중간색 계열이 많아졌다. 지난해 여름까지 유행했던 그레이 계열의 색상은 짙은 회색인 차콜 그레이(charcoal gray)와 실버 그레이 등이 밝은 모노톤으로 제시된 것에 이어 브라운 계열이 올 봄에 중심 색으로 부상한 것도 특징적이다. 가을ㆍ겨울에 많이 사용되던 브라운 색은 다양한 소재 가공을 통해 가벼운 느낌을 주며 봄의 기본 색으로 한자리를 차지, 아주 밝은 라이트 브라운부터 짙?초콜릿 색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톤으로 선보이고 있다. 핑크, 스카이 블루, 화이트, 오렌지 등은 액센트 색상으로 사용돼 경쾌함을 살린다. 청량감을 주는 블루도 옅은 하늘색에서 아쿠아 블루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보여 졌으며, 여름으로 갈수록 라이트 블루가 트렌드로 제시된다. 여기에 레드, 그린 등이 포인트로 사용되어 한층 밝은 느낌을 주고 있다.

액센트 컬러는 타이에서 즐겨보자. 레드와 그린, 옐로와 블루 등 강한 색끼리의 만남은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이를 연한 바탕에 가느다란 사선 무늬로 압축하면 면적대비에서 느껴지는 세련미를 맛볼 수 있다. 동색의 은은한 매치가 아닌 원색의 화려한 조합이 줄무늬로 연합된 타이는 보기에도 활기 넘치는 포인트 아이템이 될 것이다.

- 소재는 부드럽고 반짝이며, 편안하게 몸을 감싸는 울 실크

소재에서는 클래식한 테일러드 감성을 반영하듯 150수 이상의 고급 울 소재와 함께 가볍고 외관이 고급스러운 실크소재가 대중화 된 것이 특징이다. 실크 혼용 소재부터 실크 100% 소재까지 실크를 통해 특유의 고급스러운 외관과 화려한 색감을 강조하고 있는데 실 꼬임을 많이 주어 표면이 섬세하게 느껴지는 가공법으로 가볍고 구김이 없으면서도 실크의 자연스러운 광택을 잘 살려내고 있다. 실크 100%의 자연적인 주름이 있는 서커 재킷은 이번 봄의 핫 트렌드. 세번수(130~150수) 울 소재의 강세가 더욱 두드러지며 몸을 편안하게 감싸면서, 흐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소재가 피트감을 주어 외관을 날렵하게 만든다. 또 가벼운 울 실크와 실크폴리에스텔 등 실크 혼방 소재를 사용해 표면이 빛나는 느낌을 주면서, 동시에 고급스러운 세련미를 더하고 있다. 내추럴 모드에 부응한 자연소재, 면과 리넨, 실크 등이 서로 혼용되어 고급스러움과 함께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고 있다.

이중원단도 많이 보여 진다. 한쪽 면을 매시, 골지 등으로 조직감을 주어 안감 없이도 두께감이 느껴지는 소재가 많이 사용되었다. 기능성 소재의 사용도 많다. 웰빙의 영향으로 친환경적인 소재, 콩, 대나무, 펄프, 쑥 등을 응용한 기능성 소재들도 대거 선보이고 있다.

- 화이트 셔츠에 화려한 타이 코디

갤럭시 이은경 실장은 “올 봄에는 신사정장은 엄격하고 무거워야 한다는 편견을 버리고, 좀 더 가볍고 경쾌한 스타일을 시도해보라”고 권한다. 전반적인 봄 신사복 코디에 대해서 로가디스 이은미 실장은 “유행하는 날씬한 3버튼 스트라이프 정장에는 화이트 셔츠를 받쳐 입고, 옐로, 블루, 레드 계열의 화려한 타이로 마무리하면 돋보이는 연출”이라고 조언한다.

새로운 시뎔?부담스러운 경우는 넥타이 한 가지만 바꿔도 트렌디한 느낌을 줄 수 있다.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사선 스트라이프 타이를 고르되, 색상을 옐로, 그린이 믹스된 것이나 톡톡한 느낌으로 표면감을 주는 무늬가 반복되는 올 오버패턴을 매치시키면, 캐주얼하면서도 스타일리쉬한 봄 멋쟁이로 변신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유행 스타일이라고 해서 남성정장에 캐주얼하고 스포티한 분위기는 크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검은 넥타이 부대들이 갑자기 원색의 요란한 폴 스미스류의 쿨 가이로 변신하는 일은 없다. 게다가 매 시즌 남성복의 패턴 변화는 기껏해야 몇 밀리미터 정도니까. 그러나 옐로그린 줄무늬가 들어간 핀 스트라이프 수트를 걸치고, 보색 선명한 사선 줄무늬 타이를 바꿔 매고, 수트 색과 같은 양말까지 맞춰 신는 섬세함을 지닌다면 어딘지 모르게 변했다는 느낌, 은은한 미소와 같은 변화가 이 봄, 신사들을 응원하는 가장 큰 경쟁력이 아닐까.

자료제공 : 코오롱패션(3677-7203), 제일모직(2076-6445), LG패션(3441-8474)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4-03-04 15:27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