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한 다리혈관 "말끔해져요"발병 비율 높은 여성, 바지로 감추고 싶은 비밀혈관경화요법·보행성정맥절제술 등으로 치유

[클리닉 탐방] (5) 강남 길 흉부외과 <하지정맥류>
흉한 다리혈관 "말끔해져요"
발병 비율 높은 여성, 바지로 감추고 싶은 비밀
혈관경화요법·보행성정맥절제술 등으로 치유


김기영(30)씨는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커리어우먼이다. 그러나 김씨는 늘 바지 정장을 하고 다닌다. 사람들이 “몸매도 괜찮은데 왜 치마를 입지 않느냐?”고 묻지만 그저 미소를 지을 뿐이다. 타인에게 말 할 수 없는 비밀이 있기 때문이다.

짧은 치마나 반바지를 입고 지나가는 사람들 중에는 유난히 혈관이 비춰 보이거나 튀어나와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때로는 뱀이 똬리를 튼 것같이 울퉁불퉁하게 혈관이 튀어나온 사람이 있는데 바로 김기영씨가 그런 경우다.

이는 정맥류에 피가 잘 돌지않아 피가 혈관에 고여 염증이 생기거나 혈관이 부풀어오르는 질환으로 ‘하지정맥류’라고 한다. ‘하지정맥류’는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극심한 통증은 물론 보행 장애까지 불러올 수도 있어 대수롭게 넘길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 근육ㆍ신경 압박으로 통증 유발

우리 몸 구석구석까지 퍼져 있는 혈관은 늘 바쁘다. 부지런히 혈액을 운반하며 생명 에너지를 전파시킨다. 따라서 혈액 순환의 장애는 기본적으로 ‘건강의 적신호’를 뜻한다. 강남 길 흉부내과의 반동규 원장은 “‘하지정맥류’는 심장 쪽으로 올라가야 하는 정맥혈들이 정맥혈관 내 판막(밸브)기능의 이상으로 계속해서 진행되지 못하고 역류되어 나타나게 되는 질병”이라고 말한다. 역류되어 하지로 향한 정맥혈들은 발끝에서부터 심장 쪽으로 올라오는 정맥혈들과 만나게 되며, 이러한 이유에서 혈관이 확장된다. 확장된 혈관 때문에 다리가 부을 수도 있으며, 확장된 정맥혈들이 주변의 근육 및 신경을 압박함으로 인해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정맥류’는 통계적으로 서구에서 많이 발견되며 전체인구의 대략 30%정도가 이 질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인들의 경우 5~10%가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다고 본다. 여성 대 남성의 발병 비율이 7대 3 정도인 점으로 미루어 보아 임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짐작되기도 한다.

초기에는 다리에 실핏줄이 보이거나 울퉁불퉁하게 혈관이 튀어나와 보이다가 심해지면 혈관이 마치 뱀이 똬리를 튼 것처럼 다리 곳곳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깨진 돌덩이의 표면처럼 울퉁불퉁해진다. 또한 하지 부종, 중압감, 통증, 야간근육경련, 가려움증 등 붓고 저리며 통증이 생기는데, 아주 심한 경우 다리를 아예 쓸 수 없는 만성하지 부종, 출혈, 피부궤양, 피부색소침착 등을 보이게 되며 이러한 경우를 만성정맥부전증 이라고 한다. 때문에 일찍 치료할수록 유리하다. 초기에는 심장보다 높게 다리를 들어주고 의료용 탄력 스타킹을 신는 것만으로도 경과가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치료는 정확한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 반 원장은 “인체 내 정맥혈관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어 발병 부위와 정맥과 정맥 사이를 연결해주는 교통정맥의 정확한 진단 후에 시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발병 부위를 정확히 치료해야만 재발률을 최소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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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반동규 원장

치료법으로는 먼저 혈관내벽을 손상시키는 약물을 혈관 내로 주입한 후 외부에서 압박을 가해주어 혈관의 내벽을 유착시켜 혈관을 섬유화시켜 없애는 방법인 혈관경화요법(Compression Sclerotherapy)이 있다. 작은 舊痴ㅈ틔? 망상정맥 그리고 아주 가는 거미양혈관의 치료에 이용되며, 치료 후 즉시 보행이 가능하다. 다음으로 망가진 정맥을 1~2mm의 최소절개를 통하여 제거하는 보행성 정맥 절제술(Ambulatory phlebectomy)이 있다. 주로 무릎 이하의 정맥류나 많이 구불구불해진 정맥류에 이용되는데, 국소마취로 간단히 수술할 수 있다.

- 혈관내 레이저치료법 등 다양

그 밖에는 수술을 해야 할 정도의 굵은 혈관에 이용되는 요법으로 초음파를 이용, 약물을 필요한 부위에만 주입하는 초음파유도 혈관경화요법(DGS, Duplex Guided Sclerotherapy), 대복재정맥이나 소복재정맥과 같이 큰 정맥혈관에 역류가 있을 시에 망가진 혈관을 모두 제거하는 수술인 정맥류 발거술(Surgical stripping and High ligation)이 있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의 유명 정맥센터에서 시행되는 첨단 치료법으로 정맥 내에 머리카락 굵기의 광섬유를 넣어서 레이저를 정맥류혈관에 쪼이면 혈관내벽이 손상을 입어 정맥 굵기가 줄어들고 혈액의 역류도 막을 수 있는 방법인 혈관내 레이저치료법(Laser therapy) 등도 있다.

반 원장은 “유행하는 치료법이라고 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환자의 질병 상태와 특성을 정확하게 판단한 후 그에 알맞은 치료법을 복합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즉 아무리 좋은 기술과 장비가 있다 해도 그것을 이용하는 의료진의 판단이 치료 효과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찬미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 2004-03-18 21:32


박찬미 자유기고가 merlin6366@naver.com